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식 추석차례 어떻게 지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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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식 추석차례 어떻게 지내나?”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09.23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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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쓰기부터 차례상 차리기, 차례절차 등 알아보기

 

불교식 명절차례의 기본지침

불교에서 지내는 차례는 조상영가를 위해 공양을 올려서 공덕을 쌓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여 깨달음을 얻도록 하며, 나아가 후손들에 대한 가호를 기원하는 데 그 의미가 있다. 
첫째, 차례의 대상은 기제의 경우 1대(제주의 부모)까지로 하고, 설날이나 추적 명절의 경우 2대까지 권장하지만, 집안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한다. 윗대 조상에 대한 기제사는 음력 7월 15일의 우란분절에 사찰에서 지내는 합동천도재로 대신한다.
둘째, 제주(祭主)는 남녀 구분없이 고인의 배우자와 자식을 중심으로 맡는다. 따라서 딸만 있을 경우 제주는 딸이 되며, 가족 간에 돌아가면서 차례를 지내는 것도 바람직하다.
셋째, 추석의 경우 차례 시간은 아침에 합설로 지내며, 차례의 소요시간은 20〜30분 정도가 적당하다.
넷째, 영가를 모실 영단에는 병풍을 펼쳐놓고, 고인의 영정과 위패는 제물을 모두 차린 뒤에 모신다. 위패의 표기는 ‘佛子(불자)-법명-이름-영가’의 순으로 쓰며, 영정은 밝은 표정의 사진을 택하는 것이 좋다. 법명이 없으면 ‘佛子(불자)-이름-영가’로 하며 한글로 써도 무방하다.
다섯째, 차례에는 모든 가족이 동참하며, 차례의 진행은 제주가 맡고 의식문을 준비한다. 목탁이나 죽비를 사용하면 좋다. 유교제사는 독축을 제외하면 발성 없이 침묵 속에서 진행되지만, 불교에서는 단계마다 염송을 하기 때문에 절차에 따른 의식문을 만들어 진행한다. 고인에게 절을 올릴 때는 3배를 한다.
여섯째, 상차림은 간소하게 준비한다. 먼저 육법공양물에 해당하는 향.초.꽃.차.과실.밥을 올리고, 기본 상차림으로 국, 3색 나물, 3색 과실을 갖춘다. 나물과 과실은 계절에 적합한 것을 올리고, 형편에 따라 떡.전.과자 등을 추가할 수 있다. 또 고인이 생전에 좋아하던 음식이나 집안전통에 따라 차려도 무방하다. 일반제사에서는 꽃을 올리지 않지만 불교에서는 꽃을 갖춤으로써 육법공양물을 완성하는 의미를 지니므로 계절에 나는 소박한 꽃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지방쓰는 법(예)

-남자인 경우: 행효(자)(녀)(손자)(손녀) 복위 선 엄부 순흥후인 법담 안 건 옥 영가(先 嚴父 順興后人 法談 安 建 玉 靈駕)
※ ( )안에는 영가와의 관계를 적는다.
-여자인 경우: 선 자모 여산유인 보리심 송 순 녀 영가(先 慈母 驪山孺人 菩提心 宋 順 女 靈駕)
불교식 차례상 진설법

차례상 첫줄은 과일과 과자, 둘째줄은 나물류와 식혜, 셋째줄은 채소 탕류(湯類), 넷째줄은 전(煎)과 송편, 차(茶), 다섯 번째줄은 밥(메) 갱(국)등의 순으로 진설한다

불교식 차례 절차

불교식 가정 명절 차례의 절차는 일반 차례 방식을 근간으로 하되, 불교에서 행하는 시식(施食)의 의미를 수용한다. 의례절차는 영가를 청하는 단계, 제수를 권하는 단계, 불법을 전하는 단계, 축원을 올리는 단계, 영가에게 편지를 보내는 단계, 영가를 보내는 단계, 제수를 음복하는 단계로 진행된다. 
거불(擧佛)
참석자들이 모두 영단 앞에 서서 합장하고, 제주가 삼보를 각기 불러 모시면서 그때마다 다함께 합장반배를 하면서 ‘나무상주시방불 나무상주시방법 나무상주시방승’을 칭명한다. 시방에 두루 계시는 삼보님께 가피를 구하는 것이다.
청혼(請魂)
거불이 끝나면 제주는 모두 꿇어앉도록 안내한 뒤 의식문을 염송하며 영가를 청한다. 꿇어앉은 상태에서 합장반배를 한다. 영가를 부르는 호칭은 ‘조상님이시여’로 하며, 제사대상이 윗대가 아닐 경우에는 ‘○○○ 영가시여’로 호칭한다. 상황에 따라 ‘아버님’ ‘어머님’ ‘부모님’이라고 호칭해도 되고 ‘할아버지’, ‘할머니’라고 해도 된다.
청혼이 끝나면 모두 일어나서 삼보와 영가를 향해 큰절로써 3배를 올린다. 기제사가 아닌 명절차례를 지낼 때도 위패는 여럿이지만 동일하게 ‘조상님이시여’로 함께 불러 모신 후 3배한다.
헌다(獻茶)
모두 일어난 상태에서 제주가 차를 올리고 밥그릇의 뚜껑을 연 다음 젓가락을 찬에 얹어 초헌에 해당하는 절차를 행한다. 이후 가족 중에서 몇 명이 차를 더 올리거나, 가족 모두 돌아가면서 차례로 차를 올려도 좋다.
한차례 차를 올리고 나면 밥에 숟가락을 꽂고 젓가락을 다른 음식 위에 올려놓은 뒤 다함께 3배를 한다. 그리고 합장하고 서서 함께 변식진언(變食眞言)을 3번 염송한다. 변식진언은 부처님의 가피로 공양물이 질적으로는 최상의 음식이 되게 하고, 양적으로는 온 우주 법계에 가득하도록 변화시키는 진언이다.
헌식(獻食)
헌다를 마치면 영가에게 공양을 권하고자 다함께 헌식소(獻食疏)를 염송한다. 제주 혼자 염송해도 좋으나 가능하면 많은 이들이 함께하는 것이 영가를 위해 더 큰 공덕이 된다. 이때는 합장한 자세로 앉아 염송한 후, 잠시 눈을 감고 2~3분 정도 조용히 기다린다.
공양을 마치면 진다(進茶)에 해당하는 절차를 진행한다. 즉, 국을 물리고 숭늉을 올린 다음 밥을 세 번에 나누어 물에 말아 숟가락을 담가 놓는다. 이때도 젓가락을 다른 반찬에 옮겨놓는다. 잠시 후 수저를 거두어 시접 위에 놓고 메 뚜껑을 닫고 나서 제주가 분향하고 마지막 차를 올린다.
독경(讀經)
영가에게 전하는 경전은 고인이 평소 좋아했던 경전이나, <금강경>, <아미타경> 등의 일부분을 정하여 염송한다. 시간을 고려하여 <법성게> 등 짧은 게송을 염송해도 좋을 것이다.
축원(祝願)
모두 합장하고 앉은 상태에서 제주는 축원문(祝願文)을 염송한다. 오늘 삼보를 모시고 영가에게 시식을 올리며 법문을 전한 작은 공덕으로, 조상영가뿐만 아니라 뭇 중생이 함께 성불하기를 기원한다.
편지 읽기
가족이 영가에게 쓴 편지를 읽는 시간을 갖는다. 가족 가운데 누가 편지를 쓸 것인지를 미리 정하여 진솔한 마음을 담아 진지하게 편지를 쓰도록 한다. 
봉송(奉送)
봉송은 영가에게 하직인사를 올리는 의식이다. 제주의 안내에 따라 모두 일어나서 3배로 봉송인사를 올린 후 제주가 봉송문을 염송한다.
이후 차례상의 음식을 거두고〔撤床〕, 떠도는 유주무주 고혼을 위해 상에 올린 음식을 조금씩 떼어 바깥에 내놓는 헌식(獻食)을 한다. 제주는 밖으로 나가서 고인을 위해 염불기도를 하며 종이로 만든 위패나 지방을 쓴 경우 이를 사른다.
음복(飮福)
차례를 마치고 나면 가족들이 둘러앉아 음복한다. 불교에서는 불보살님의 가피가 내린 제수는 단순한 음식에 그치지 않고 영가를 비롯한 모든 중생을 이끌어주는 감로의 법을 상징한다. 따라서 음복은 조상과의 교감을 의미하는 동시에 불보살님의 가르침을 나눈다는 뜻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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