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오등통 절터의 발굴 유적이 갖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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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오등통 절터의 발굴 유적이 갖는 의미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3.02.0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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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대한문화재연구원이 조사 발굴한 오등동 절터에서 발굴된 유물이 국립제주박물관에서 공개함으로써 고려시대의 사찰과 건축사 연구에 의미있는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발굴조사 성과를 보면 ‘오등동 절터’의 최초 조성 시기는 고려시대에 이루어졌을 가능이 확인되었다는 것이다. 이번에 출토된 유물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의 것은 중국 북송 화폐인데 이 화폐의 전체기간은 70년으로 한정되는데 북송화폐꾸러미가 건물지 축조시기를 설명할 수 있는 절대적 고고자료로 평가된다고 했다. 
둘째로는 조사구역에서 드러난 건물지 4동의 선후관계를 통해 고려시대 제주 사찰의 가람배치와 구조를 이해할 수 있는 단서가 확보되었다는 것이다. 토층의 층위 상 4동의 건물지는 1, 3, 4호가 동시에 배치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2호는 상층유구로 늦은 단계로 후축 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즉 최소 두 차례의 중창 과정이 확인되었으며 내부에선 중국 원대에 제작된 청자가 출토되었다. 
셋째로 건물지 내부에서는 석조화덕을 사용한 입식구조 및 아궁이와 고래, 구들을 사용한 좌식구조가 동시에 확인되고 있는데 이러한 내부구조로 미루어 입식구조는 강당으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좌식구조는 요사채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넷째로 건물지 출토 명문 기와를 통해 역사적 기록을 검증할 수 있는 단서를 확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명문기와는 과거 제주 목관아지유적과 제주성 운주당유적에서도 출토된 바 있다. 
다섯째, 고려시대 건물양식을 알 수 있는 금동다층소탑이 출토되었다. 특히, 고려시대 이후 사라진 목탑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지붕과 1개 층 이상의 구조가 잘 남아있어서 당시의 건축양식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의 결과를 토대로 그간 오등동 절터로만 알려져 왔던 고려시대 사찰 관련 유적의 실제적 윤곽이 드러난 점은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이번에 발굴된 ‘오등동 절터’ 유물들은 문화재청의 후속 절차를 걸쳐 잘 관리되어 보존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제주불자들이 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때 발굴 문화재에 대한 가치가 제대로 평가되고 그것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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