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3주년 칼럼 - 법의 상속자들이 많이 머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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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3주년 칼럼 - 법의 상속자들이 많이 머물기를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2.09.0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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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석 편집인
김승석 편집인

9월 12일은 본지 창간 33주년이 되는 날이다. 올해는 추석 연휴가 겹쳐 사외 소통이 어렵게 됐다. 하지만 온라인(on-line)으로 사회 각계각층으로부터 창간 축하의 메시지가 답지하고 있다. 제주사회 목탁으로서의 자량을 키우라는 쓴 소리로 받아들이고 싶다.
“한라에서 백두까지 불법정론 · 불국정토의 구현”이란 창간 이념으로 스스로 진리의 법등法燈을 밝힘으로써 반야바라밀 국토를 건설하겠다는 서원을 세웠다. 
공자는 자신의 일생을 되돌아보며 나이 사십에 ‘불혹不惑’이라 했지만, 본지는 아직도 미혹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왜냐하면 마땅히 찾아야 할 선법을 찾지 않고 찾지 말아야 할 불선법을 찾았기 때문이다. 
본지의 33년 역사를 더듬어 본다. 창간 이후 전법과 신행지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고자 애썼고, 지역 불교 신문들이 해보지 못한 교리문답이나 포교전략 등에 대한 특집기사를 싣기도 하고 ‘산지천 등 축제’의 문화행사를 주최하여 법등을 밝히기도 했다. 
때로는 그릇된 견해가 회오리칠 경우 채찍을 들기보다 그 단체나 회중이 스스로 자정하기를 기다려 침묵하기도 했다. 하지만 “법을 의지 처로 삼고, 법을 섬으로 삼아라. 法歸依 法燈明”라는 가르침에 따라 전법과 포교에 진력을 다하지 못한 점은 크게 자성해야 할 일이다. 
제주는 영남 다음으로 불교신도 숫자가 많은 지역이고, 또한 부처님의 직계 제자인 발타라 존자가 한라산 영실 존자암에서 전법했다고 해서 불연이 매우 깊은 곳이기도 하다. 
최근에 이르러 제주는 힐링(healing)의 섬으로 국·내외적 명성을 얻고 있고, 단기간 여행이 아닌 장기간 여행지로 부상하고 있음은 주지하는 바이다. 여기에다 ‘명상의 섬’으로서의 역량을 키우려면 명승지의 주요 거점별로 인도의 아쉬람(Ashram)과 유사한 쉼터와 영적 지도자가 상주해야 한다. 현재 진행 중인 사찰의 템플스테이로는 턱 없이 부족하다.
부처님께서  「중 아함경」(M3)에서 “비구들은 나의 가르침(법)의 상속자(후계자)가 되어야 하며 재물의 상속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천명하셨듯이, 본지도 끊임없이 법륜을 굴리는 종이신문으로서의 역할에 나설 것이다.  
비록 뉴스의 속도전에서 또는 불심과의 접촉 측면에서 불교 TV나 FM라디오 방송이나 You-Tuve 등의 전법매체와 비견할 수 없지만 느림과 진중함을 살리고, 통섭의 지평을 펼치면서 종이신문이 갖는 독특한 생명력을 키워 나가고자 한다. 
미래를 예측컨대, 세속적인 즐거움에 모든 가치를 부여하고 사는 사람들이나, 천상에 나는 것으로 종교를 삼거나, 존재론적 실체를 상정하여 그것과 하나 됨을 목적으로 삼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은 성가시고 귀찮을 뿐만 아니라 없애버리고 싶기조차 한 그런 대상으로 전략해 갈 것이다. 
시대의 흐름이 이럴수록, 그 흐름을 거슬려 지혜 불자들이 많이 배출되도록 본지는 많은 사람들의 이익과 행복을 위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중단 없이 걸을 것이고, 또 걸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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