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안거수행으로 생사 일대사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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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안거수행으로 생사 일대사 해결해야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3.06.07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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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묘년 하안거가 전국 100여 곳 선원, 2000여 수좌 스님들이 동참한 가운데 6월 3일 결제식과 동시에 석 달간의 용맹정진에 돌입했다. 조계종 제23교구 본사 관음사와 서귀포 남국선원 등에서도 사부대중들이 백중일인 8월30일(수)까지 부처님의 말씀에 따라 청정수행과 기도 정진한다.

안거는 겨울철 3개월(음력 10월15일~이듬해 1월15일)과 여름철 3개월(음력 4월15일~7월15일)마다 스님들이 한곳에 모여 외출을 삼가고 참선 수행에 전념하는 불교 전통의 수행법이다.
하안거는 고대 인도의 장마철과 관련해 생겨난 수행문화이다. 인도에서는 여름 몬순기에 접어들면 많은 비가 내려, 수행자들은 석 달간 승원이나 동굴 등에 머물며 수행에만 전념했다. 

<사분율>에 따르면 세존께서 이르시길 “비구들이여, 적당한 곳을 골라 안거하라. 수행에 장애되는 일이 있으면 곧 떠나라. 안거를 약속하고 지키지 않거나, 안거 중 까닭 없이 떠나거나 대중화합을 깨뜨리거나 허락된 출타기간을 넘기면 법랍으로 인정하지 않느니라.” 고 하셨다.

조계종의 수행가풍은 간화선이다. 선가구감에서는 간화선 수행에 있어서는 대신근(大信根), 대분지(大憤志), 대의정(大疑情)의 세 가지를 필수적인 요소로 언급하고 있다. 이것은 솥의 세발과 같아서 이 셋이 튼튼하게 갖추어지지 않으면 결코 화두는 타파될 수 없고 견성이란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초심자, 신참 수좌들에게는 간화선이 매우 어렵다고 한다. 화두에 대한 의심은커녕 혼침과 졸음, 번뇌와 망상이 들끓어 화두가 성성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눈 밝은 스승을 찾아뵙고 지도를 받아야 한다.

화두공부에는 자성청정심과 선지식을 믿는 심리현상[信], 분발하는 심리현상[精進], 화두를 챙기는 심리현상[念], 고요함[定], 분별 경계를 뛰어넘는 심리현상[慧]의 다섯 가지가 갖추어져야 한다. 
이는 초기불교의 수행법인 37보리분법에 속하는 오근(五根), 오력(五力)과 일맥상통한다. 간화선도 불교수행법인 이상 부처님의 가르침 특히 초기불전에서 그 이론적인 출처를 찾아야 하겠다. 

화두가 과거의 선문답에 한정된다면 이는 활구(活句)가 아닌 사구(死句)일 뿐이다. 화두는 지금·여기에서 인간의 본성에 관해 절실하게 의심하고 참구하는 실존적인 자기 문제에 한정돼야 한다. 왜냐하면 어떤 수행론도 수행자 각자가 처한 현재에서 어떤 유익함을 주지 못한다면 유용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재가불자들도 화두를 챙기지 않아서 범부로 머물고 있을 뿐, 할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다. 출가수행자들을 본받아 믿음과 분발심과 큰 의심을 일으켜 내 삶의 화두를 풀어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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