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불교가 만난 사람 - 한라산 자비도량 정방사 주지 도학 혜일 스님 - “정방사 정토문화대학 개설로 자아실현 공간과 쉼터 제공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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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불교가 만난 사람 - 한라산 자비도량 정방사 주지 도학 혜일 스님 - “정방사 정토문화대학 개설로 자아실현 공간과 쉼터 제공하고파”
  • 임관표 기자
  • 승인 2022.08.24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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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간 어린이 포교 위해 노력
가정법회도 다시 활성화 돼야

(지난호에 이어)

한라산 자비도량 정방사 주지 도학 혜일 스님
한라산 자비도량 정방사 주지 도학 혜일 스님

▶스님께서 일본에서 공부를 하게 된 연유가 있으신지요.
▷네. 사정이 있어서 법륜사를 나오고 나서 전국 성지순례를 하던 중 법륜사 뒤에 삼청공원이 있습니다. 공원에서 잠시 쉬다가 배가 고파서 강석주 스님이 주석하시는 칠보사에 찾아가서 ‘덕암 스님 시봉하는 혜일입니다’라고 인사를 하고 전국으로 성지 순례하다 공양을 얻어 먹으러 왔다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니 공양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공양하고 난 후 칠보사를 내려오다 덕암 큰스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덕암 큰스님에게 이끌려 아차산 영화사로 가게 되었습니다. 덕암 큰스님께서 스승과 상좌 관계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찾아와서 의논을 드리는 것이 도리가 아니냐는 이야기에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펑펑 울었습니다.
동국대학교 불교학과에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1978년도에 큰스님께서 일본에 가서 공부하라고 해서 오사카로 건너가 몇 개월 있다가 1980년도에 동경에서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10년간 있었습니다. 저는 대정대학에서 불교학을 전공했습니다. 불교가 쇠퇴하고 사회가 삼재팔난으로 혼란스러울 때 불교가 해야 될 역할, 사회활동과 사회복지 등 사회적 종교로서의 역할이며 대승불교에 대한 가르침이 무엇인지 배우게 되었습니다. 
▶네, 그러셨군요. 법륜사 주지를 맡게 된 인연과 주지 소임을 맡으시면서 중점을 두었던 부분은 무엇인지 말씀하여 주십시오.
▷일본에서 대학원을 다니면서 동경에 포교당을 운영했습니다. 일반 유학생들이 함께 모여 의사소통할 곳이 없었는데, 포교당이 있다는 소식에 많은 학생들이 와서 3분 법회하고 장기도 두고 바둑도 두면서 서로 소통의 장이 되었습니다. 특히 재일 제주 동포들에게 소문이 나서 신도들이 불어나고 반응이 매우 좋았습니다. 그러다 석사학위 논문 마치고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덕암 큰스님께서 동경 포교당에 오셔서 공부 그만하고 법륜사 주지 소임을 맡았으면 하는 말씀에 공부 그만두고 법륜사로 가게 되었습니다.
법륜사 주지 소임을 맡고 보니 사찰에 어려운 문제가 많이 있었습니다. 2년 만에 어려운 문제를 모두 해결하였습니다. 그 후로 어린이 법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어린이 법회를 하면서 자모회도 만들고 노인 걸식 돕는 운동을 1992년부터 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도반 스님 20여 명과 함께 자모회 회원들로 구성된 불교대학도 운영하면서 보름에 한 번 씩 탁발을 했습니다. 파고다 공원, 남산공원에서 국수나 차를 대접하니 노인들도 좋아하고 신도들도 좋아했습니다. 제가 아차산 영화사에 있을 때는 가족 법회를 했습니다. 젊은 신도들을 그룹별로 조직해서 포교의 일환으로 법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스님께서 정방사에 오게 된 인연을 말씀하여 주십시오.
▷네. 법륜사에서 4년 반, 태고종 총무원 재무부장을 역임하던 중 제주교구에서 정방사에 와달라고 요청하여 오게 된 것입니다. 정방사에 와서 보니 매우 초라했고 땅 문제도 매우 복잡하였고, 불사도 안 되어 있었지만 묘하게도 정방사에 정이 있는 것 같고 내가 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1997년 5월 16일에 처음 정방사에 인사를 하러 대웅전에 들어갔는데, 오래된 석조여래좌상 불상이 눈에 띄어 자세히 보니 아주 귀중한 불상이라고 여겼습니다. 이때 무릎 끓고 두손 모아 약속하고 발원했습니다. 부처님 도와주십시오. 정방사에 있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불사를 원만히 할 수 있도록 서원하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면 반드시 문화재로 등록해드리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천일기도, 이천일 기도. 삼천일 기도를 하면서 모든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어 문화재로도 등록이 되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어린이 포교에 관심을 갖고 계신 연유가 있으신지요.
▷제가 어린 시절부터 불교와 인연을 맺었고 어릴 때부터 심어준 불심이 평생을 간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직접 경험해 보니 더욱 그렇습니다. 법륜사나 영화사에 있을 때도 그랬듯이 제주 정방사에서도 24년간 꾸준히 어린 포교를 위해 어린이 불교학교를 해 오고 있습니다. 미래불자를 양성하는 것입니다. 어린이 불교학교를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은 어린이 지도교사가 부족한 점입니다. 더 나아가 어린이 불자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이 없다는 것입니다. 스님들이나 불자들의 어린이 포교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며 지도교사가 많이 배출되도록 불교계가 노력을 해야 합니다.

한라산 자비도량 정방사 세심각
한라산 자비도량 정방사 세심각

▶스님께서는 불교문화대학을 개설하는 계획을 갖고 계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네. 정방사 정토문화대학을 개설하려고 하는 목적은 현대불교, 생활불교를 지향하면서 사찰음식, 찬불가, 다도(차), 명상, 서예, 사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현대인들의 자아를 실현하고 쉼터를 제공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끝으로 제주 불자들은 어떤 가치관을 갖고 수행 생활을 해야 하는 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네. 제주불교는 그전부터 가정에 다가가는 기도를 많이 했는데, 요즘은 없어졌다고 봅니다. 조왕기도와 안택기도가 없어진 것이 안타깝습니다. 불교는 가정 법회가 활성화되어야 하고 어린이들이 절에 올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스님들이 불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해야 하며 가정에 방문하여 기도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스님께서 건강하시고 원하시는 모든 일들이 이루어지기를 부처님 전에 두 손 모아 발원합니다. 성불하십시오.
▷네. 수고하셨습니다. 

본 기자는 도학 혜일 스님께서 불자들에게 신심, 의리, 약속을 잘 지키는 3가지 원칙을 말씀하시면서 인터뷰를 마쳤다. 정방사 사적비가 세워지고 전통사찰로 등록이 되어서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싶다는 도학 혜일 스님께 합장 인사하고 정방사를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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