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선화 선시 禪畵 禪詩 - 그 아이, 혜력수 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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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선화 선시 禪畵 禪詩 - 그 아이, 혜력수 보살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1.05.06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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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땅이 모든 종자를 머금어
촉촉한 비를 만나면 모두 다 싹을 틔운다.
삼매의 꽃은 모습이 없는데
무엇이 무너지며 무엇이 이루어지랴.
그림 : 고다예(아라초등학교 3학년)
그림 : 고다예(아라초등학교 3학년)

 

드론이 하늘을 날아다니고, 무인자동차와 인공지능 로봇이 심심치 않게 텔레비전 뉴스에 등장하고, 일상 생활용품들이 사물인터넷으로 연결되어가고 있는 요즈음, 직지심경을 읽다가 남악회양 스님의 선시를 만났어. 
 내가 어렸을 때 선생님이 미래세계를 상상해서 그려보라고 하면 우리들은 이런 그림을 그렸어. 버튼을 누르면 밥이 나오고, 떡도 나오고, 어디를 가고 싶으면 순식간에 갈 수 있고, 로봇이 이 일 저 일 척척 해주고……. 이런 그림들을 공상화나 상상화라고 불렀지. 그 당시에는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단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뿌려놓았던 생각들은 현실이 되었어. 실제로 많은 과학 발명품들이 어린이들의 상상화에서 나왔다는 얘기 들어봤을 거야. 너희가 어른이 되고 내가 할머니가 되었을 때는 또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기대가 돼. 이렇게 우리들 생각의 씨가 꽃을 피워 물질세계를 만들어 내었듯이 이제는 마음세계를 한번 봐야 될 것 같아. 과연 더 자유롭고, 평화롭고, 아름다워졌는지 말이야.
 문득 그 아이가 생각나. 초등학교 4~5학년 쯤 되는 여자 친구였는데 신심이 상당히 깊어보였어. 어린이 법회에 꼭 참석하는 것은 기본이고, 부모님 생일 선물로 꼭 불교용품을 준비한다고 해. 거기까지는 자연스러운지도 몰라. 그런데  불자가 아닌 친구의 생일파티에 초대받아가면서도 합장주를 사러 왔어. 불교에 대한 거부감이 없도록 누가 봐도 편안하면서도 불교의 진리가 담겨있는 것으로 고르는 감각이 보통이 아니었어. 언젠가 그 친구들도 부처님과 인연이 닿도록 마음의 씨앗을 뿌리고 있는 그 아이를 보면서 키는 작아도 정말 큰 몸을 가진 어린이구나 싶었어. 하도 기특해서 이름을 물어보니 법명으로 대답해. 혜력수래. 그래서 “오호, 혜력수 보살님이시구나.” 했더니 쑥스러운지 살짝 웃어. 그 어린 보살은 보살의 의미를 알고 있나봐. 
 너희들은 알고 있니? 보살은 사람 가운데 보석이야. 혜력수 보살같이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으로 꾸며진 세상은 또 얼마나 아름답겠니?  
              / 글 : 김희정(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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