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 뽑은『이띠웃따까』(Itivuttaka, 如是語經) (5) - 무명의 장애 경(It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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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 뽑은『이띠웃따까』(Itivuttaka, 如是語經) (5) - 무명의 장애 경(It1:14)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0.11.1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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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주석서』에서 전해지는 쿳줏따라(Khujjuttara)는 선천성 꼽추이자‘꼬삼비’나라의 사마와띠 왕비의 하녀였다. 이런 비천한 신분임에도 전생에 벽지불을 시봉한 공덕이 있어 부처님께서‘꼬삼비’도시에서 설법하신 112개의 경을 듣고, 수지하여 예류과를 증득하였음은 물론, 그 경들을 왕비와 시녀 500명에게 전달하여 그 여인들까지 예류과에 확립하게 함으로써 보살도를 실천하셨기에 부처님의 재세 시에‘청신녀 제자들의 모범이고 표준’이라는 칭찬을 받으신 님. 법의 창고지기인 아난다 존자를 포함한 500명의 아라한들이 빠알리 삼장 가운데 경장의 다섯 번째인『쿳다까 니까야』의 네 번째 경전으로 결집하여 2600여 년이 지난 오늘까지 전승된 이 경전의 정수를‘각묵’스님께서 정리하여 격 주간으로 30여 회 법문한다.
각묵 스님은 초기불전연구원 지도법사로 지난 30여년간 초기 불교의 교학과 수행체계를 널리 알리는 초기불전들을 한글로 옮기는 번역불사를 꾸준히 전개하며 불교의 현대화를 통한 불교교리의 대중화에 기여해 왔다. 1957년 밀양 출생으로 1979년 화엄사에서 도광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 수지, 1982년 자운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다. 부산대 수학교육과 3학년 재학 중 출가 7년간 제방선원에서 수행하였고, 1989년부터 10년간 인도로 유학(산스끄리뜨, 빠알리, 쁘라끄리뜨를 수학)하여, 인도 뿌나대학교 산스끄리뜨어과 석사과정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2년 대림 스님과 초기불전연구원을 설립하여, 팔리어 삼장을 번역하였으며, 조계종 교수아사리, 실상사 화림원 원장 등을 역임하였다.
각묵 스님은 초기불전연구원 지도법사로 지난 30여년간 초기 불교의 교학과 수행체계를 널리 알리는 초기불전들을 한글로 옮기는 번역불사를 꾸준히 전개하며 불교의 현대화를 통한 불교교리의 대중화에 기여해 왔다. 1957년 밀양 출생으로 1979년 화엄사에서 도광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 수지, 1982년 자운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다. 부산대 수학교육과 3학년 재학 중 출가 7년간 제방선원에서 수행하였고, 1989년부터 10년간 인도로 유학(산스끄리뜨, 빠알리, 쁘라끄리뜨를 수학)하여, 인도 뿌나대학교 산스끄리뜨어과 석사과정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2년 대림 스님과 초기불전연구원을 설립하여, 팔리어 삼장을 번역하였으며, 조계종 교수아사리, 실상사 화림원 원장 등을 역임하였다.

【경전】

1. 이것은 참으로 세존께서 말씀하신 것이니 아라한께서 말씀하신 것을 이처럼 저는 들었습니다.

  “비구들이여, 이것과 다른 어떤 단 하나의 장애도 나는 보지 못하였나니 이 장애에 덮여서 사람들은 오랜 세월 치달리고 윤회한다. 비구들이여, 그것은 이 무명의 장애이다. 비구들이여, 참으로 무명의 장애에 덮여서 사람들은 오랜 세월 치달리고 윤회한다.”

  이러한 뜻을 세존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2. 이 경에서 이것을 이렇게 ‘게송’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사람들이 이렇게 덮여서 
   낮과 밤을 윤회하나니
   그것은 어리석음에 덮인 것
   그 이외에 어떤 법도 없노라.
   어리석음을 버리고
   어둠의 무더기를 흩어버렸던
   그들은 다시 윤회하지 않나니
  그들에게 원인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뜻 또한 세존께서 말씀하셨으니 이처럼 저는 들었습니다.  


【해설】

법문을 하다보면 부처님께서는 윤회를 말씀하시지 않았다고 하는 재가불자들의 질문을 가끔 받는다. 그들이 부처님께서 윤회를 말씀하시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아마도 ‘무아인데, 누가 윤회하는가?’하는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 여겨진다. 
역자는 초기불전의 여러 곳에서 이미 윤회를 부정하는 주장들을 비판하였고, 『초기불교 이해』나『초기불교 입문』등의 불서에서 이 문제를 언급하였다. 여기서 다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힌두교의 재再 육화肉化와 불교의 재생再生은 구분이 되어야 한다. 불변하는 아뜨만(자아)이 있어서 금생에서 내생으로 ‘재 육화’하는 것이 힌두교의 윤회이다. 그래서 이것은 ‘자아의 윤회’라고 말할 수 있다. 다른 한편 금생의 흐름[相續, santati]이 내생으로 연결되어 다시 태어나는 것, 즉 재생(rebirth)이 불교의 윤회이다. 물론 아라한은 이러한 다시 태어남, 즉 재생과 윤회가 없다. 그리고 다시 태어남의 원인을 갈애(tanhā)로 들고 있고 초기불전에서는 갈애를 ‘재생을 하게 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불교의 윤회는 재생이요, 이것은 오온의 흐름이다. 요컨대 ‘무아의 윤회’이다. 
둘째, 그러면 불교의 윤회는 어떻게 설명되는가? 주석서의 도처에서는 “오온·12처·18계가 연속하고 끊임없이 전개되는 것을 윤회라 한다.”, 혹은 “윤회란 무더기 등이 끊임없이 전개되어 가는 연속이다.” 등으로 정의하고 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윤회는 오온의 찰나 생生 · 찰나 멸滅의 흐름인 것이다. 이처럼 불교의 윤회는 윤회의 주체가 없는 오온-12처-18계의 연기적 흐름을 윤회라고 멋지게 정의한다. 
셋째, 윤회의 원어는 삼사라(saṁsāra)인데, 문자적으로는 ‘함께(saṁ) 흘러가는 것(sāra),  함께 움직이는 것’이라는 뜻이다. 이것은 자아의 재 육화보다는 오히려 연기·무아적인 흐름에 가까운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무아(연기)와 윤회는 아무런 모순이 없다.
 여기서 ‘장애’라 함은 주석가에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유익한 법들을 일어나지 못하게 막고 이미 일어난 유익한 법들을 지속하지 못하게 막는 정신적 요인이라고 설명한다. 주석서에서는 이들이 천상의 길과 열반의 길을 방해하기 때문에 장애라 한다고 덧붙인다. 
 『초기 경』에서는 장애는 대부분 ‘다섯 가지 장애[五蓋], 즉 ① 감각적 쾌락에 대한 욕구의 장애, ② 악의의 장애, ③ 해태와 혼침의 장애, ④ 들뜸과 후회의 장애, ⑤ 의심의 장애로 정형화되어 있다. 『아비담마』에서는 여기에다 무명의 장애를 더하여 여섯 가지 장애로 정형화되어 있다. 
 ‘무명의 장애’는 초기 경의 여러 곳에서 단독으로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앙굿따라 니까야』 제1권 「존재 경」(A3:76)에 나타난 것을 인용하면 이렇다. “아난다여, 이처럼 업은 들판이고 알음알이는 씨앗이고 갈애는 수분이다. 중생들은 무명의 장애로 덮이고 갈애의 족쇄에 묶여서 저열한 욕계에서… 중간의 색계에서… 수승한 무색계에서…
알음알이를 확립한다. 이와 같이 내생에 다시 존재[再有]하게 된다. 아난다여, 이런 것이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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