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 경(It1:1)
가려 뽑은『이띠웃따까』(Itivuttaka, 如是語經)
『법구경 주석서』에서 전해지는 쿳줏따라(Khujjuttara)는 선천성 꼽추이자‘꼬삼비’나라의 사마와띠 왕비의 하녀였다. 이런 비천한 신분임에도 전생에 벽지불을 시봉한 공덕이 있어 부처님께서‘꼬삼비’도시에서 설법하신 112개의 경을 듣고, 수지하여 예류과를 증득하였음은 물론, 그 경들을 왕비와 시녀 500명에게 전달하여 그 여인들까지 예류과에 확립하게 함으로써 보살도를 실천하셨기에 부처님의 재세 시에‘청신녀 제자들의 모범이고 표준’이라는 칭찬을 받으신. 법의 창고지기인 아난다 존자를 포함한 500명의 아라한들이 빠알리 삼장 가운데 경장의 다섯 번째인『쿳다까니까야』의 네 번째 경전으로 결집하여 2600여 년이 지난 오늘까지 전승된 이 경전의 정수를‘각묵’스님께서 정리하여 격 주간으로 30여 회 법문한다.
【경전】
1. 이것은 참으로 세존께서 말씀하신 것이니 아라한께서 말씀하신 것을 이처럼 저는 들었습니다.
“비구들이여, 한 가지 법을 버려라. 나는 그대들에게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경지를 보증하노라. 무엇이 한 가지 법인가? 비구들이여, 탐욕이라는 한 가지 법을 버려라. 나는 그대들에게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경지를 보증하노라.”
이러한 뜻을 세존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2. 이 경에서 이것을 이렇게 ‘게송’으로 말씀하셨습니다.
“탐욕으로 탐내는 중생들은
불행한 곳[惡處]으로 가나니
통찰력 가진 자들은 이러한 탐욕을
바른 구경의 지혜로 버리노라.
버리고 나서는 이 세상으로
결코 다시 되돌아오지 않느니라.”
이러한 뜻 또한 세존께서 말씀하셨으니 이처럼 저는 들었습니다.
【해설】
불교경전에 조금 익숙한 불자들은 이 경들을 보고 의아해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는 정형구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아난다 존자가 드러내어 밝힌 것이 아니라 쿳줏따라(Khujjuttarā)라는 여자 신도가 세존께서 설하신 것을 다시 ‘사마와띠’를 우두머리로 하는 500명의 여인들에게 맨 처음 드러내어 밝힌 것이기 때문이다.
못생기고 볼품없고 등이 구부정하여서 ‘쿳줏따라’라 불리던 굽정이(꼽추) 웃따라는 우데나 왕의 왕비였던 사마와띠 청신녀의 하녀였다. 그 하녀는 우연히 꼬삼비에서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예류자가 되어 그 내용을 사마와띠 왕비와 500명의 시녀들에게 들려주자 법열을 느낀 왕비가 매일 가서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와서 자기들에게 들려달라고 부탁했고 그 하녀는 그렇게 하였다. 왕비와 그 시녀들은 쿳줏따라가 들려준 부처님의 말씀을 통해서 예류과를 증득하였으나 마간디야의 친지들의 간계에 속아 불에 타서 죽음을 맞았다고『법구경 주석서』에서 전해지고 있다.
그런데 쿳줏따라는 그때 궁궐 밖에 있어서 이 참화에서 살아남았다. 이런 슬픈 배경을 간직한 이 경은 그녀의 노력으로 부처님 재세 시에 널리 퍼졌고, 아난다 존자가 1차 결집에서 500명의 아라한들과 함께 합송하여『이띠웃따까』라는 정전(正典)으로 채택되었다고 한다.
이 경에서 탐욕이라 함은 강한 열망이나 욕심에서부터 미세한 취미나 모든 종류의 탐욕을 다 포함한다.「아비담마」에서는 인간들이 업보가 없다고 여기거나 혹은 그 업보가 있음을 알면서도 자발적으로 또는 누군가의 충동을 받아서 거침없이 불륜이나 도둑질 등을 하는 것은 탐욕에 뿌리박은 마음이라고 설명한다.
대승불교에서 탐·진·치 셋을 삼독(三毒)이라고 강조하고 있듯이 초기 경에서도 해로움의 뿌리는 탐욕[貪, lobha], 성냄[嗔, dosa], 어리석음[痴, moha] 바로 이 세 가지라고 말한다.
탐욕을 어떻게 버릴 것인가? 세존께서「탐욕을 철저하게 앎 경(It1:9)에서 이렇게 분석하여 그 해답을 설하셨다. “비구들이여, ① 탐욕을 최상의 지혜로 알고(안 것의 통달지, 知遍知), ② 철저하게 알고(조사의 통달지, 審察遍知), ③ 여기에 대해서 마음이 탐욕으로부터 빛바래고, 오염원을 제거해야 한다(버림의 통달지, 斷遍知).”라고.
무엇이 안 것의 통달지인가? 오온에 대해서 철저하게 아는 것이다. 무엇이 조사의 통달지인가? 이런 앎 뒤에 오온에 대해서 무상하고 괴로움이고 병이라는 등의 42가지 방법으로 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무엇이 버림의 통달지인가? 조사 후에 으뜸가는 도(agga-magga)에 의해서 욕탐(chanda-rāga)을 제거하는 것을 말한다.
담마빨라 스님은 본경의 주석서에서 불행한 곳[악처]으로 지옥, 축생, 아귀의 세 가지, 즉 삼악도를 들고 있다. 욕계 선처의 세상은 인간을 포함한 육욕천을 말한다.
부처님께서는 탐욕·성냄·어리석음·분노·모욕·자만을 버린 자에게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경지(불환과)를 보증하셨다.「보증 경」(A4:182)에서 세존께서는 늙음, 병듦, 죽음, 악업의 과보에 대해서는 이 세상의 어느 누구도 보증을 하지 못한다고 강조하셨다.
불환자(anāgāmi)는 성자의 경지 가운데 세 번째에 해당한다. 이 경지를 증득하면 욕계 세상에는 다시 태어나지 않는다. 이 성자가 그 생에서 아라한과를 얻지 못하면 색계 세상에 태어나며 거기서 완전한 열반을 성취한다. 네 가지 번뇌 가운데 감각적 쾌락을 제거했고, 해로운 마음부수인 증오와 근심과 감각적 대상을 가지는 모든 탐욕을 제거해서 인공위성을 타고 이 욕계 세상인 인간계를 영원히 떠난다. 출리(出離, nekkhamma)를 성취한 것이다.
이처럼 부처님께서 행복과 깨달음의 보증인이 되어주시겠다는 말씀을 하시자 재가자요 하녀요 불구자인 쿳줏따라는 큰 믿음을 일으켜 참선 수행을 한 과보로 첫 번째 성자인 예류자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