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방 선생의 간다라 불교미술 - 영기화생론의 세계 ⑤ “만물생성의 근원 - 영화된 보주를 이해하면 불화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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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방 선생의 간다라 불교미술 - 영기화생론의 세계 ⑤ “만물생성의 근원 - 영화된 보주를 이해하면 불화가 보인다”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1.04.2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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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사학의 대가 강우방 선생의“불교미술 - 영기화생론의 세계”를 새롭게 연재합니다. 강우방 선생은, 인류가 진리의 이르는 길을 위한 사유체계가‘문자언어’에 의한 것과‘조형언어’에 의한 것으로 이어져 내려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궁극의 진리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워 인류는 수 만 년을 조형언어를 통해 인류의 상징체계를 확립해 왔다고 강조하면서, 평생의 미술사학 연구를 통해 홀연히 깨달은 영기화생론의 체득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에 진리에 이르는 핵심 진리로서의‘조형언어’의 세계를 독자 여러분에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 편집자
강우방 세계조형사상연구원장1941년 만주 안동(단동)에서 태어나 서울대 독문과, 고고인류학과를 수학하고 교토와 도쿄 국립박물관에서 동양미술사 연수 및 미국 하버드대학교 미술사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그 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 국립경주박물관장 및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를 역임했다. 교직에서 물러난 후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을 설립해 세계조형예술의 비밀을 풀어가고 있으며, ‘영기화생론’을 정립해 조형언어를 통한 진리의 경지에 이른 후 그 연구 성과를 후학들에게 전하고 있다. 주요 저술로 ‘민화’, ‘한국미술의 탄생’, ‘수월관음의 탄생’, ‘원융과 조화-한국고대조각사의 원리1’, ‘법공과 장엄-한국고대조각사의 원리2’, ‘한국불교조각의 흐름’, ‘감로탱(공저)’, ‘미의 순례(에세이집)’, ‘미술과 역사 사이에서’, ‘한국미술, 그 분출하는 생명력’, ‘어느 미술사가의 편지’ 등이 있다.
강우방 세계조형사상연구원장1941년 만주 안동(단동)에서 태어나 서울대 독문과, 고고인류학과를 수학하고 교토와 도쿄 국립박물관에서 동양미술사 연수 및 미국 하버드대학교 미술사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그 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 국립경주박물관장 및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를 역임했다. 교직에서 물러난 후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을 설립해 세계조형예술의 비밀을 풀어가고 있으며, ‘영기화생론’을 정립해 조형언어를 통한 진리의 경지에 이른 후 그 연구 성과를 후학들에게 전하고 있다. 주요 저술로 ‘민화’, ‘한국미술의 탄생’, ‘수월관음의 탄생’, ‘원융과 조화-한국고대조각사의 원리1’, ‘법공과 장엄-한국고대조각사의 원리2’, ‘한국불교조각의 흐름’, ‘감로탱(공저)’, ‘미의 순례(에세이집)’, ‘미술과 역사 사이에서’, ‘한국미술, 그 분출하는 생명력’, ‘어느 미술사가의 편지’ 등이 있다.

여래는 원래 출가할 때 삭발하므로 정각을 이루어도 삭발한 상태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머리카락이 길게 물결치며 끈으로 매어 상투를 튼 모습일까? 이상하지 않은가? 그리스의 신상이나 초상 조각을 보면 이런 헤어스타일은 없을 뿐더러 머리칼의 표현이 전혀 다르다. 그런데 서양 학자들은 조형을 자세히 보지도 않고서 머리칼이 곱슬머리이니까 그리스 영

 

향이라고 말하고, 심지어 아폴론 상을 모델로 불상을 만들었다는 주장도 하며 많은 사람이 그 설을 믿고 따르고 있다. 불상의 머리칼은 왜 있으며 정수리의 둥근 모양은 무엇인가? 머리칼은 무엇을 표상하는가? 간다라 불상의 머리칼 표현 방법은 모두 다른데 왜 그럴까?
머리칼은 생명력의 원천 또는 고귀함을 표상으로 삼는다. 그래서 불상 조각보다는 불상 회화를 보면, 머리칼은 봉긋봉긋하게 표한하여 각기 제1영기싹을 내포하고 있거나, 보주로 표현하기도 한다. 콧수염은 제1영기싹 모양으로 표현하고, 턱수염은 역시 제1영기싹 모양으로 표현하여 털을 모두 영화(靈化)시켰다. 도르르 말린 형태를 필자는 만물생성의 근원인 ’제1영기싹(第一靈氣싹)라 부르기로 하고 그것에 대해서는 추후 자세히 다룰 것이다. 조각상에서는 대개 돌기나 둥근 모양으로 그리고 소용돌이 모양으로 표현했는데, 모두가 보주(寶珠)의 다양한 변주들이다. 필자가 온 세계의 조형들을 연구하면서 보주의 실체를 파악하는데 15년, 아니 평생 걸렸다고 하면 무슨 말인지 영문을 모를 것이다. 그러나 지금도 보주가 무엇인지 알아가는 중이다. 보주는 글을 읽는 동안 서서히 인식될 것이다. 
그런데 간다라 불상에는 과도기적 양식이 없이 처음부터 거의 완벽한 형식이 갖추어 진다. 그런데 일본 소학관(小學錧)에서 펴낸『세계미술전집-인도편 제13, 14권, 인도편』에는 간다라 불상이 한 점도 없다. 중앙아시아편의 미술품을 보면 그 지역에서 만들어진 그리스 작품 몇 점만 싣고 바로 간다라 불상이 나타난다. 서양 및 일본의 세계 미술에 대한 개념을 넉넉히 파악할 수 있다. 간다라든 마투라든 인도 내에서의 불상은 인도 미술의 전개 맥락에서 파악해야지 서양 미술의 맥락 속에서 파악한다는 것은 간다라 불상의 실체를 전혀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의 불화 전공자들은 고려나 조선 불화에 보이는 여래와 보살의 머리칼을 아직도 현실에서 보는 머리칼이나 수염으로 본다. 현대인들은 현실의 세계만을 의식하기 때문이다. 영화된 세계를 필자가 비로소 밝혔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조형 예술의 세계는 영화된 세계이므로 현실에서 본 것을 빗대어 설명하면 그 일체가 오류가 되어 버린다. 그 오류를 세계의 모든 학자가 반복하여 쓰고 있으며, 학생들은 그 오류를 오류인줄 모른 채 받아들여 논문을 작성하므로 ‘세계의 미술사학 연구의 역사는 오류의 축적의 연구의 역사’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독자들은 지금까지 배운 지식을 일단 접어 두어야 할 것이다. 고려와 조선 불화에 보이는 여래와 보살의 얼굴에서 머리칼은 머리칼이나 수염이 아니라 여래와 보살의 얼굴에서 발산하는 기운을 형상화한 것이다. 그런 일체의 조형들을 포괄하는 각기 다른 수많은 무늬들을 필자는 ‘영기문(靈氣文)’이라 이름 지었다 그 불화에 표현된 코밑수염과 턱수염들도 털로 인식하고 있으나 모두가 제1영기싹 영기문으로 변형시키고 있다. 그러므로 그 밖의 모근 털을 영화시켜 제1영기싹으로 표현하고 있다. 사자의 털도 제1영기싹 영기문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어떤 학자들은 ‘갈기’라고 말한다. 여래나 보살은 현실적 인간이 아니듯, 사자도 영화된 동물, 즉 영수(靈獸)라고 말해서 현실의 사자와 구별해야 한다. 그러므로 동서양의 사자는 모두 영수(靈獸)여서 용(龍)의 속성을 지니고 있으나, 용의 실체를 아는 학자들이 없으니 영수의 실체도 알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직설적으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을 양해 바란다.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아시리아실 입구에는 인간 얼굴에 날개를 단 황소가 두 마리가 지키고 있다. 서양학자들은 황소라 말하지만 현실에서 보는 황소와는 전혀 달라 영화시킨 다른 차원의 존재인 것을 알지 못한다. 물론 시기는 매우 이르지만 특히 메소포타미아 문화에서 인간이나 영수에서 영화시킨 털 조형을 중시했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런 전통이 그리스와 로마와 인도로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지만, 직접 영향을 주지 않았더라도 고대 문명의 공통적 발생설을 주장해도 좋을 만큼 머리칼과 수염의 표현 방법은 현재에 이르도록 변하지 않고 있다. 즉 그 당시의 중국이나 인도나 그리스에서도 같은 조형들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런 표현의 상호 영향 관계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런 소용돌이 모양이 무엇을 상징하는지가 중요하다. 놀랍게도 현대인들은 아직도 영기문을 털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루브르박물관에서 제1영기싹들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 세계 모든 곳에서도 동시 발생적으로 나타나 정착하기까지 각각 다른 길로 가고 있음으로 알고 나서부터는 그 조형에 더욱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또한 그 조형은 보주와 뗄 수 없는 관계에 있고 어쩌면 인류 문명의 가장 중요한 문제를 풀어내는 과정에서 그러한 조형들을 영기문으로 인식하게 된 매우 중요한 열쇠라고 확신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그 소용돌이 조형과 보주의 문제를 풀어낸 학자는 동서고금에 없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필자는 소용돌이라는 현상적 용어는 그 참된 상징을 오히려 읽지 못하게 하는 옳지 못한 용어라고 생각하여 버리기로 하고 “제1영기싹”이라고 이름 짓고, 그 제1영기싹을 삼차원적 형태를 띠면 우리가 흔히 부르는 ‘곡옥(曲玉)’이라고 부르는 조형이 생겨나는데, 그 조형이 무엇을 가리키는가를 논증하며 논문을 쓴 적이 있다. 곡옥이란 말은 용어가 될 수 없다. 그러나 ‘제1영기싹’이란 용어는 만물생성의 근원이라는 것을 알아내어 그 조형을 시발점으로 하여 무한한 조형적 전개가 가능하다. 이 용어는 그 동안 동서양 학자들이 지나쳤던 중대한 조형들을 풀어내고 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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