悟空이 쓰는 나무이야기 - “김녕리 마을 무사 안녕 기원했던 본향당과 당산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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悟空이 쓰는 나무이야기 - “김녕리 마을 무사 안녕 기원했던 본향당과 당산목”
  • 임관표 기자
  • 승인 2022.12.14 2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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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해안에 시원한 물이 나오는 용천수
성세기 해변에서 해수욕과 윈드서핑 즐겨
동김녕 큰당 당산목 팽나무
동김녕 큰당 당산목 팽나무

오늘도 카메라 가방 하나 둘러메고 길을 나섰다. 오공(悟空)이 쓰는 나무 이야기 폭낭을 취재하기 위해서다. 어디를 가나 제주에는 팽나무들이 아주 많다. 마을과 함께 묵묵히 역사를 이야기하는 나무이다. 좋은 일이건 나쁜 일이건 탐라국 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제주의 역사를 이야기해주고 있다. 마을 중심부에 있어 어린이들이 놀이터이기도 하고 어르신들이 쉼터이기도 하다. 한여름 무더위를 식힐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때론 마을 안녕을 기원하는 신당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조천 해안도로를 따라 신흥리를 지나고 함덕을 지나 잠깐 북촌에 들려 4·3의 아픔을 전하는 너븐숭이를 둘러보고 동복해안 도로를 거쳐 목적지인 보호수가 있는 곳을 찾았다.
당산목이라 불리는 이 팽나무는 지정번호는 13-3-3-2-19, 지정일자는 1982.10.22, 구분은 당산목이며 수종은 팽나무이다. 지정당시 수령은 130년, 수고는 6m, 나무둘레는 2m, 소재지는 구좌읍 김녕리 1777번지에 있다.
구좌읍 김녕리 본향당, 또는 사장당으로 불리는 동김녕 큰 당은 김녕 마을의 많은 당신 중에서 가장 높은 상위신인 본향신을 섬긴다는 의미에서 큰 당으로 불린다. 김녕리에 있는 노모릿당, 동김녕 성세깃당과 더불어 김녕 마을의 삼본향 중 하나이다. 
강남천자국의 셋애기가 큰도안전 큰도부인이 되어 본향신으로 좌정하여 마을의 기원 사항을 두루 관장한다고 전한다. 정월 열사흘에서 열나흘 사이의 신과세제와 칠월 열사흘에서 열나흘 사이의 마불림제, 구월 열사흘에서 열나흘 사이의 시만곡대제가 거행됐는데, 1970년대 이후 굿이 축소되면서 아진제(앉은제)로 행해지다 근래에 사라졌다. 다만 개인적으로 치성을 드리는 일은 현재까지 이루어지고 있다.

동김녕 큰당
동김녕 큰당

팽나무가 있는 동김녕 큰당은 마을의 우회도로 아래에 있는 김녕중학교 후문과 시멘트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속칭 사장빌레라는 곳으로, 사장당이라는 이칭은 여기에서 나왔다.
팽나무 형태는 조그만 언덕배기의 한쪽에 자리해 있어서 진입로보다 약간 낮은 편이다. 주위에는 팽나무숲이 우거져 있고, 당 주위는 돌담으로 에워싸여 있다. 내부에는 시멘트 제단이 널찍하게 마련되어 있다. 출입구 왼쪽 담에 “1973. 7. 11. 한임생 목돈단”이라고 되어 있는데, 당시 매인심방이던 한임생이 당을 단장하며 새겨 놓은 것으로 보인다.
팽나무와 함께 한 본향굿은 행해지지 않고 있으며, 당 주위와 내부가 잘 정비되어 있고 깨끗하다. 제단이 주변의 지표보다 약간 낮고 팽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어서 성스러운 느낌이 드는 곳이다.
현재 김녕리는 한라산 북동쪽에 있는 마을로 평지에 자리 잡았고 바닷가와 가깝다. 자연마을로는 당남밭, 동성동, 신산동, 청수동, 남당알, 남문동, 남흘동, 새머슬, 용머리, 한수동이 있다. ‘당남밭’은 마을에 닥나무가 많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동성동’은 마을이 청수동 동쪽에 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청수동’은 마을 해안에 맑고 시원한 물이 나온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남당알’은 마을에 당집이 있었는데 어부들이 고기를 잡으러 갈 때마다 제를 지내고 무사함을 빌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남문동’은 마을에 남문이 있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새머슬’은 새로 이룩된 마을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용머리’는 마을 지형이 용의 머리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한수동’은 마을에 큰 못이 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에 기록되어 있다.
가볼 만한 곳으로 문화재로는 김녕굴, 만장굴이 있고 테마공원으로 김녕미로공원, 김녕 요트장,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청굴물과 성세기 해변, 대한불교조계종 백련사와 금룡사가 있다. 김녕 남흘동에 있는 고려시대 김녕리사지도 둘러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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