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공이 쓰는 나무이야기 - “동쪽에 있는 복 받은 마을 동복리 팽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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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공이 쓰는 나무이야기 - “동쪽에 있는 복 받은 마을 동복리 팽나무”
  • 임관표 기자
  • 승인 2023.01.03 2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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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물 민속에서 전해지는 아름다운 농촌마을
기쁨과 슬픔, 행복을 전해주는 팽나무
150년 된 풍치목인 동복 팽나무가 4·3의 아픔을 전하고 있다.
150년 된 풍치목인 동복 팽나무가 4·3의 아픔을 전하고 있다.

동지가 지나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겨울날 제주는 폭설이 내리는 가운데 온 섬이 꽁꽁 얼어붙었다. 본 기자는 월동 장비를 갖추고 팽나무를 보기 위해 동복으로 길을 나섰다. 매서운 바람이 불어대고 높은 파도가 일렁이는 해안도로를 따라 가며 법구경 말씀에 “깊은 못은 맑고 고요해 물결에 흐려지지 않는 것처럼 지혜로운 사람은 진리를 듣고 마음이 저절로 깨끗해진다.”는 말씀을 새기면서 희망을 안고 나목(裸木)을 만나러 간다.
동복 해안 도로변에 있는 첫 번째 팽나무는 고유번호가 13-3-3-1-16이며 구분은 풍치목이다. 수종은 팽나무로서 지정 당시 수령은 110년이고, 지정 일자는 1982년 10월 22일. 나무 수고는 5m이며 나무 둘레는 3.2m이다. 이 팽나무의 위치는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1759번지이다. 눈 내린 팽나무에서 전해오는 4·3의 아픔을 이야기한다. 오랜 세월 묵묵히 지키고 서 있는 팽나무는 아픔을 이야기하고, 슬픔을 함께 나누며, 기쁨과 행복을 예나 지금이나 전해주고 있다.

200년 된 풍치목인 팽나무가 마을 한가운데 우뚝 서 있다.
200년 된 풍치목인 팽나무가 마을 한가운데 우뚝 서 있다.

두 번째 팽나무의 고유번호는 13-3-3-1-14이며 구분은 풍치목, 수종은 팽나무, 지정 당시 수령은 160년, 지정 일자는 1982년 10월, 나무 수고는 6m, 나무 둘레는 2.4m이며 위치는 구좌읍 동복리 1759번지에 있다.
동복리 마을 주민들은 예로부터 곳막 또는 골막이라 불렀는데, 이는 이 마을의 포구인 곳막개[변막포] 주변에 형성된 마을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동복(東福)이라는 지명은 20세기에 들어와 나타나는데, 동쪽에 있는 복 받은 마을이라는 의미로 새로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을의 형성 및 변천을 살펴보면 약 500여 년 전 봉수와 연대를 지키던 이씨가 들어와 살면서 마을이 형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18세기 중반까지의 문헌에는 독립된 행정 마을로 등장하지 않는다. 본래 제주군 구좌면의 지역으로 1914년 행정 구역 개편 때 동복리라 하였으며, 1946년 8월 1일 북제주군에 편입되었다. 1980년 12월 1일에 구좌면이 구좌읍으로 승격되고, 2006년 7월 1일 제주특별자치도의 출범과 함께 북제주군이 없어지면서 제주시에 편입되었다.
동복리 자연환경은 해발 고도 약 200m인 남쪽으로부터 북쪽 해안으로 갈수록 점차 고도가 낮아지면서 완만한 평지를 이룬다. 해안은 대부분 암석 해안으로 이루어져 있다. 무속신앙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팽나무 투어를 하면서 본향당에 둘러볼만 하다.
​동복리 본향당으로 들어가 보자. 동복리 본향당에서 모시는 굴묵밧할마님과 송씨하르바님은 마을의 생산과 물고, 호적 등 종합적인 사항을 관장하는 당신이다. 매년 음력 정월 초이렛날에 신과 세제를 올리는데, 마을 신앙민들이 개인적인 기원 사항이 있을 때는 매달 초이레와 열이레, 스무이렛날에 찾아가 치성을 올리기 때문에 일뤳당이라고도 부른다. 대개의 일뤳당신이 그렇듯 굴묵밧할마님과 송씨하르바님도 육식을 하지 않아 제물에 돼지고기 등의 육류가 들어가지 않는다. 본향단이 동복마을의 속칭 굴묵밭에 있어서 굴묵밧당으로도 불린다. 
이 당의 위치는 동복마을의 서쪽 끝에 있는 해보진주 옆길을 따라 100여 m 정도 남쪽으로 가면, 약간 언덕진 동산에 동복리 본향당이 자리해 있다. 해마다 당제를 지내고 있어서 정비가 매우 잘 되어 있다. 당 주위에는 돌담이 성인 키 정도의 높이로 쌓여 있고, 내부에는 기다란 시멘트 제단과 한쪽에 대신맞이를 하는 제단이 마련되어 있다고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에 기록을 인용해 본다.
동복리 풍물 민속을 알아보자. 동복 환해장성, 멸치후리는 노래, 배 젖는 노래, 해녀노래, 애기 흥그는 소리, 연정적인 고래 고는 노래, 맷돌노래, 마당질 노래, 검질 매는 노래, 장송가, 달구질 소리가 있다.   
동복리 주변에 가볼 만한 곳을 추천해본다. 먼저 함덕해수욕장과 서우봉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북촌 너븐숭이 4·3 역사관, 다려도, 다려도를 마주한 용천수, 고낭만돌을 보고 나서 동복 환해장성과 동복 해안도로에서 전복죽 한 그릇을 먹으면서 힐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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