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불(寫佛) 수행이야기(2) - 사불 수행과 사불 선(禪)
상태바
사불(寫佛) 수행이야기(2) - 사불 수행과 사불 선(禪)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2.11.22 22: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깊은 사불선을 통해 내면의 정화와 함께
처처곳곳 부처님 기운 같이 할 수 있어
법인 스님이 학생들을 위해 사불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법인 스님이 학생들을 위해 사불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사불(寫佛)이란 부처를 그려 내거나 또는 새기는 일련의 모든 행위이며 채색을 하거나 장엄을 하여 더욱 장식적인 것까지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리는 대상이나 과정을 일정한 형식에 의거하여 원하는 어떠한 재료로 표현할 수 있으며 그려내기 전에는 사불선(寫佛禪)을 통하여 외부의 형상을 내적인 형상화로 구체화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실제의 사불(寫佛)은 사불선(寫佛禪)의 부분과 관상한 부처의 형상을 직접 그려내는 사불의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사불선(寫佛禪)이란 관상법(觀想法)을 통한 몰입으로 부처님의 32상 80종호의 원만 상호를 통하여 내면의 형상으로 각인하여 그 형태와 자신을 동일시하므로 일어나는 현상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이를 통하여 밖에 보이는 부처님의 형상과 나를 동일시하면서 불성(佛性)을 확인하며 고요하고 투명한 본래의 마음에 부처님을 담아내는 훈련입니다. 또한 그 모습 그대로의 부처님을 그려내는 것을 진정한 사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깊은 사불선(寫佛禪)을 통하여 내면의 정화와 함께 형상뿐만이 아니라 처처곳곳의 부처님의 기운도 같이 할 수 있으며 불교의 근간인 선(禪)과 교(敎)를 동시에 수행하고 타인을 위한 회향이 항상 가능하므로 대승 불교적인 개념입니다. 그러므로 단순히 사불은 그리는 행위에 요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사불(寫佛)이전 사불선에 그 요체가 있는 것입니다. 요컨대 사불 이전의 요체를 명확히 심는다면 사불(寫佛)은 법(法)이 되어 수행자의 마음을 환하게 열어 줄 것입니다. 
 

사불기초과정 가운데 하나인 약사여래불 사불
사불기초과정 가운데 하나인 약사여래불 사불

* 관상법을 통한 사불선(寫佛禪)   
상(想)을 본다라는 뜻으로 관상법(觀想法)은 지속해서 하나의 형상을 바라보는 것으로 외부의 상이 아닌 내면에 든 상이 되겠습니다.
이러한 수행은 외부의 형상을 깊은 내면으로 끌어들일 수 있으며 매우 구체적이고 자의적인 형상으로 각자의 자아에 각인할 수 있는 수행법입니다. 예컨대 불보살을 관할 때 그 대상에 끊임없이 밀착하여 호흡법에 따라 내면 깊숙이 대상을 의중하여 매우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각인함을 반복하여 결국은 불보살과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사불 수행에 있어서 관상법의 상은 반드시 불보살의 상호이거나 불경 속의 내용으로 한정하고 있으며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집니다. 
첫째 부분관법입니다. 관상법의 원리는 외부의 형상을 통하여 깊은 내면의 세계를 움직이게 하는 방편입니다. 초보자이거나 어떠한 집중을 더욱 깊이 하고자 할 때 전체를 보지 않고 작은 한 부분부터 관을 실행합니다. 예를 들면 복잡해 보이는 관세음보살님의 화관에서 가장 중앙의 부처님부터 완벽하게 입력하여 점점 확장해 가는 것입니다. 강한 느낌의 사천왕의 경우는 눈 부분부터 서서히 입력하여 전체로 확장합니다.
둘째 일체관법입니다. 우리가 어떠한 명상이나 참선에 들 때 가장 큰 방해는 망상입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상념과 망상으로 수행을 방해하고 때로는 망상으로 인해 수행을 포기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일체관법은 망상이 나타나기를 기다리지 않으며 망상을 일으키는 뿌리를 미리 부처님의 형상으로 씻어 내는 능동적인 관법입니다. 
망상은 한 생각의 파편으로 현세에 관련된 것뿐만이 아니고 과거 전생과 업장을 뿌리로 한 것들도 있으니 그 엄청난 망상의 숲은 가히 짐작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일체관법은 이러한 망상의 뿌리를 잘라 가지를 펴지 않으며 망상이 올라오는 것을 기다리지 않고 부처님의 형상으로 미리 정화하는 효과로 아주 오래전부터 인도와 티베트에서 탁월한 관법으로 인정받았습니다.
부분 관법과는 달리 일시에 불보살님의 형상을 완전하게 관하여 받아들이는 방법인데 아주 먼 곳에서부터 밝은 광채의 모습으로 관하다가 점점 부처님의 형상으로 하여 내부의 마음으로 받아들입니다. 또는 사불을 하고자 할 때는 사불 할 대상의 불보살님이 앞에 계시므로 초보자들도 더욱 쉽게 내부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부처를 향하는 마음은 깨달음으로 가고자 하는 의지입니다. 그 신심의 의지는 곧 수행으로 이어지는 힘이며 우리는 그 힘을 따라서 각자의 근기에 맞는 수행을 잡고 있습니다.
불화의 초급 습화에 시왕초를 1000장 또는 3000천 장을 그려내는 것 또한 눈으로 보고 손으로 옮기는 과정의 무한 반복으로 이미 외부의 형태가 내부의 형상으로 자리잡아 마치 조금 복잡한 글씨를 쓰듯이 이미 내부에 저장된 형상을 외부로 그려내는 과정입니다. 이것이 사불선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불 수행에서의 관상법를 통한 사불선은 매우 다양한 불 보살님들의 형상과 변상들을 각자의 근기에 맞는 수행으로 표현하는데 필수 불가한 과정이며 방편입니다.

/법인 스님(국가무형문화재 제118호 국가불화장 이수자, 참마음선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