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특집 대담 - 참선재단 이사장 금강 스님을 만나다 - “늘 현재 시점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
상태바
창간 특집 대담 - 참선재단 이사장 금강 스님을 만나다 - “늘 현재 시점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
  • 정리=김은희 기자 · 사진=임관표 기자
  • 승인 2022.09.07 13: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불교신문이 창간 33주년을 맞아 지난 8월 24일 본지 김승석 편집인이 참선재단 원명선원 이사장 금강 스님을 찾아뵙고 스님의 수행과 포교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금강 스님은 서옹 스님을 모시고 ‘참사람의 향기’ 수행을 펼치신 이야기와 해남 미황사 템플스테이를 어떻게 펼쳐 나갔는지에 대한이야기 등 그동안 스님이 걸어온 자취와 앞으로 원명선원에서 제주불자들을 위해 어떤 법을 펼칠 것인가에 대해 말씀하셨다. 
(정리=김은희 기자 · 사진=임관표 기자)    

김승석 편집인이 참선재단 이사장 금강 스님과 만나 수행과 포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승석 편집인이 참선재단 이사장 금강 스님과 만나 수행과 포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불교 최대 장점 산중사찰이라는 생각과
인재교육도 지속적으로 필요하는 인식 갖고
미황사에서 한문학당, 문화학교 등 열게돼 

 

▶남해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달마산(489m) 미황사는 신라 경덕왕 8년(749년)에 세워져 불교의 요람이 된 사찰인데, 지난 100여 년간 쇠락하였다가 금강 스님이 주지로 취임하여 20여 년 동안 중창 불사를 일으켜 이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찰로 면모가 일신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기간 동안 스님에게 가장 고통스러웠던 일이나 사건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대표적인 것 2∼3개를 말씀해주세요. 
▷미황사 주지를 마친 지 1년 6개월 가까이 됩니다. 벌써 까마득한 일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구상을 하느라 지난 과거를 다시 회상하기가 어려운 일입니다.
1200년 된 고찰의 주지 소임을 맡는다는 것은 굉장히 두려운 일입니다. 2001년 3월, 임명장을 받고서 생각했습니다. 현재를 잘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잘하는 일이다. 만약에 지혜가 조금 있다면 역사의 흔적을 거스르지 않고, 현시점에서 한국사회와 한국불교에 조금이라도 보템이 되는 사찰운영을 할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첫 3년 동안은 절 문밖을 나서지 않고 천일기도를 했습니다. 
좋은 일에는 어려움이 항상 있습니다. 주지 임명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보물 1183호인 미황사 응진당 내부에 모셔진 작고 예쁜 동자상 일곱구를 도난당했습니다. 비오는 밤 새벽 한시쯤으로 추정되어서 그 이후 매일 새벽 한시쯤이면 몽유병 환자처럼 잠에서 깨어나 도량을 한 바퀴 돌고는 자야 안심이 되곤 했습니다. 다행히 임기말에 도난된 동자상을 다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진 스님의 이미지는  ‘사람들 곁을 지키는 불교를 꿈꾸고 실천한 분’ 으로 각인되어 있습니다. 스님이 하신 일 가운데서 몇 가지를 들어보면, 해남 땅끝마을의 주민들과 통섭하며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일으킨 점, 내외국인을 위한 템플스테이를 정착시킨 점, 미황사 산사음악회와 괘불재를 지역의 대표적인 가을 축제로 자리매김한 점 등을 예시할 수 있는데, 스님이 이런 발원을 하게 된 동기나 배경이 있다면?
▷사찰이 그곳에 있는 이유와 제가 그곳에 인연이 된 연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늘 현재의 시점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합니다. 1994년 종단개혁에 깊게 참여했는데 그때 한국불교의 미래와 저의 역할에 대해서 고민한 적이 있습니다.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한국불교의 최대 장점이 산중사찰이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시대에 맞는 역할의 하는 산중사찰모델이 필요하다는 것이였지요. 또 하나는 전문역량을 갖춘 스님들의 인재교육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 였습니다. 다행히 1989년부터 인연이 된 미황사의 주지를 맡게 되면서 생각해 두었던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을 할 수 있었습니다. 최초로 한 것들이 많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한문학당, 중학생을 위한 문화학교, 청년출가학교, 템플스테이, 산사음악회, 괘불재, 매월 8일 참선집중수행 등은 여러 곳으로 퍼졌습니다.

▶스님이 20년간의 주지 소임을 마치고 2021년 1월 미황사를 떠나셨는데, 달마대사가 서쪽으로 간 것과 뜻이 같습니까?, 아니면 다릅니까?
▷저는 달마산에서 바다 건너 남쪽으로 왔습니다. 한라산은 옛부터 청정국토입니다. 과분하게 환영도 받고, 기대하는 말도 들었습니다. 저는 그저 인연이 되어서 왔다고 생각합니다.

▶제주시 화북동 원명선원의 선원장으로 취임하신 뜻은  ‘사람들 곁을 지키는 불교’ 를 실천하기 위함인가요?
▷제주의 불교는 생활불교의 특징이 강한 것 같습니다. 소중하다고 생각하고, 존중하는 마음입니다. 아무 뜻 없이 나무 옮겨 심으면 뿌리내리듯 한 삼년 저도 적응의 시간을 갖고 싶습니다.

▶원명선원의 전 선원장 대효스님과의 인연을 어떠하신지요?
▷절 집안으로 사숙이십니다. 조계종5대 종정을 지내신 백양사 방장 서옹대종사의 상좌이시고 저는 손상좌입니다. 대효스님은 제방 선원에서 선수행만 하시다가 40여 년 전 제주 원명선원에 오셨습니다. 서옹스님, 서암스님, 숭산스님, 법정스님을 초청하여 선사상 강연회도 열고, 선수행지도를 하시기 위해 참선재단도 설립하셨습니다. 그 뜻을 조금이라도 계승하고자 선원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참선재단 이사장 금강 스님이 참사람 향기 수행과 미황사 템플스테이 등 그동안의 활동들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
참선재단 이사장 금강 스님이 참사람 향기 수행과 미황사 템플스테이 등 그동안의 활동들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

 

“제주불교는 정신문화적인 부분 적극적으로 담당해야”
 

▶대효 스님은 수십 년간 원명유치원을 개설, 운영하며 어린이 불자 교육과 양성에 큰 공덕을 쌓으셨는데, 이 스님이 떠나자 유치원이 폐쇄되었습니다.
스님은 불교유치원의 복원에 대한 깊은 뜻이 있으신지요?

▷유치원이 폐원된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모범적으로 운영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저도 어린이 한문학당을 20년 동안 운영한 경험이 있고, 작은학교 서정분교 살리기 운동을 하여 5명인 학생이 70여 명까지 불어나고, 본교로 승격되는 일에 앞장설 정도로 어린이 교육에 관심이 많습니다. 지금이라도 가능하다면 복원하고 싶습니다.                        

▶스님께서 미황사에서 주석하실 때,  ‘참사람의 향기’ 라는 수행템플스테이를 개설하였습니다. 고불총림 백양사 방장이셨던 서옹 대종사는 불교의 조사선(祖師禪)을 참사람운동으로 현대에 맞게 승화시켜 참 자아를 회복하는 것이 인류를 구하는 길이라고 가르치셨는데, 스님께서도 서옹 문도회의 일원으로서  ‘참사람의 향기’   운동을 펼치고 계신 건가요?
▷서옹 큰스님의 부름으로 1997년부터 3년 동안 백양사에서 참사람결사운동의 첫 소임을 맡아  참사람수행결사와 무차선회를 진행했습니다. 그 이후 참사람수행결사를 계승하고자 참선집중수행 ‘참사람의 향기’라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였습니다. 미황사, 한국문화연수원, 서울국제선센터, 행복공장홍천수련원 등지에서 200여 회 진행했습니다. 원명선원에서는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하여 벌써 여섯 번을 했습니다.  

▶수행결사  ‘참사람의 향기’ 의 제주지역 집중수행 프로그램이 스님의 주석  하에 제주 원명선원에서 펼쳐지고 있는데, 그 요체는 무엇입니까? 조석 예불문에 나오는 계향·정향·혜향·해탈향·해탈지견향의 오법향 가운데, 혜향과 어떤 관련성이 있습니까?
▷멋진 질문이군요, 계향은 청정의 향기, 정향은 고요한 마음의 향기, 혜향은 지혜의 향기, 해탈향은 깨달음의 향기, 해탈지견향은 자비의 향기이지요. 참사람의 향기는 이 오분법신향을 다 포함 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청정한 생활습관과 참선수행을 통하여 지혜를 얻고, 깨달음을 증득하고, 세상속에서 자비의 생활을 하면서 삶을 행복하게 가꾸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했습니다. 수행하는 향상일로의 삶이 목표입니다.


▶1990년대 후반에 들어와서 수행의 효과성에 대한 논쟁, 즉  ‘위빠사나와 간화선’ 의 논쟁이 촉발되면서 명상 붐, 명상문화의 대중화 관련하여, 전통적 하계 수련회가 템플스테이로 확대, 개편되는 과정을 겪었습니다. 
대중들은 시대적인 스트레스 문제와 고통에 대한 치유적 대안으로 불교적 명상에 대한 관심을 표출하고 있는데, 스님께서 펼치고 있는  ‘참사람의 향기’  운동의 교육체계는 무엇입니까?
▷한반도는 삼국시대부테 조선시대까지 마음수양을 최고의 가치로 가꾸어 온 곳입니다. 최근 100년은 식민지 수탈과 전쟁, 이념논쟁과 군부독재, 급격한 산업화로 인하여 마음은 상처투성이가 되었습니다. 또한 IMF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무한경쟁사회는 더 많은 정신적인 문제들을 만들었습니다. 근래 20년 동안 많은 심리치료와 명상법들이 수입되어지고 개발되어진 이유입니다. 불교의 가르침은 2600년 동안 마음의 문제를 다루어 왔습니다. 참사람의 향기는 그중 가장 발달되고 강력하고 단순한 수행법인 간화선을 일반인들이 수행할 수 있도록 8일 프로그램으로 개발한 것입니다. 초보자를 위한 수행준비과정과 다도와 걷기수행을 함께 합니다.

▶끝으로 제주불교가 나아갈 바람직한 방향에 대한 화두를 갖고 계신다면, 속내를 밝혀 주십시오. 
▷세계환경 속에서 제주는 청정하고 아름다운 곳입니다. 홍콩과 같은 국제적인 허브 역할을 요구하기 쉽습니다. 국민소득이 오를수록 향락의 문화들도 급격하게 스며들 것입니다. 반면 지역민들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희생을 요구당하기도 할 것입니다. 현지인과 외지인들 모두 세상을 행복하고 아름답게 가꿀 주체들입니다. 제주불교는 정신문화적인 부분들을 적극적으로 담당해야 한다고 봅니다. 원명선원은 지역민들을 위해 참선아카데미를 계획하고, 제주국제선센터로서의 역량을 갖추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