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보리분법 - 깨달음으로 이끄는 수행의 로드맵 - [사념처 수행의 시작 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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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보리분법 - 깨달음으로 이끄는 수행의 로드맵 - [사념처 수행의 시작 Ⅳ]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3.05.3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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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5월 초부터 대략 20여 회에 걸쳐 진용스님께서 (사)21세기불교포럼에서 월 1회 정기적으로 ‘37보리분법’이라는 주제로 법문하신 내용을 연재하려고 합니다.

가려움이 진정되지 않고 참을 수 없는 지경이 되면 ‘긁고자 함’, ‘긁고자 함’ ‘손을 올림’, ‘손을 올림’ 피부에 ‘닿음’, ‘닳음’, ‘긁음’, ‘긁음’ 하며 명칭 붙여 관찰합니다. 긁어서 기분이 좋아지면 ‘기분 좋음’, ‘기분 좋음’ 하며 관찰합니다.

소리나 목소리가 들릴 경우도 ‘소리’, ‘소리’라든가 ‘들림’, ‘들림’ 합니다. 만일 가려움과 소리와 통증이 동시에 현상으로 나타날 경우도 마음이라고 하는 메커니즘은 하나의 대상밖에 취할 수 없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어서 결코 동시라고 하는 일은 없습니다. 
다만 마음의 변화는 빛의 속도보다 몇 배나 빨라서 우리에게는 동시에 몇 개의 현상을 취하고 있는 것같이 생각되는 것뿐입니다.
이런 때에는 일단 관찰하는 것을 그만두고 마음을 개방합니다. 그 위에서 지금 가장 강하게 느껴지는 대상만을 사띠하거나 혹은 일어나는 대상을 순차적으로 관찰합니다.


□ 망상이 생길 때의 능숙한 처리법 

또 자신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은 언제나 쉬지 않고 무언가 대상을 취하고 있어서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하는 상태는 있을 수 없습니다. 이런 사람은 단지 멍하니 있던가, 망상의 한 가운데에 있든가 혹은 잠자고 있었던 것입니다. 
더욱이 수행 경험이 충분한 숙련자라면 관찰하는 대상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지만, 그때는 신체 혹은 마음의 미미한 움직임이라도 선택해서 관찰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런 사람도 있습니다. 그것은 어느 정도 명상이 향상되어 좌선 수행하고 있으면 점점 집중력이 늘어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거기에서 한층 한순간 한순간의 사띠를 철저히 해나가면 사마타 명상과 같은 삼매(사마디)상태로 되어 갑니다. 
그렇게 되면 사람에 따라서는 돌연 명상 중에 빛이 나타나거나, 망상이 보이거나 합니다.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 사람은 어떻게 해서든지 그 흔치 않은 대상을 따르고 싶어 하지만, 이것도 망상이므로 구애받지 말고 빛이 나타났다면 ‘빛’, ‘빛’하고, 다른 현상이 나타나도 ‘망상’, ‘망상’하며 명칭 붙여 알아차려야 합니다. 
그 현상과 대상이 자신에게 있어 대단히 중요한 것으로 보일지라도 오직 현상을 사띠해야 합니다. 때로는 보살이나 부처님이 마치 살아계신 듯이 나타나는 일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단지 내 마음이 마음대로 만들어 낸 망상에 지니지 않으므로 ‘보고 있음’, ‘보고 있음’ 하며 망상이 사라질 때까지 관찰하십시오. 
아무리 집중력이 강해져도 망상(妄想)은 생기기 때문에 그 현상을 빨리 알아차리고, 배의 팽창과 수축으로 곧바로 되돌아갈 수 있게 발전하면, 배 팽창의 시작, 중간, 끝을 알게 됩니다. 이럴 때는 배의 ‘일어남’, ‘멈춤’, ‘사라짐’이라고 명칭 붙여 사띠 합니다. 
이렇게 셋으로 나누는 관찰법은 생(生)·주(住)·멸(滅)이라고 하는 태어남·존재· 소멸의 진리를 관찰하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그 밖에도 사띠의 훈련 방법은 몇 개 더 있지만 이런 수행단계는 스승의 지도하에 가르침을 받으면 좋겠습니다.  
좌선 수행도 한 시간 앉아 있을 수 있으면 충분하므로 그 후에는 똑같이 한 시간 정도 경행을 해 주십시오. 처음부터 무리하게 좌선 수행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위빳사나 수행은 좌선→경행→입선→와선의 네 가지로 되어 있어서 그것들을 능숙하게 조합해야 합니다.
좌선 수행을 끝낼 때도 확실히 명칭 붙여서 끝냅니다. 우선 명상을 ‘끝내고자 함’, ‘끝내고자 함’, ‘끝내고자 함’이라고 명칭 붙이고, 거기부터 또한 천천히 ‘일어남’, ‘사라짐’을 2회나 3회 더한 후 ‘눈을 뜸’, ‘손을 뻗음’, ‘오른쪽 다리를 폄’, ‘왼쪽 다리를 폄’, ‘일어섬’이라고 명칭 붙여 하나하나 꼼꼼히 사띠하며 일어섭니다. 이와 같이 명확하게 마무리 하여 주십시오.


□ 와선(臥禪) 수행법

와선은 몸이 피로해 있을 때나 병이 났거나 혹은 취침 전에 합니다. 똑바로 누워서 배 위에 손가락을 포개어 살며시 내려놓고 우선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어 주십시오. 
맨 먼저 오른쪽 다리, 왼쪽 다리 어느 쪽을 먼저 관찰하든 발뒤꿈치가 방바닥에 닿아 있는 느낌을 사띠합니다. 사띠했으면 그 의식을 엉덩이를 향하여 엉덩이가 방바닥에 닿아 있는 것을 사띠합니다. 하나씩 천천히 사띠 하면서 엉덩이 다음은 무릎, 손등, 어깨, 머리를 차례대로 사띠해 나갑니다. 
의식이 머리까지 도달하면 다음은 역으로 머리로부터 어깨로 내려가서 차례차례로 발뒤꿈치가 바닥에 닿아 있는 상태까지를 사띠합니다. 
한 바퀴 몸의 상태를 확인하고 나면 자신이 누워 있는 전체 모습으로 마음을 옮겨서 ‘누워 있음’, ‘누워 있음’, ‘누워 있음’이라고 3회 정도 명칭 붙여 사띠 한 후에 배의 호흡을 관찰합니다. 
배의 팽창·수축에 맞추어 ‘일어남’, ‘사라짐’ 하며 3분 정도 관찰한 후, 다시 발뒤꿈치로부터 시작하여 마음을 신체의 위쪽으로 향해 알아차려 나갑니다.
도중에 망상이나 가려움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그것을 사띠합니다. 졸음이 찾아오면 ‘졸음’ ‘졸음’ ‘졸음’ 하며 알아차려 졸음 같은 것은 날려 버립니다. 
이것은 잠자기 위한 방법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누워서 위빳사나 수행을 실천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점을 오해하지 말아 주십시오.
밤에 그대로 잠들고 싶을 때는 실제로 졸음에 역행하지 않고 ‘잠이 듬’, ‘잠이 듬’, ‘잠이 듬’이라고 관찰하고 그대로 자 버려도 됩니다. 아침까지 푹 잠들 수 있습니다.
이상과 같이 집중수행의 방법에는 네 가지가 있지만, 그것을 조합해서 행하는 것이 위빳사나 수행법의 특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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