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호 시인이 들려주는 내 마음을 젖게 하는 시 "시인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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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호 시인이 들려주는 내 마음을 젖게 하는 시 "시인학교"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1.05.06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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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학교 -김종삼 (1921~1984)]

공고(公告)

오늘 강사진

음악 부문 모리스 라벨
미술 부문 폴 세잔느
시 부문 에즈라 파운드

모두 결강.

김관식, 쌍놈의 새끼들이라고 소리지름.
지참한 막걸리를 먹음.
교실내에 쌓인 두터운 먼지가 다정스러움.
김소월
김수영 휴학계

전봉래
김종삼
한 귀퉁이에 서서 조심스럽게 소주를 나눔.
브란덴브르그 협주곡 제5번을 기다리고 있음.

교사
아름다운 레바논 골짜기에 있음.
오영호 시조시인
오영호 시조시인

김종삼 시인은 황해도 은율에서 태어났다. 1953년 「신세계」에 ’원점을 발표하면서 시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시뿐만 아니라 고전음악에도 조예가 깊었다. 그래서인지 명동의 유명한 음악감상실 ‘돌체’를 자기 집처럼 여길 정도로 늘 머물렀다. 그리고 인사동에 처음 문을 연 ‘시인학교’는 가난한 시인들의 쉼터였는데 여기에도 쉼 없이 드나들었다. 김 시인은 영원한 보헤미안이자 무산자(無産者)였다. 윗 시는 시적 화자의 이상형을 그리고 있다. 등장하는 시인 중에서도 좋아하는 시인들만 등장시켰다. 강사들 역시 그가 좋아하는 세계적인 예술가들만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여기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뭘까? 천재성과 비극성이다. 어느 평론가는 ‘김 시인은 이러한 불우한 천재 시인들과 나란히 위치함으로써 자신의 불우한 처지를 자위하고자 해서 이 시를 썼다. 또한 자신의 가치를 몰라주는 무지한 세상 사람들을 비웃는 냉소를 담고 있기도 하다.’고 평했다. 늘 시와 음악, 소주를 마시다 세상을 떠난 사람. 그가 꿈꾸는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1950년대를 살다 간 기인 중 한 사람이었음을 알게 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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