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리문답의 긴 경 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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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리문답의 긴 경 ⑵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7.03.31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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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경전으로의 초대 <374>

《맛지마 니까야 : M43》

3.“도반이시여,‘알음알이, 알음알이’라고 하는데, 무슨 이유로 알음알이라고 합니까?”

“도반이시여,‘분별해서 안다, 분별해서 안다.’고 해서 알음알이라 합니다. 무엇을 분별해서 알까요?‘즐거움’이라고도 분별해서 알고, ‘괴로움’이라고도 분별해서 알고,‘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음’이라고도 분별해서 압니다. 도반이시여,‘분별해서 안다, 분별해서 안다.’고 해서 알음알이라 합니다.”

4.“도반이시여, 그러면 통찰지와 알음알이라고 하는 이 법들은 결합되어 있습니까, 혹은 분리되어 있습니까? 이 법들을 잘 분리하여 차이점을 드러내는 것이 가능합니까?”

“도반이시여, 그런데 통찰지와 알음알이라고 하는 이 법들은 결합되어 있지, 분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법들을 잘 분리하여 차이점을 드러내는 것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도반이시여, 꿰뚫어 아는 그것을 분별해서 알고, 분별해서 아는 그것을 꿰뚫어 압니다. 그러므로 이 법들은 결합되어 있지, 분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법들을 잘 분리하여 차이점을 드러내는 것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5.“도반이시여, 통찰지와 알음알이라고 하는 이 법들이 결합되어 있고 분리되있지 않다면 그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도반이시여, 통찰지와 알음알이라고 하는 이 법들이 결합되어 있고 분리되어 있지 않지만, 통찰지는 닦아야 하고 알음알이는 철저히 알아야 합니다. 이것이 그 차이점입니다.”

 

【해설】

 마하꼿티따 존자와 사리뿟따 존자가 답하는 것으로 교리문답은 전개되고 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부처님의 대답은 오온(五蘊)입니다. 나라는 존재는 물질[色], 느낌[受], 인식[想], 심리현상들[行], 알음알이[識]의 다섯 가지 무더기[蘊]의 집적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초기불교에서부터 아비달마와 유식에 이르기까지 마음(citta, 心)과 마노(mano, 意), 알음알이(viňňāna, 識)은 동의어입니다. 다만 역할이나 문맥에 따라 다르게 쓰이고 있을 뿐입니다. 

마음[識]은 단지 대상을 아는 것뿐입니다. 마음이 일어나고 멸할 때 반드시 느낌, 인식, 심리현상들-마음씨, 즉 마음부수[心所]들과 함께 일어납니다. 느낌이 없으면 마음은 결코 대상을 경험할 수 없고, 인식이 없으면 마음은 결코 대상을 인식할 수 없고, 의도[行]가 없으면 마음은 대상을 알려는 어떤 작위도 할 수 없습니다. 마치 왕이 그 수행원들과 함께 오듯, 이와 같이 마음이 일어날 때는 절대 혼자 일어나지 않고 항상 마음부수와 함께 일어나고 멸합니다. 마음은 눈의 대상에 일어났는데 마음부수들은 다른 대상에 관여하는 경우는 결코 없다는 말입니다.

아비담마 불교에서는 대상이 없으면 마음-알음알이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즉 마음은 조건발생이라는 말입니다.   

마음은 찰나 생(生) 찰나 멸(滅)의 흐름일 뿐입니다. 초기불교의 주석서에는 이를 심상속(心相續)이라 말하고, 삼장법사 현장 스님은‘금강경’에서 심주류(心主流)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알음알이, 즉 마음은 무상한 것입니다.

마음, 알음알이는 단지 오온의 하나일 뿐입니다. 마음을 절대화하여 창조주나 절대자로 만들어서는 부처님의 교법에서 벗어나는 것이 됩니다. 주변에서 마음 깨쳐 성불한다거나[見性成佛] 마음이 곧 부처라거나[心卽是佛] 일체는 마음이 만들어 낸 것이라는[一切唯心造] 법문을 펼쳐 무상하기 짝이 없는 마음을 유일신 이상으로 절대화하는 외도수행자들이 있습니다. 

마음을 절대화 해 버리면 자아가 있다는 견해, 즉 유신견에 떨어지고 금강경의 아상에 집착하게 되는 것이고, 불교의 무아(無我)사상에 배치됩니다.   

알음알이는 오온의 하나이므로 괴로움의 성스러운 진리, 즉 오음성고(五陰盛苦)임을 철저히 알아야 하고, 통찰지는 팔정도의 정견과 정사유를 말하는 것이므로 닦아야 한다고 법의 사령관 사리뿟따 존자는 사자후를 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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