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천 김대규 화백의 제주불교 화첩기행 [17] - 보목동 제지기오름 수행굴과 폐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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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천 김대규 화백의 제주불교 화첩기행 [17] - 보목동 제지기오름 수행굴과 폐사지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1.03.10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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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보목동 275-1번지. 보목동 바닷가에서 별장 옆으로 난 산책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암석 옆으로 조그만 길이 나 있다. 오름 위로 따라 가다보면 자연굴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스님들이 수행하던 굴로 알려져 있고, 보목동사 절은 지금의 어진이네 횟집에 있었다고 지역 주민들이 증언하고 있다. 일제강점기까지 초가로 지은 절이 있었지만, 화재로 인해 전소된 이후 다른 곳으로 옮겨갔다고 전해진다.  
보목동은 예로부터 불교와 관련된 지명과 설화가 많은 곳으로 유명하다. 지명은 보리수에서 파생된 ‘보목동’이며, 보목동의 동서를 가로지르는 옛길은 지금도 ‘보살길’이라 불린다. 보목동에 있는 ‘정술내’라는 큰 내는 스님들이 목욕을 하던 곳이라 해서 ‘중통’이라 불렸던 곳이다.
보목동 ‘제지기오름’은 ‘절오름’이라고도 일컫는다. 마을 주민들은 제지기오름을 사악(寺岳=절오름)이라고 부른다. 이밖에도 저즉악, 貯卽岳, 저좌기, 貯左只, 저적악, 儲積岳, 저좌지악, 貯左只嶽, 사악, 寺嶽, 제제기오름, 절오름, 저즈기오름, 제좌기오름, 저저기오름 등 음이 유사한 이름이 많다.
조면암질 화산암과 일부 화산쇄설성 퇴적층으로 구성되어 전체적인 모양은 용암원정구의 형태를 띠고 있으며 남사면은 매우 가팔라서 곳곳이 벼랑져 있다. 숲이 덮인 외관으로는 나타나지 않지만 안에 들면 곳곳에 바위가 서 있고 커다란 바위가 드러나 있다.
보목동 절터에 관해서는『서귀포시 지명유래집』에 ‘굴사’라는 호칭도 남아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보목동 ‘제지기오름’ 남쪽에 있는 등반로를 따라 올라간 곳에 위치하고 있는데 구전에 의하면 이 동굴은 1930-1940년 경에 한 승려가 수도를 행하였던 곳으로 40여 년 전에 없어졌다고 한다. 상단의 굴은 올라가는 길이 없어져서 올라갈 수 없고, 하단의 수행굴로 가는 길도 잡풀과 가시덤불이 우거져서 길이 거의 사라져 버려 접근이 쉽지 않다.
남사면 중턱의 바위굴(수행굴)은 꽤 커서 입구 쪽이 6-7미터, 깊이 5-6미터의 넓이에 천장 높이 최고 6미터 가량이며, 아치형으로 되어 있으며 남향이다. 밑으로는 가파르게 비탈져 풀과 나무가 우거지고 양옆으로도 벼랑바위가 우뚝우뚝하다. 굴 내부에는 덩굴식물이 벽과 바닥을 꽉 채우고 있다. 바닥면은 평평하고 흙으로 다져졌으며 안으로 들어갈수록 공간이 넓어진다. 형태는 밖에서 보면 사각형이나 안쪽에서 보면 반타원형에 해당한다.


(출전 : 고영철의 역사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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