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금강경 - 다섯 번째 이야기② - “생명의 실상은 한량없는 네 가지 마음인 사무량심(四無量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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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금강경 - 다섯 번째 이야기② - “생명의 실상은 한량없는 네 가지 마음인 사무량심(四無量心)”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2.12.14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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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은 지혜입니다
그 지혜의 쓰임이
자비 또는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본문을 살펴보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모든 생명을 남김 없는 열반에 들게 하여 제도하겠다는 마음을 내야 한다”고. 여기서 기독교 바이블의 내용을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믿음과 소망과 사랑 중에 그중에 제일이 사랑이라,” 여기서 믿음은 사랑에 대한 믿음이고 소망은 사랑에 대한 소망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믿음과 소망은 수단이요 사랑은 목적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기독교는 어떠한가요? 수단과 목적이 뒤바뀌어 행해지고 있지요. 목적은 사라져 버리고 수단만이 강조되고 있다는 현실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소망은 사랑을 드러내기 위한 소망이요, 믿음은 그 사랑이 구원이다.”라는 믿음이어야 하겠지요. 그리스도의 말씀을 정확히 이해한다면 사랑이 그리스도요, 사랑이 하느님인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영어식 음역은 크라이스트입니다. 인도에서는 신의 화신을 크리슈나라고 부릅니다. 크라이스트, 크리슈나 뭔가 닮은 점이 느껴지지 않나요? 그렇습니다. 크라이스트의 어원은 크리슈나로부터 왔습니다. 우리나라 말로 의역을 하자면 빛무리라는 뜻입니다.  

빛은 지혜입니다. 그 지혜의 쓰임이 자비 또는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생명의 실상은 한량없는 네 가지 마음인 사무량심(四無量心)인데요, 따스한 마음인 자(慈) ,연민의 마음인 비(悲), 함께 기뻐하는 마음인(喜), 비어있는 마음인 사(捨)입니다. 그런데 이 생명의 실상이 전도된 몽상인 아상(我相)에 의해 가려져 있는 것입니다. 이 아상은 실체적 진실이 아닌 전도된 몽상, 즉 허상이기 때문에 실상인 사무량심이 드러나면 곧 사라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모든 생명들을 남김 없는 열반에 들게 하여 제도하겠다는 마음을 내야 한다.”고 하신 말씀은 아상에 맞추어진 초점을 거두어들여 우리 본래의 모습인 사무량심에 맞추면 허상인 아상은 그 뿌리가 없기 때문에 저절로 사라진다고 설명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바꾸어 설명하자면 ‘위없는 깨달음에 관한 마음을 낸 사람 (사무량심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사람)이 그 마음을 벗어나려 하거나 벗어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합니까 라는 질문에 벗어난 그 상태와 싸우지 말고 그 근원을 잊어버리지 말고 돌아와 의지하라는 말로도 설명이 가능합니다. 

비유하자면 우리가 어떤 악몽을 꾸고 있는 가운데 꿈속에서 나를 괴롭히는 무리들이 있다면 그 꿈속에서 아무리 그들과 싸워도 그 괴롭힘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습니다. 유일한 방법은 꿈으로부터 깨어나는 일이 되겠지요. 깨어나게 되면 그 괴롭힘은 실체적 진실이 아닌 뿌리 없는 허상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이어서 본문을 살펴보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이와 같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생명들을 제도했을지라도, 사실에 있어서는 제도되는 중생은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 수붓띠여 왜냐하면 만약 보살이 독립된 실체로서 내가 있다는 생각(我相), 개인적 윤회의 주체라는 생각(人相), 어떤 실체에 의하여 살고 있다는 생각(衆生相), 개체가 영원한 생명이라는 생각(壽者相)등이 있으면 곧 보살이 아니기 때문이다.” 라고

사무량심으로 하나 되어 있을 때는 자타(自他)가 없습니다. 보살이란 사무량심으로 하나 되어 있을 때 보살입니다. 여기서 제도하는 나(我相)와 제도되어야 대상이 있다면 나와 남을 분별하게 됨으로 곧 보살이 아닙니다. 나와 남은 사실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분별과 한정이라 불리는 업의 성품에 의해서 이루어진 허상입니다. 따라서 보살은 허상 속에 허상으로 나투어 중생을 제도하되 그 본성인 하나임을 여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중생을 제도하되 제도한 바가 없는 것이 되는 것입니다.

 /우득 스님(와우정사 주지·한라정토회 지도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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