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안거 시 하루 세 번 반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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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안거 시 하루 세 번 반조해야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23.06.2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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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일부터 백중일인 8월30일까지 전국의 선원에서는 2000여 수좌 스님들이 하안거 수행중이다. 안거는 스님들이 한곳에 모여 외출을 삼가고 참선 수행에 전념하는 불교 전통의 수행법이다.
산문을 닫고 좌선한다고 화두가 풀리는 것이 아니라 자기 밖의 욕망을 향하는 마음을 자기 내면으로 돌이켜 자성, 불성을 직관해야만 참된 참선의 길이 것이다. 
임제 선사는 말한다. “스스로 돌이켜 비추어 보라. 다른데서 구하지 말지니, 그대 몸과 마음이 조사님이며 부처님과 한 치도 다르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라고. 
선종에서는 이 가르침을 회광반조(回光返照)라 한다. 스님들이 출가한 뒤 은사스님이나 구참 스님으로부터 많이 듣는 가르침으로 재가불자들도 귀에 익숙하다. 
반조에 대한 가르침은 초기불전과 주석서 문헌들에서도 많이 등장한다. 그 가운데서 <끊임없이 반조해야 함 경>(A10:48)에는 출가자들이 스스로 반조하고 경책해야 하는 열 가지 명구가 있다. 그 중에서 출가자는 탁발 수행하는 걸사(乞士)라는 것과 신구의 3업을 단속하고 삼매를 닦고 반야를 개발해 중생들의 행복을 위해서 모든 것을 바치는 존재임을 유념하라고 한다. 
붓다고사 스님은 <대념처경>(D22)설명하면서 “도를 닦는 자는 누구나 비구라고 부른다.”라고 강조한다. 그러므로 안거수행은 출가한 비구, 비구니, 사미, 사미니 스님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께서 제시하신 궁극적 행복을 실현하기 위해서 정진하는 사부대중 모두에게 해당된다.  
재가불자들도 화두를 챙기지 않아서 범부로 머물고 있을 뿐, 할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다. 재가에 머물며 자신의 욕심에 끌려 세상을 온전히 바라보지 못하다가 죽을 때가 임박하여 온전한 정신으로 지나온 자기 일생을 돌아보며 반성한다면 너무 늦은 것이다.
업의 가르침은 불교의 골격이다. “업이 바로 나의 주인이고, 나는 업의 상속자이고, 업에서 태어났고, 업이 나의 권속이고, 업이 나의 의지 처이다. 좋은 업이건 나쁜 업이건 업을 지으면 나는 그것의 상속자가 될 것이다.”라고 하루 세 번 반조하면서
안거를 성공리에 마무리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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