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식을 찾아서 - 혜국 스님 법문 “육바라밀은 우리의 삶을 극락으로 바꾸어 놓는 실천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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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지식을 찾아서 - 혜국 스님 법문 “육바라밀은 우리의 삶을 극락으로 바꾸어 놓는 실천의 길”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3.02.08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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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국 큰스님(석종사 금봉선원장)
혜국 큰스님(석종사 금봉선원장)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무엇보다 ‘나’의 광대한 마음을 믿어야 합니다. 내 안에는 무한한 에너지가 있습니다. 사업을 하다가 부도가 나서 길바닥에 나앉더라도, ‘내가 어머니 뱃속에서 나올 때 빈손으로 시작했으니, 또 시작하면 된다’는 마음을 가지는 사람은 반드시 일어납니다. 그러나 ‘될대로 되라’는 마음가짐으로 사는 사람이 일어나는 것을 나는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부처님께서 계율을 말할 때 제일 먼저 ‘살생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살생! 이 살생 중 자기 자신을 자기 스스로 포기하는 자살이 가장 큰 살생입니다. 자기 자신은 자기를 포기할 권리가 없습니다. 오히려 자기의 마음은 영원하고 모자람도 남음도 없습니다. 그 광대한 마음을 믿고 사용하면 멋진 삶이 다가오지 않을 까닭이 없습니다.
다음으로 꾸준히 육바라밀을 실천하며 살아야 합니다. 보시를 비롯해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의 육바라밀을 가정이나 사회에서의 자기 삶의 지침이요 삶의 행동철학인 것입니다.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의 육바라밀은 막연한 상상의 세계가 아니라, 우리의 삶을 극락으로 바꾸어 놓는 실천의 길입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좋은 실천에 헛된 교만이 붙으면 안 됩니다. 보시를 했다는 생각, 계를 잘 지킨다는 생각, 정진을 잘하고 있다는 상(相)이 붙으면 안 됩니다. 상이 붙으면 부처의 세계로 나아가던 자가 다른 곳으로 나아가기 때문입니다.
<금강경>에는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을 말한 다음,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凡小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라는 사구게(四句偈)를 설하고 있습니다.

무릇 있는 바 상(相)은
다 헛되고 망령된 것이니
만약 모든 상이 상 아님을 본다면
곧바로 진실한 여래를 보게 되느니라.

이에 대한 설명은 많이 들었을 것이기에 비유로써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는 캄캄한 방안에 어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스위치를 눌러 불을 켜면 어둠이 있습니까? 아까의 어둠은 어디로 갔습니까? 아까의 어둠이 실제로 있는 것이라면 어느 구석엔가 어둠이 몰려가서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왜 없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범소유상 개시허망이다’라는 유(有)와 무(無)의 흑백논리를 먼저 이야기를 해놓고, ‘약견제상비상이면 즉견여래’라는 말씀으로 ‘어둠은 광명부재(光明不在)의 상태이지 본래 어둠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밝혀 놓으신 것입니다. 이 어둠이 바로 불안과 공포와 짜증과 화입니다. 저 넓은 바다를 볼 때, 어떤 사람은 청마 선생의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하는 시가 생각날 것이고, 또 어떤 사람은 갈매기떼 날으는 낭만적인 모습을 즐길 것입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아들이나 연인을 떠나보낸 사람에게는 파도 소리가 한 맺힌 통곡소리로 들릴 것입니다.
행복과 불행, 흑과 백의 논리, 결국은 이것이 대상 때문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어떠한 안목으로 있으며 어떠한 마음자세로 있느냐에 따라 지옥의 세계나 극락의 세계가 결정되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나쁘게 보이는 것은 나에게서 어두운 기운이 나와 그렇게 보일 뿐입니다. 모든 것은 내가 있음으로 말미암아 있게 되며, 어둠은 절대적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광명부재의 상태일 뿐입니다. 우리들 집안에서 가족들 간에 서로 맞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들 내부에서 광명부재의 마음자세로 살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바로 보라고 하는 것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화두요 정견(正見)입니다. 우리는 육바라밀 등의 행동철학으로 광명부재의 상태에 빠질 때마다 스스로를 일깨워야 합니다. “네 스스로 너 자신을 깨어 있게 만들어라. 깨어 있으면 광명이요 잠들어 있으면 암흑입니다.”
여러분들은 타고난 선천적인 운명을 과감하게 지우고 새로운 사진을 찍는 인연법칙에 귀를 기울이십시오. 마음에 의해 이 몸이 움직이고 있고, 마음에 의해 우리의 가정이 움직이고 있고, 마음에 의해 이 우주가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에 믿음이 갈 때, 지금이 어려운 운명을 개척하여 좋은 인연을 만들어 가도록 ‘마음 주인공’에 대한 믿음을 확고히 가지시기 바랍니다.
인연법을 알면 갈팡질팡하던 인생 역정이 함께하는 참된 삶으로 바뀌게 되고, 마음공부를 하여 참마음을 깨달아 활용하면 대자유·대평화·대행복이 ‘나’를 떠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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