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된 일이다. 아이들이 어렸을 적에 토끼를 두 마리 키운 일이 있다. 아파트 관리실 옆에 작은 토끼장을 만들고 토끼풀을 해다가 토끼를 길렀다. 동네 조무래기들이 토끼를 보려고 날마다 토끼장 앞으로 모여들었다. 그런데 잘 닫느라고 닫은 토끼장 문이 헐거웠는지 어느 날 보니 한 마리 토끼가 없어진 것이다. 어찌 된 일일까, 깜짝 놀라서 토끼를 찾으러 다녔지만 통 보이지 않았다. 결국 잃어버린 걸로 알고 포기할 때쯤 관리인 아저씨가 지하실에 내려갔다가 집 나간 토끼를 데리고 온 것이다. 어떻게 지하실까지 내려갔는지 너무도 놀라웠다. 집 나갔던 토끼를 토끼장으로 밀어 넣으며 ‘휴!’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려는데 참 가슴 뭉클한 장면을 목격했다. 혼자 남아있던 토끼가 글쎄 멀리 집 나갔다 돌아온 토끼를 꼭 껴안는 것이 아닌가. 어! 정말 신기했다. 혼자 남은 토끼도 친구가 돌아와 정말 반갑고 좋은가 보다 하고 처음 그렇게 토끼를 새롭게 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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