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빠사나 길라잡이 [제3회 법문] 아비담마와 위빠사나의 관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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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빠사나 길라잡이 [제3회 법문] 아비담마와 위빠사나의 관계 1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1.04.14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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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지마 니까야의 주석서』는 세존께서 깨달음을 증득하신 뒤 초전법륜을 결심하기 전의 7×7=49일 동안에 하셨던 일을 자세히 적고 있습니다. 
세존께서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네 번째 칠일 동안 명상한 법이 아비담마(Abhidhamma)이고, 일체지를 갖춘 부처님에 의해서 증득되었고, 또 체계화되었다고『담마상가니法集論』의 주석서는 전하고 있습니다.
세존께서 성도하신 후 7년째 되던 해에 쌍신변을 나투시어 삼십삼천에 안거를 나러 가셔서 빠릿찻따까 나무 아래에 있는 붉은 대리석 위에 머무시면서 어머니 마하마야 부인과 일만의 세계에 있는 신들에게 아비담마를 설하셨는바,  석 달 동안 끊임없이 전개된 설법은 폭포수처럼 혹은 거꾸로 놓은 물 항아리에서 흘러내리는 물의 흐름처럼 빠르게 전개되어 끝이 없고 무량하였다고 합니다.
『맛지마 니까야』의「지복한 하룻밤 경」(M134)에는 세존께서 아비담마의 가르침을 석 달 동안 삼십삼천의 신들에게 설하셨다고 언급되어 있고, 법의 대장군 사리뿟따 존자(사리불)가 이 가르침을 세존에게서 직접 듣고 수지한 다음, 자신과 함께 머무는 오백의 비구들에게 설함으로써 2,600여 년의 장구한 세월이 흐른 뒤에도 우리에게 전승되고 있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반열반 하신 뒤부터 부처님의 직계제자들이 법을 진지하게 사유하고 분류하고 분석하고 체계화하여 불교의 밑줄기를 튼튼하게 한 불교가 바로 아비담마입니다. 문자적으로 아비담마는 ‘법에 대해서對法’, 혹은 ‘수승한 법勝法’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데, 부처님의 가르침의 핵심인 법을 연구하는 체계입니다.  
세존께서 깨달음을 성취하신 직후에도 스스로 깨달은 법을 의지해서 머물리라고 하셨고, 45년간 제자들에게 설법하실 때에도 법을 강조하셨으며, 반열반의 마지막 자리에서도 법이 그대들의 스승이 될 것이라는 유훈을 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입멸하신 후 두 달 뒤에 열린 1차대합송(일차 결집)에 참석한 500명의 아라한들은 율을 합송하여 율장(律藏, Vinaya-Pītaka)을 결집하였고, 법을 합송하여 경장(經藏, Sutta-Pītaka)을 결집하였고, 수승한 법을 표방하는 아비담마도 이때 논장(論藏, Abhidhamma-Pītaka)으로 결집되었다고 합니다. 
법을 존중하시는 부처님의 태도는 “법등명法燈明·법귀의法歸依”라는 가르침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왁깔리 경」(S22:87)에서 세존께서 “법을 보는 자는 부처를 보고 부처를 보는 자는 법을 본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대한불교 조계종의 소의경전인 「금강경」에도 이 경의 가르침이 그대로 계승되고 있습니다. “형색으로 나를 보거나[若以色見我] 음성으로 나를 찾으면[以音聲究我] 삿된 길을 걸을 뿐[是人行邪道] 여래를 볼 수 없나니[不能見如來] 마땅히 부처님을 법성으로 보라.[應觀佛法性]”
초기불전에서 담마dhamma를 다양한 의미로 쓰고 있는데 크게 둘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부처님의 가르침[佛敎, Buddha-sāsana]으로서의 법은 북방불교에서는 불법(佛法, Buddha-Dhamma)으로 이름 짓고, 서양학자들은 대문자로 Dhamma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교학과 수행, 두 가지가 있습니다. 교학으로서의 법은 5온·12처·18계·22근·4성제·12연기의 여섯 가지 주제로 집약되고, 수행으로서의 법은 37가지 깨달음의 편에 있는 법들菩提分法으로 정리되고, 이것은 다시 계정혜 삼학三學과 사마타止와 위빠사나觀 등으로 체계화됩니다. 초기불교에서 법은 이런 의미로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둘째> 존재하는 모든 것을 뜻하는 법은 일체법(一切法, sabbe-dhammā)으로 불리는 것인데, 서양학자들은 소문자로 dhamma로 표기합니다. 
불법과 일체법은 표현상의 차이일 뿐이고 그 내용은 동일합니다. 『금강경』(제17품)에서도 “일체법이 모두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一切法 皆是佛法”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부처님의 가르침이 바로 법이요, 이것은 존재하는 모든 것, 즉 일체법을 밝힌 것입니다. 
아비담마(아비달마)에서는 일체 존재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로 ‘더 이상 분해할 수 없는 자기 고유의 성질을 가진 것’이라는 기준으로 분석하고 분류하여 법을 표준화하고 있습니다. 
최소 단위로서의 법은 궁극적 실재, 혹은 구경법(빠라맛따 담마, paramattha dhamma)라고 부릅니다. 일체의 존재를 최소의 단위로 분해하고 분석하고 해체하여 ‘나’라고 주장할 수 있는 궁극적 존재가 없다고 가르치는 것이 아비담마입니다. 
「상좌부 아비담마」에서는 존재하는 모든 것을 고유 성질의 차이에 따라 유위법有爲法인 마음[心, citta], 마음부수[心所, cetasikā], 물질[色,rǔpa]의 세 가지와 무위법無爲法인 열반[涅槃,nibbāna]의 4위(범주)로 구분하고, 나아가 마음부수 52가지와 물질 28가지로 세분하여 총 82구경법들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고유성질을 가진다고 해서 법들이라 한다.’는 말은 무슨 뜻입니까?
고유성질[자성, sabhāva] 혹은 개별적 특징[자상, sabhāva-lakkhana]라는 표현은 아비담마(아비달마)뿐만 아니라 반야중관이나 유식 등과 같은 후대의 불교들도 법들을 구분하고 분류하는 기본 방법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탐욕과 성냄은 서로 다른 법이라는 것입니다. 탐욕은 대상을 거머쥐는 특징을 가지고 있고, 성냄은 잔인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탐욕은 대상을 끌어당기는 성질이 있고, 성냄은 대상을 밀쳐내는 성질이 있어서 각각의 고유성질이 다르다는 말입니다. 
초기경전에서 부처님께서는 항상 존재나 개인을 오온五蘊으로 해체해서 설하셨습니다. 물질의 무더기色蘊, 느낌의 무더기受蘊, 인식의 무더기想蘊, 형성의 무더기行蘊, 알음알이의 무더기識薀, 즉 다섯 가지 법온法蘊이 그것입니다. 
색온色蘊은 물질이고, 식온識薀은 마음이고, 수온受蘊ㆍ상온想蘊ㆍ행온行蘊은 마음부수心所에 속하므로 결국 오온은 유위법이라는 것입니다.
경장 4부 니까야(장부·중부·상응부·증지부)의 종합적 주석서인 『청정도론』에서는 보다 상세하게 특징과 역할과 일어남과 가까운 원인, 4가지로 법들의 고유성질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sati 행자의 복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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