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하 스님이 전하는 aaaaa낭의 소리aaaaa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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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하 스님이 전하는 aaaaa낭의 소리aaaaa <2>
  • 고관사 제하 스님
  • 승인 2009.02.0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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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기우는 쪽으로 넘어진다


부처님께서 까삘라왓투의 니그로다 숲에 계실 때, 어느 날 마하나마가 부처님께 “만약 미친 코끼리나 달리는 수레, 또는 미친 말이 달려와 저에게 부딪히면 평소에 염불하던 마음을 잃어버리고 말 것인데 그렇게 되면 죽어서 어디에 태어나게 되며, 어떤 과보를 받게 되나이까?”하고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길 “네가 비록 그런 때를 당한다고 해도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느니라. 비유하자면 큰 나무가 처음 자랄 때부터 동쪽으로 기울어 자라왔다면 누가 갑자기 나무를 베어버린다고 하더라도 그 나무는 반드시 동쪽을 향해서만 넘어질 것이다. 너 또한 그와 같아서 오랫동안 선행을 닦았으니 어느 순간 염불을 잊었다고 하여 삼악도에 떨어져 나쁜 과보를 받는 일은 없을 것이니라.”-잡아함경 제33 : 930경



바람에 거슬리지 않고 바람결 따라 누운 나무.

제주의 해안마을이나 바다가 보이는 나지막한 언덕에서 자주 만난다.

거기에서는 순한 나무의 성정보다 더 강한 힘을 본다. 힘이 없어 바람 따라 구부러진 것이 결코 아니라 굳센 의지로 바람과 함께 했음을 알 수 있다.

마주하는 사람이나 일어나는 일들을 이해하고 용납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내 목소리를 내지 않고 묵묵히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지내는 일은 대항하고 소리 높여 주장하는 일보다 더 강한 힘이 필요한 일이다.

그러기에 바람 부는 방향으로 온 몸을 돌려 바람과 함께 하는 일은 바로 수행이다. 강한 자신감과 굳센 의지가 없으면 할 수 없는 수행이다.

수순(隨順)보살의 행이다.

부처님 쪽으로 기우는 일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바르게 알고 이해하고 실천하는 부처님 흉내내기는 부처님 쪽으로 기우는 길이다. 행불(行佛)의 아름다운 실천이다.

부처님 당신께서 행하신 대로 따라 하다보면, 부처님 쪽으로 기울다 보면 언젠가, 아름다운 시절인연이 도래 했을 때 문득 우리도 한 송이 꽃으로 피어 날 것이다.

내 안의 숨어 있던 불성이 부처 꽃으로 황홀하게 피어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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