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로가는 길 - 월계사- “사불 수행은 백천 가지 수많은 삼매들을 단 한 번에 닦아 이룰 수 있어”
상태바
절로가는 길 - 월계사- “사불 수행은 백천 가지 수많은 삼매들을 단 한 번에 닦아 이룰 수 있어”
  • 임관표 기자
  • 승인 2022.08.24 11: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화재 단청기술자 제678호로서 제주지역사찰 단청 조성
문화재 화공기능자 제825호로서 제주지역사찰 탱화 조성
단청, 탱화 그리는 것은 번뇌망상 없애는 좋은 수행 방법
유형문화재 제24호 목조아미타불좌상 친견법회 열렸으면

장마는 끝이 났는데도 2차 장마전선이 형성되어 육지부는 갑작스러운 폭우에 물난리가 나고 남부지방은 가뭄에 농심은 타들어 가고 제주는 연일 폭염에 열대야에 주민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타는 듯한 여름날 애월 해안도로를 지나면서 아름다운 제주 바다를 바라보며 법구경에 “내 허물을 지적하고 꾸짖어 주는 지혜로운 사람을 만나거든 그를 따르라. 그는 감추어진 보물을 찾아 준 고마운 분이니 그를 따르라 그런 사람을 따르면 좋은 일이 있을 뿐 나쁜 일은 결코 없으리라”는 부처님 말씀을 노래하며,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림읍 옹포리에 있는 한국불교 태고종 제주교구 사찰이며, 제주특별자치도 유형문화재 제24호 조선 후기 목조아미타불좌상을 소장하고 있고 문화재 단청기술자 678호, 문화재 화공기능자 825호, 단제 삼열 전북 탱화장 27-1호 이수자인 진공 스님이 주석하는 월계사를 지난 8월 14일 찾았다.

월계사 주지 진공 스님
월계사 주지 진공 스님

▶진공 스님. 오랜만에 찾아뵙습니다.
▷네. 무더운 날씨에 고생이 많으십니다.
▶스님. 사미계는 언제 받으셨는지요.
▷네. 1979년 전주 승암사에서 덕암 스님을 계사로 보살계를 수지하여 19세에 출가를 했습니다.
▶탱화와 단청은 언제부터 시작하셨는지요.
▷네,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그림을 아주 잘 그렸습니다. 지역에서 신동 소리를 들을 만큼 잘 그렸습니다. 중학교 때 고향에 있는 사찰에 가서 탱화를 보게 되었는데 대웅전에 모셔져 있는 불화를 보고 나도 그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따로 배우지 않아도 베이스 작업이라든지 기초작업을 스스로 했습니다. 아마 어릴 때부터 그림에 소질이 있었다고 봅니다. 출가 전에 절에 가서 단청이나 탱화를 그리기 시작했으며 군대에 가기 전부터 탱화를 그리기 시작을 했습니다.
▶탱화와 단청에서 중요한 점이 있다면 말씀하여 주십시오.
▷단청이나 불화, 탱화는 기초실력을 튼튼히 해야 합니다. 습화를 많이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밑그림을 최소한 부처님초 1천장, 보살초 1천장, 시왕초 1천장, 사천왕초 1천장, 총 4천장을 그려서 기초를 다지면 불모가 될 수 있습니다. 습화를 많이 하다 보면 필력도 키울 수 있고 구성 능력도 좋아지고 화공 자격을 갖추게 되는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특히 단청이나 탱화를 하면 좋은 점이 있으신지요.
▷네. 부처님의 가르침을 공부하고 수행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불화의 그림도 공부할 때는 부처님을 그리니까 신심도 나고 불화를 그리려면 엄청난 집중력이 필요합니다. 무슨 일이든지 집중을 하면 정신이 통일되고 한마음이 되기 때문에 천수경에 나오는 '百千三昧頓熏修(백천삼매돈훈수)'처럼 백천가지 만큼이나 수많은 삼매들을 단 한번에 닦아 이룰 수 있도록 다짐하듯이, 온갖 잡념을 버리고 한 가지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수행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수행하는데 큰 공부가 되고 사불 수행이야말로 번뇌망상을 없애는 최상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스님께서는 단청 기술보유자이신데 어디에서 배우셨는지요.
▷네. 저는 문화재 단청기술자 678호, 문화재 화공기능자 825호, 단제 삼열 전북 탱화장 27-1호 이수자입니다. 단청, 탱화를 조성하는 불모로 제1대 금호 약효, 재2대 문성 보응, 제3대 금용 일섭(단청장), 제4대 효송충열(단제삼열:탱화장)로 이어지는 일섭문도회 계승하는 5대 불모입니다. 금붕사, 선광사, 용문사 등의 단청과 동암사 각단 탱화 등 도내의 다수 사찰 단청, 탱화 등을 조성해 오고 있습니다. 제주도내 금붕사 대웅전 외 200여 개 사찰 단청 및 탱화를 조성하고, 화천사 삼존불 개금불사 외 1백여 사찰 개금불사를 하였습니다. 불국예술원을 운영하면서 제주불교에 단청 무형문화재를 추진 중에 있습니다.
▶제주와의 인연과 월계사 주지 소임을 언제 맡으셨는지요.
▷네. 1981년도에 원당사에 탱화와 단청을 조성하러 도원 스님과 함께 내려왔다가 도원 스님이 성산 동암사에 주지 소임을 맡게 되어 같이 살게 되었는데, 이때부터 제주에 살게 되었습니다. 도원 스님은 어린이 포교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서 어린이 지도교사와 대불련 학생들과 함께 많은 활동도 했습니다. 그 후 화천사에 1년, 동암사에 5년, 선광사에 1년 살다가 1993년에 월계사에 왔습니다. 그 후 1996년도에 주시 소임을 맡게 되었습니다.
▶스님께서는 불자들에게 단청이나 탱화를 접할 기회를 마련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네. 월계사 내에 불국예술원에서 단청, 탱화 교육을 실시하고자 합니다. 5대째 이어 오고 있는 “불교미술의 계보를 잇고 불자들에게 사불 수행을 통해 부처님의 진리를 배우고 신심을 고취하고 불교미술의 아름다움을 전하고자”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월계사 소장 목조아미타불좌상
월계사 소장 목조아미타불좌상

▶스님. 월계사에서 소장하고 있는 목조아미타불좌상에 대하여 소개하여 주십시오.
▷네. 월계사 목조아미타불좌상은 불복장에서 발견된 발원문에 의해 1661년이라는 조성연대와 운혜와 상전이 조각한 불상으로 17세기 불상 연구에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는 등 문화재적 가치가 높이 평가되고 있습니다. 1671년 조선 후기의 조각장인 응혜 · 계찬 스님에 의해 아미타삼존불의 협시보살로 조성된 삼광사 목조불상은 17세기 불상 연구의 중요한 단초를 제공하며, 용문사 불상의 경우 시주자와 조성자가 밝혀져 조선 후기 불상양식을 고찰할 수 있는 중요한 문화재입니다. 2007년 제주특별자치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었습니다. 불상은 높이 34.3㎝, 무릎 폭 26.5㎝. 아미타불좌상에서 발견된 발원문을 통해 1661년(현종 2) 압성(鴨城) 백양산(白羊山) 약사암(藥師菴)에 봉안하기 위해 운혜(雲惠)와 상전(尙全)이 아미타불좌상을 조성한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네. 월계사는 1934년 창건하여 1939년 이곳으로 이전하였습니다. 제주불교의 중흥에 큰 역할을 하셨던 이세진 스님과 신도들이 건립한 사찰입니다. 월계사라는 명칭을 처음 사용한 스님도 이세진 스님입니다. 고려시대 한림 지역의 월계사를 계승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양법종 스님이 금강사로 개칭하여 주석하다가 제가 다시 월계사로 환원하여 전통을 계승하고 있습니다. 문화재를 보유한 사찰로서 전각들이 노후하여 대웅전을 새로 중창도 해야 하고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한 전각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월계사는 옹포천 옆에 있어 산책로와 물놀이 공원도 인접해 있고 많은 관광객과 도민들이 자주 들리는 사찰입니다. 하루속히 도량 정비는 물론 신도회와 합창단이 더욱 활성화되기를 발원하고 고려 시대에 번성했던 월계사의 위상을 찾았으면 합니다. 
▶스님. 오늘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네. 성불하십시오.

월계사 대웅전과 오래된 향나무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월계사 대웅전과 오래된 향나무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월계사 주지 진공 스님과의 만남을 뒤로하고 월계사 주변 관광지, 한림항, 협재해수욕장, 금능해수욕장, 명월진성, 명월 팽나무군락지, 비양도, 한림공원 등을 둘러보았다. 무더운 여름 날씨에 흔쾌히 대담에 응해주신 진공 스님께 고마움을 전하면서 나무보문시현 원력홍심 대자대비 구고구난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관세음보살 정근과 함께 모든 염원이 이루어지기를 발원하며 발길을 돌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