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촛불을 밝히면서

2023-04-10     제주불교신문

 

다시 촛불을 밝히면서

 

편집인 김승석

 

198981제주법보라는 제호로 제주지역에 전문 포교지 역할을 하겠다고 타종식을 하고 한라에서 백두까지 불법정론 · 불국정토의 구현이라는 창간 이념으로 언로言路를 열고 법등을 밝히며 제1319호까지 발행했습니다.

 

지난 입춘 후 임시 휴간을 공지하고 4월 초까지 8주째 신문을 발행하지 못했습니다. 누적된 경영적자로 존립의 뿌리까지 흔들리자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33년 세월의 무게만큼 몸집은 커졌지만 경영 마인드는 이를 끌고 갈만큼 성숙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본지 구성원 모두가 구독자 및 사부대중 모두에게 진심으로 참회하고 앞으로는 촛불이 커지지 않도록 심지wick를 바꾸고 기름이 마르지 않게끔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맹세합니다.

 

이제 다시 촛불을 밝히려고 합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23교구 관음사 교구장인 무소 허운 스님을 발행인 겸 대표이사로 모시고 인적·물적 쇄신을 하고 월 4회 발간을 원칙으로 하되, 때로는 격 주간으로 변화를 주면서 새로운 변화의 물결에 휩쓸리지 않고 도도히 흐르는 강물처럼 늘 새롭게 흘러가겠습니다.

 

석가세존께서는 진리(, dhamma)를 등불로 삼고 진리를 의지하라(法燈明).’는 유훈을 남기셨습니다.

창간호의 화두는 존자암 복원이었습니다. 16나한 중 6번째 발타라 존자 머무시면서 전법을 한 신령스런 곳입니다. 그 정신을 오롯이 승계하고자 33년 전 사부대중의 중지를 모아 본지가 탄생하였던 것이고, 2018년에는 제주불교방송(BBS FM)까지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세존께서는 법의 상속자가 되라고 강조하시면서 코마둣사 경(S7:22)에서 참된 사람들 없는 곳은 집회소가 아니요 / 법을 말하지 않는 자들은 참된 사람이 아니로다.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제거하고 / 법을 말하는 자들이 진정 참된 사람이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가르침을 받들어 본지는 법들을 말하는 사람들이 모이고, 또 이들의 법담을 가공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전법을 하는 일에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

 

창간 후 33년이 지나는 동안 신문을 둘러싼 환경은 말 그대로 변화무쌍했습니다. 포털과 유튜브, 그리고 최근 챗GPT까지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이 탄생할 때마다 가시밭길의 험로가 예상되지만 그 어떤 이유로도 언로가 중단되지 않도록 본디의 가치를 간직한 채 혼신의 힘을 다해 정체성을 지켜 나아갈 것입니다.

 

끝으로, 5월 초 종이신문의 복간에 앞서 4월 중에는 인터넷 창을 새롭게 단장하고 각종 법회나 행사의 정보 등을 보도해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