절로가는길 - 천.년.고.찰 법화사 - “천년고찰 법화사에 스며든 연꽃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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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로가는길 - 천.년.고.찰 법화사 - “천년고찰 법화사에 스며든 연꽃 향기”
  • 임관표 기자
  • 승인 2022.07.13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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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적으로는 불교상담대학을 통해 기도 수행에 주력
외적으로는 템플스테이를 통해 포교에 중점
청소년을 위한 역사 교육 현장으로 활용되기를
구품연지에 있는 연꽃과 배롱나무꽃은 8월이 되면 만개한 것을 볼 수 있다.
구품연지에 있는 연꽃과 배롱나무꽃은 8월이 되면 만개한 것을 볼 수 있다.

마른장마가 한창이다. 수도권은 물 폭탄이 쏟아지고 남부지방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제주도 역시 무더위에 열대야에 밤잠을 설친다. 법구경에 “화려한 왕의 수레도 닳아 없어지고 이 몸도 그와 같이 늙어 버리지만 선한 이의 가르침은 시들지 않는다. 선한 사람들끼리 진리를 말하므로” 부처님 말씀을 생각하면서 오늘은 천년고찰 구품연지를 품어 안고 하얀 연꽃이 피고 배롱나무꽃이 피어 있을 대한불교조계종 법화사를 찾았다. 법화사지는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 제13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법화사는 수정사, 원당사와 함께 고려후기 대표적인 비보사찰로서, 제주대학교 박물관 주도로 1992년 3차 발굴조사에서 조선 시대 전기의 건물지가 확인되고, 『중창십육년기묘필』명(重創十六年己卯畢)銘 기와와 운용문(雲龍文), 봉황문(鳳凰文) 막새기와 등의 귀중한 유물이 다량으로 출토된 것으로 보아 법화사는 고려 후기에 중창되고, 조선시대에 지속적으로 증개축되었음이 고고학적으로 확인되었듯 옛 사찰이 면모를 짐작해본다. 충혜왕(忠惠王) 때 제주로 유배된 승려 혜일(慧日)이 법화사를 들러 시를 지었으며《신증동국여지승람》 법화사에서 멀지 않은 곳에 목호의 난(1374년) 당시 목호 지도자들의 마지막 거점이었던 범섬이 위치해 있다.
법화사 사찰에 소속된 노비가 280여 명으로 짐작할 때 사찰규모가 대단했을 것이며, 법화라는 명칭이 건국 시기로 보아 청해진이 있는 완도의 법화사와 같은 시기에 세워졌으며 산둥반도의 법화원과도 비슷한 시기에 세워져 당시 해상왕 장보고의 해상 무역 거점으로 지어졌을 것이라는 주장으로 보아 그 시기를 추정해 볼 뿐이다.
법화사는 한국 근현대사의 질곡인 4·3 사건의 아픔을 간직한 절이다. 제주 4·3 피해사찰로서 소개령으로 법당과 요사채를 비우고 부처님을 모시고 하원마을 안으로 들어가 있었다. 1948년 10월 소개령 이후 토벌대에 의해 법화사는 전소되었다. 1952년 한국전쟁 시기 법화사 경내는 육군 제3숙영지로 사용하면서 재차 허물어지고 대웅전 자리는 숙영지 본부로 경내의 논을 메꾸어 사병막사와 연병장으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조선 후기 이후 폐사의 아픔을 겪었던 법화사는 1926년 초 관음사 주지 안도월 스님과 안봉려관 스님에 의해 산남의 제주 관음사 포교지소로 새롭게 건물을 짓고 중흥의 시기를 맞는다. 그리고 그 해 음력 칠석일에 봉불식을 거행하여 이회명 스님을 담임포교사로 임명하였다고 향토문화전자대전에 기록되어 있다.
제주 절로 가는 길 - ‘선정의 길’에 있는 천년고찰 법화사 경내를 돌아보자. 푸르름을 뽐내고 있는 녹나무와 소나무가 기자를 반겨준다. 구화루에서 바라보는 백련꽃과 배롱나무꽃이 절경을 이룬다. 본 기자는 대웅전에 참배를 마치고 맑은 물이 나오는 용천수를 따라 사적지를 돌아보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사적지 주변에는 출토된 기와 조각들과 높은 기단과 함께 주춧돌이 놓여 있고 주변에는 대나무가 빼곡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살랑살랑 바람소리에 흔들리는 대나무 잎이 번뇌망상을 여의고 참나를 찾는 선정의 길이 되기를 바라며, 백련당, 종무소, 불교대학 사무실 앞에 우뚝 선 소나무가 사자후를 설한다. “이 보게 차나 한잔 하고 가게나” 조주 선사의 화두 공안이 기자의 마음을 후빈다.
법화수(法華水)에서 퐁퐁 솟아나는 약수로 목을 축이고 백련당을 찾아 법화사 주지 도성 스님께서 주시는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었다. 도성 스님은 “내적으로는 불교상담대학 운영을 통하여 불자들이 기도와 수행에 중점을 두어 사찰을 운영하고 있으며, 사회적 5대 정신병리 현상인 마약, 흡연, 도박, 살인, 폭력을 정신치료 측면에서 불교상담학적으로 불교적인 수행 요소에서 이러한 병리 현상들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들을 프로그램화 하고 있는 것이 불교상담대학이 기능”이라고 한다. 이러한 상담대학 기능이 지역사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외적으로는 템플스테이를 통한 포교에 중점을 두고자 한다고 했다. 차담을 하는 동안 내내 스님께서 걸림없는 호탕한 웃음소리와 웃는 얼굴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도성 스님은 하원동 주민을 비롯하여 지역사회에 쉼터를 제공하고 기여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하고 있었다. 도성 스님께서는 법화사에서 활동하는 신행단체를 소개하면서 마야회, 거사림회, 신도회, 마야합창단, 명선차회, 연지봉사회, 두타회 등 각 신행단체가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는 전법사가 되고 목적에 맞는 역할을 기대하고 있었다.
본 기자는 구품연지를 활용한 연꽃축제와 교육청과 연계한 청소년들의 역사 교육 현장으로 법화사지가 활용되어 부처님의 법음이 널리 퍼지기를 희망해본다. 법화사와 인접해 있는 마을인 도순동에 천연보호구역인 녹나무 보호구역이 있고 아름다운 대포동 해안과 가까이 있어서 ‘법화사 순례길’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법화사지 내에 있는 주춧돌이 오랜 역사를 품고 있다.
법화사지 내에 있는 주춧돌이 오랜 역사를 품고 있다.
법화사지 내에 있는 구품연지에 연꽃이 피고 있다.
법화사지 내에 있는 구품연지에 연꽃이 피고 있다.
법화사지 경내에 있는 법화수가 흐르고 있다.
법화사지 경내에 있는 법화수가 흐르고 있다.
법화사지 내에 7월 푸르름을 전해주고 있다.
법화사지 내에 7월 푸르름을 전해주고 있다.
법화사지 내에 있는 녹나무가 우뚝 서 있다.
법화사지 내에 있는 녹나무가 우뚝 서 있다.
법화사지 내에 구품연지와 구화루가 한 눈에 들어온다.
법화사지 내에 구품연지와 구화루가 한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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