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한다면 경 (MN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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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한다면 경 (MN 6)
  • /유현 김승석 엮음
  • 승인 2015.12.07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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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는 사왓티에서 제따 숲의 아나타삔디까 원림(급고독원)에 머무셨다. 거기서 세존께서는 “비구들이여.”라고 비구들을 부르셨다. “세존이시여.”라고 비구들은 세존께 응답했다.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2.“비구들이여, 만일 비구가 세 가지 족쇄를 완전히 없애고 흐름에 든 자[預流者]가 되어,더 이상 네 가지 악취에 떨어지는 법이 없고 해탈이 확실하며 바른·달음으로 나아가기를 원한다면, 그는 계를 원만히 하고 안으로 마음의 사마타에 전념하며 선(禪)을 경시하지 않고 위빠사나를 구족하여 빈집에 머물기에 전념해야 한다.”

3.“비구들이여, 만일 비구가 세 가지 족쇄를 완전히 없애고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엷어져서 한 번만 더 돌아올 자[一來者]가 되어서 한 번만 더 이 세상에 돌아와서 괴로움을 끝내기를 원한다면, 그는 계를 원만히 하고 안으로 마음의 사마타에 전념하며 선(禪)을 경시하지 않고 위빠사나를 구족하여 빈집에 머물기에 전념해야 한다.”

4.“비구들이여, 만일 비구가 다섯 가지 낮은 단계의 족쇄를 완전히 없애고 정거천(淨居天)에 화생하여 그곳에서 완전한 열반에 들어 그 세계에서 다시 돌아오지 않는 법을 얻기를[不還者] 원한다면, 그는 계를 원만히 하고 안으로 마음의 사마타에 전념하며 선(禪)을 경시하지 않고 위빠사나를 구족하여 빈집에 머물기에 전념해야 한다.”





【해설】

·본경에서 말하는 족쇄라 함은 중생들을 윤회에 묶는 정신적 요인을 말합니다. 세존께서는 열 가지 족쇄를 얼마나 많이 풀어낸 정도와 관련하여 예류자⇒일래자⇒불환자⇒아라한의 네 단계 성자로 분류하셨습니다.

·낮은 단계의 족쇄들이란 유신견, 불법승 삼보에 대한 회의적 의심, 계금취견(계율이나 금기에 대한 집착), 감각적 쾌락에 대한 욕망. 악의 등 다섯 가지 낮은 단계의 족쇄[五下分結]를 말합니다. 예류자는 앞의 세 가지 족쇄를 풀었으나 뒤의 두 가지 족쇄들을 제거하지 못한 사람들이고, 일래자는 뒤의 두 가지 족쇄가 미미하게 남아 있는 사람들입니다. 일래자는 인간 세상에서 도를 닦아 천상 세계에 다시 태어나 그곳에서 수명만큼 머물다가 다시 인간 세상에 태어나 열반에 드는 자를 말합니다.

·아나함(불환자)은 다섯 가지 낮은 단계의 족쇄를 완전히 푼 자이지만, 다섯 가지 높은 단계의 족쇄[五上分結], 즉 색계에 대한 집착, 무색계에 대한 집착, 자만, 들뜸, 무명의 다섯 족쇄를 완전히 풀지 못한 자를 뜻하고, 아라한은 열 가지 족쇄에서 완전히 벗어난 최고의 성자를 뜻합니다.

·유마경의 모델로 일컬어지는 찌따 장자, 사섭법을 실천하는 자로서 으뜸인 재가자인 핫타까 왕자, 난다마따 청신녀 등은 네 가지 선(禪)을 증득했고 불환과를 얻어 정거천에 화생하였다고 초기경전에서 적혀 있습니다.

·주석서에 의하면, 정거천은 번뇌 다한 불환자들만이 태어나는 곳이라 합니다. 정거천에도 다섯 가지 하늘, 무번천, 무열천, 선현천, 선견천, 색구경천으로 구성되는데 불환과를 얻은 자들은 여기에 태어나서 다시는 이보다 낮은 세상에 태어나지 않고 여기서 열반에 든다고 말합니다.

·다섯 가지 낮은 단계의 족쇄를 풀지 못한 재가불자로서 몸이 무너져 죽은 뒤 ‘극락왕생’을 하고자 곳이 정거천이라 한다면, 생전에 도심(道心)을 유지해야 합니다.

·소원(所願)이 함께한 믿음, 계행, 배움, 관대함, 통찰지의 다섯 가지 덕목(=유익한 업)을 구족한 사람의 경우에 그가 태어날 곳이 결정된다고 세존께서 설하셨습니다. 태어남의 방식은 태생(胎生), 난생(卵生), 습생(濕生), 화생(化生) 네 가지입니다. 욕계의 여섯 천상(六欲天)와 범천(梵天)에 사는 존재들은 화생의 방식을, 인간은 태생의 방식을, 축생은 위 네 가지 방식을 모두 취하고 있습니다.

·일체 존재들의 형성조건은 윤리적이고 명상적인 경지를 얼마만큼 성취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인간으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오계(五戒)를 지켜야 하고, 육욕천의 천신의 일원으로 태어나려면 믿음과 보시와 지계와 같은 윤리적인 덕목을 갖추어야 합니다. 또 색계(色界)의 범천 세상에 태어나려면 첫 번째 선정[初禪]에서 네 번째 선정[四禪]에 이르기까지 명상의 깊이에 따라 범중천(梵衆天)에서 정거천(淨居天)에 이르기까지 16단계의 범천 세상에 태어납니다.

·사마타와 위빠사나는 불교 수행을 대표하는 핵심적 술어입니다. 불교가 중국으로 전해지면서 그곳에서는 지(止)와 관(觀)으로 번역되어 어느 한쪽에 편중하지 않고 고르게 도 닦음을 하라는 뜻에서 지관겸수(止觀兼修)로 정착되었고, 중국 선종에서는 정혜쌍수(定慧雙手)로 계승되었습니다. 사마타는 마음을 하나의 대상에 고정시키고 고요하게 하는 삼매를 개발하는 수행이고, 위빠사나는 조건에 의해 형성되어진 유위법(有爲法)을 명상하고 관찰하여 일체 존재의 공상(共相)인 무상(無常)-고(苦)- 무아(無我)를 통찰하는 수행이라고 세존께서 설파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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