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에서 올린 ‘특별한 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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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에서 올린 ‘특별한 결혼식’
  • 고광언 객원기자
  • 승인 2023.01.11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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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혜사에서 지난달 25일
한-러 커플 백년가약 맺어
결혼식을 마치고 신랑·신부에게 하객들이 축하를 전하고 있다.
결혼식을 마치고 신랑·신부에게 하객들이 축하를 전하고 있다.

러시아에 거주하고 있는 신부 엘레나(40세, 회사원)양이 한국 유학 중 알게 된 신랑 이명재(40세. 회사원)군과 오랜 기간 꿈과 사랑을 키워오다가, 지난해 12월 25일 크리스마스 날에 제주시 도평동 소재 부혜사(주지 남전 스님)에서 다문화 부부의  백년가약을 맺는 특별한 결혼식이 있었다.
일반 웨딩홀이 아닌 법당에서 부처님께 사랑의 맹세를 하는 이날 다문화 사찰 결혼식에는 부혜사 신도 및 제주목탁소리회 회원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용하고 경건한 분위기에서 개최됐다.
이날 결혼식은 김명석 제주얼문화유산답사회장이 사회를 맡아  개회선원(타종 5번)에 이어 주례대 앞에 남전 스님이 등장한 후 신랑·신부 입장, 삼귀의례, 고불문 낭독, 성혼선언문, 신랑·신부 맞절, 헌화, 혼인서약, 신물교환, 주례사, 사홍서원, 찬불가. 신랑·신부 행진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남전 스님은 주례사를 통해 “국적을 달리하는 남녀가 결혼을 해서 살다보면 늘 좋은 일만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상상조차 못했던 일들과 마주치게 된다”며 “몸이 힘들고 아플 때는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다 보면 또 새로운 삶이 변화를 잘 이끌어 낼 수 있다”고 격려했다. 이어 스님은 “앞으로 부처님 가르침을 손수 실천하는 따뜻한 마음과 정성으로 잘 살아가길 바란다”며 신랑·신부의 행복을 축원했다. 
한편 이들의 결혼식에 참석한 현경학 제주목탁소리회 회장은 “사찰에서 음성공양을 요청받고 휴일인데도 불구하고 회원들 모두가 휴일을 반납하고 나와서 무료로 음성공양을 하고 있다”며 “찬불가만큼 행복을 주는 노래는 없으며 찬불가는 모두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를 노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계속해서 “최근 교회와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사찰에서의 결혼식은 다문화 가정 등이 아주 제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이제 범불교적인 사찰결혼식 활성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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