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생의 거처 경 (AN 9 :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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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의 거처 경 (AN 9 : 21)
  • /유현 김승석 엮음
  • 승인 2016.01.29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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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

1-① "비구들이여, 세 가지 경우에 있어서 웃따라꾸루(北俱盧洲) 인간들은 삼십삼천의 신들과 잠부디빠(南贍部洲) 인간들을 능가한다. 무엇이 셋인가?“

②“내 것”이라는 것이 없고, 거머쥠이 없고, 수명이 정해져 있는 특별함이 있다. 비구들이여, 이러한 세 가지 경우에 있어서 웃따라꾸루 인간들은 삼십삼천의 신들과 잠부디빠 인간들을 능가한다.”

2-① "비구들이여, 세 가지 경우에 있어서 삼십삼천의 신들은 웃따라꾸루(北俱盧洲) 인간들과 잠부디빠(南贍部洲) 인간들을 능가한다. 무엇이 셋인가?”

② “하늘의 수명과 하늘의 아름다움과 하늘의 행복이다. 비구들이여, 이러한 세 가지 경우에 있어서 삼십삼천의 신들은 웃따라꾸루 인간들과 잠부디빠 인간들을 능가한다.“

3-① "비구들이여, 세 가지 경우에 있어서 잠부디빠(南贍部洲) 인간들은 웃따라꾸루(北俱盧洲) 인간들과 삼십삼천의 신들을 능가한다. 무엇이 셋인가?”

②“용감함과 알아차림(sati, 正念)과 여기서 청정범행을 닦음이다. 비구들이여, 이러한 세 가지 경우에 있어서 잠부디빠 인간들은 웃따라꾸루 인간들과 삼십삼천의 신들을 능가한다.”



【해설】

·불교의 세계관에서는 일체 존재는 태어나는 모습에 따라 태생(胎生), 난생(卵生), 습생(濕生), 화생(火生) 가운데 하나로 태어난다고 합니다. 또 거주하는 곳에 따라 삼계(三界)라 하여 아래로는 아비지옥에서부터 위로는 비상비비상처천에 이르기까지 31가지 거주처가 있다고 합니다.

·아라한과를 증득하여 열반에 들지 아니하는 한, 윤회의 여섯 갈래의 길〔六道〕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천상계, 인간, 아수라, 축생, 아귀, 지옥을 육도라고 말합니다. 여기서의 천상계는 감각적 욕망이 있는 6개의 하늘나라〔欲界天〕와 그 욕망을 초월한 범천(梵天)계가 있는데, 범천은 다시 미세한 물질의 16개의 세계〔色界〕와 4개의 비물질 세계〔無色界〕로 세분됩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중생이라 함은 욕계(11), 색계(16), 무색계(4)에서 육도 윤회하는 무상한 존재를 뜻하는데, 여기서의 삼계는 인간의 정신세계인 명상 수행의 차제(次第)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체계화되었다고 합니다.

·우리 인간은 욕계(欲界) 중 남섬부주(지구)에 삽니다. 본경에는 인간들이 거주하는 곳으로 지구촌 이외에 웃따라꾸루(北俱盧洲)를 예시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거주하는 인간들은 갈애가 없어서 ‘이것은 내 것이다.’라고 거머쥠이 없고 수명이 1000년이어서 지구촌 인간들보다 행복한 삶을 영위한다고 주석서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현대 우주과학에서‘제2의 지구별’을 발견했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케플러 연구팀은 지난 해 우리의 태양과 유사한 항성의 궤도를 돌고 있는 지구와 아주 유사한 행성 2개에서 ‘생명체 거주 가능 지역’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욕계는 지옥, 축생, 아귀, 아수라, 인간, 사천왕천, 삼십삼천, 야마천, 도솔천, 화락천, 타화자재천 등 11개의 세상으로 분류하는데, 이들 세상에 사는 생명들은 감각적 욕망을 일으켜 이것을 즐기기 때문에 감각적 욕망의 영역이라는 뜻으로 욕계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욕계의 천상에 태어나려면 믿음과 보시와 지계와 같은 윤리적인 덕목을 지녀야 하고, 인간으로 태어나려면 오계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생명이 존재하는 31개의 세계에는 각기 거기에 사는 생명들의 마음이 있다고 말합니다. 예컨대 만일 인간이 생전에 선정수행을 해서 삼매를 체험하면 그 과위에 따라 색계 범천에 태어난다고 합니다. 우리 인간만이 오로지 81가지(=욕계 54+색계 15+무색계 12) 마음을 모두 경험할 수 있지만, 다른 세계에 사는 생명들은 오직 자신의 세계의 마음밖에 가질 수가 없다는 점에서 인간으로 태어난다는 것은 축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인간의 마음은 모든 존재들의 마음 중에서 가장 강력하거나 잔인하여 살생하는 등의 해로운 마음을 가질 수도 있고, 반면에 가장 선하고, 출세간의 마음을 일으켜 해탈, 열반할 수도 있습니다.

·천상의 신들은 몹시 행복하기 때문에 팔정도를 닦지 않고, 지옥 중생들은 몹시 고통스럽기 때문에 정혜(定慧) 쌍수의 수행을 할 수 없습니다. 오로지 인간만이 수행을 통해 부처가 될 수 있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을 포함하여 과거 일곱 분의 부처님께서 잠부디빠의 인간으로 출생하셨고, 미래의 미륵불도 인간으로 태어난다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은 매우 귀한 일입니다. 세존께서는 사람의 몸 받기가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희유할 뿐만 아니라, 정법을 만나는 것은 그보다 더 힘들고, 이에 더하여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할 때 태어나는 것은 더더욱 힘들다는 점을 강조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불자는 자랑스럽고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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