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하스님의 법구경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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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하스님의 법구경 (150)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1.04.28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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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뼈로써 성곽을 이루고
살과 피로 포장이 되었다
그 안에 늙음과 죽음
자만과 거짓이 도사리고 있다
- 장로니 자나빠다깔리야니 루빠난다 이야기 -

 

* 부처님께서 사위성의 기원정사에 머물고 계실 때 자나빠다깔리야니 루빠난다와 연관된 게송을 들려주시다. 

자나빠다깔리야니 공주는 부처님의 이모인 고타미의 딸이다. (부처님의 이복동생)
그녀는 아름다운 용모로 루빠난다라고 불렸다. 그녀는 부처님의 사촌인 난다와 결혼했다. 
어느 날 루빠난다는 곰곰히 생각하기를 “나의 큰 오빠는 전륜성왕이 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출가하여 부처님이 되었고, 그분의 아들 라훌라와 내 남편이었던 난다도 출가하여 수행자가 되었다. 어머니 고타미 역시 출가하여 비구니가 되었고 나 홀로 여기에 있네!”
그렇게 혼자 말을 하고 그녀는 정사로 가서 출가했다. 그러나 그녀는 신심에 의해서가 아니라 홀로 남아 외로웠기에 다른 가족들을 따라 출가한 것이다.
루빠난다는 다른 이들에게서 부처님께서는 늘상 오온은 “항상하지 않음”, “실체가 없음 ”, “괴로움”이라는 법문을 하신다고 들었다. 해서 그녀는 부처님께서 자신을 보신다면 자신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비난하듯이 말씀하실 것이란 생각에 부처님 뵙는 일을 피했다. 그러나 다른 비구니들은 법문을 듣고 와서는 부처님을 칭송하자 그녀도 법문을 들으러 가기로 했다. 
법문 자리에서 부처님께서는 루빠난다를 보시고 “가시는 가시로만 뺄 수 있다. 루빠난다는 자신의 몸에 집착하고, 자신의 미모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으니 내가 미모로 그녀의 자만심과 집착을 없애 주리라.”라고 생각하셨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신통력으로 열여섯 살의 아름다운 소녀를 만들어 당신 옆에 앉아 부채질을 하게 하셨다. 
소녀는 부처님과 루빠난다에게만 보였다. 루빠난다가 그 소녀를 보았을 때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자신과 소녀를 비교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자신은 늙고, 못생신 까마귀와 같고 소녀는 하얀 백조와 같음을.
루빠난다는 소녀를 바라보다 자신이 소녀를 좋아하고 있음을 알았다. 그리고 다시 소녀를 바라보자 소녀는 놀랍게도 스무 살 정도로 되었고, 다시, 또 다시 소녀는 점점 늙어갔다. 그렇게 소녀에서 여인으로, 중년의 모습으로 마침내 아주 늙은 노파가 되었다. 
루빠난다는 새로운 모습이 떠오르면 예전의 모습은 사라짐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소녀는 계속 모습이 변하다가 점점 몸도 사그러들어 마침내 몸을 가눌 수 없게 되어 자신이 배설한 똥과 오줌에 구르다가 마침내 죽고, 그 몸은 부풀어 오르고 고름이 나오고 몸의 아홉 구멍에서 구더기가 나왔다. 
그러자 까마귀와 독수리가 시체를 채가려 하자 그 모든 것을 보고 루빠난다는 탄식했다. 
“이 소녀가 늙어지고, 노쇠하고 마침내 내 눈 앞에서 죽었다. 마찬가지로 내 몸 또한 늙고, 쇠하겠구나. 나도 병들고 죽겠구나.”
그녀는 그렇게 오온이 무상하고 실체가 없음을 깨달았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무상·고·무아에 대해 설법하셨고 루빠난다는 예류과를 성취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게송을 들려 주셨고 게송을 들은 후 루빠난다는 아라한과를 성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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