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관음사 4·3 유적, 국가지정문화재 시급하다
상태바
사설 - 관음사 4·3 유적, 국가지정문화재 시급하다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1.04.28 11: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 관음사는 4.3당시 치열한 격전지였다. 그래서 수난의 역사가 고스란히 스며있는 비극의 현장이다. 지난 4월 24일, 제주불교4.3희생자추모사업회는 제주특별자치도청 4.3지원과 유적관리팀, 도의회 4.3특위, 제주연구원과 함께 관음사 주변의 4.3유적을 탐사했다. 이번 탐사는 관음사 주변의 4.3유적에 대한 국가지정문화재화의 일환으로 진행된 발걸음이었다. 현재 4·3관련 유적지들은 제주의 급속한 개발로 인해 점차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관음사 주변에도 무장대, 토벌대의 초소들, 군숙영지, 피난민들의 삶의 터전들은 곳곳에 남아있지만, 문화재로서의 체계적인 보존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제주도민은 물론, 대한민국 역사에서 참담한 비극의 무대인 4.3 현장을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지난 시절이 존재했지만, 과연 4.3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비극으로만 기억되어야 할까? 무장대, 토벌대의 격전지이자, 제주도민들의 피난터였던 관음사 일대는 비참한 학살과 참혹한 시련의 전장이지만, 동시에 국민을 지키고 생존을 돌보아야 할 국가권력이 도리어 학살자가 되어 인본을 유린했던 반역의 세월을 상기시키는 살아있는 역사의 기치이기도 하다. 
더구나 4·3유적에서 드러나는 민초들의 흔적은 이들이 자연, 제주의 각종 구조물들을 지혜롭게 이용하며 삶을 이어갔음을 보여 주고 있다. 그리고 4·3 이후 먹고 살기 위해 도민들은 숯을 만들어 억척스럽게 삶을 이어가기도 했다. 국가권력이 짓밟고 심지어 생명을 앗아가는 처절한 시대속에서 사람들은 삶을 영위했고, 결국 상처를 딛고 일어서서 오늘의 제주도를 평화의 섬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동안 관음사 4.3유적은 여러차례의 현장 답사를 통해 상당부분 유적이 확인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더 이상 역사의 유적이 훼손되기 전에 비록 거대한 구조물이 온존된 것은 아니지만, 역사적 중요성과 사실(史實)의 거대함을 고려하여 문화재로 지정하여 민초들의 그 질긴 이야기를 제대로 남겨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