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인터뷰-40년의 경찰 인생 회향하는 오영기 씨의 인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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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인터뷰-40년의 경찰 인생 회향하는 오영기 씨의 인생 이야기
  • /이병철 기자
  • 승인 2012.07.11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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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에 바쳤던 몸, 이제 아내에게 바칠 시간”


급변하는 환경 속에 변화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조급함 때문에 인연의 소중함을 얼마나 잃어버리고 살아간다. 언제 그랬냐는 듯 소중한 것의 소중함을 잊고 사는 가운데 본지는 지령 800호를 맞아 오영기 전 제주경찰불교회장의 40여 년의 경찰 생활을 통해 우리 인생의 소중한 가치는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지난 9일 오영기 회장을 사려니 숲에서 만났다. <편집자 주>



   
 
  특집 인터뷰-40년의 경찰 인생 회향하는 오영기 씨의 인생 이야기  
 
“경찰 36년 동안 주말도 없이 ‘국가에 바친 몸’이었기 때문에 그동안 소홀했던 아내에게, 자식들에게 이제야 가족들에게 빚을 갚으라고 부처님이 이 친구를 저에게 보내셨구나 생각했습니다.”

지난달 26일 오영기(전 제주경찰불교회장) 제주지방경찰청 보안과장이 36년간의 경찰 생활을 회향하는 명예퇴직을 했다. 경찰의 꽃이라는 ‘총경’이라는 꿈을 향해 30여 년 동안 흘렸을 그 노력이 아쉽지 않았을 것이다. 인간의 욕망이란 끝이 없지 않은가. 2년이란 재임기간을 남겨놓고 비록 건강상의 사유가 됐지만 그 자리를 훌훌 털어 놓았다.

오 씨는 “주변에서 왜 그만 두시냐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들렸지만 ‘총경’이 자리가 아쉬워 자리에 연연하면 아픈 몸을 이끌고 현실적 근무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명예퇴직을 하게 됐다”고 마음을 밝히고는 “그 때문에 경무관으로 특별승진하지 않았냐”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오 씨는 “내 욕심을 위해 내려놓았을 때 진정한 경찰의 발전이자 이제 못 다한 삶을 가족에게 바치는 게 부처님의 뜻 아니겠냐”고 말했다.

오 씨는 지난 1972년 전투경찰로 군 입대, 1975년 제대 후 경찰관 시험에 합격한 후 본격적인 경찰 생활에 입문했다. 38세가 되던 해 경감으로 승진 후 전경대장으로 부임했을 때 전투경찰 출신이었기 때문에 늘 후배들에게 힘과 용기를 불어넣고 그 꿈을 이루도록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지난 2007년 총경을 달았을 때 당시 오 씨는 “잘 하산 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이 같은 오 씨의 노력은 전남 장흥경찰서장 재직 시 전국에서 우수 경찰서로 선정되는 등 경찰의 진정한 ‘민중의 지팡이’이가 된 ‘파수꾼’이다.

오 씨는 “장흥은 농촌마을로 노령인구가 60%에 이르는데 이에 대한 보호대책으로 독거노인의 현황을 파악, 순찰차를 순회하게 했다”며 “한번은 겨울이었는데 보일러가 고장 난 상태라 할머니 몸이 얼음장 같아 급히 순찰차로 병원 후송해드려 생명을 구한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불법 통해 욕심 털고 진정한 행복 찾아


가족․이웃 향해 회향하는 삶의 가치둬


오 씨는 “가장 문제는 교통사고 였는데 CCTV 등을 늘여, 사고 감소율이 전남에서 1등을 차지했다”며 “도둑잡고 사건 처리하는 수사경찰의 몫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경찰의 진정 범죄 예방을 위한 노력들을 기울일 때 진정 국민에게 사랑받으며 경찰의 위상은 높이게 될 것”이라고 후배들에게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이 같은 오 씨의 경찰관으로서 국민들로부터 동전의 양면과 같은 ‘멸시’와 ‘사랑’ 가운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부처님의 ‘보시’라는 가르침이 금강석처럼 굳건했기에 가능했다.

오 씨가 불연의 씨앗을 쌓은 것은 아내 김춘화 씨이지만 본격적인 것은 1990대 초 붇다클럽에 가입하면서 ‘그럼, 불교가 무엇인가’ 바로 알자는 데서 시작했다. ‘반야심경과 마음공부’라는 책은 오 씨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 오 씨를 삶에서 실질적인 행복과 내적 평화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마음은 바로 실천으로 옮겨졌는데 유명무실했던 제주경찰불교회의 정기법회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불자 경찰들의 신행생활의 괄목한 성과를 이뤄냈다. 또한 서귀포경찰서와 장흥경찰서에 지장보살을 봉안, 경승실을 조성하는 등 경찰들에게 부처님의 혜안을 받드는데 오 씨의 노력이 크다.

오 씨는 “경찰들이 갖춰야 할 필요 덕목이 바로 ‘보시’”라며 “경찰들은 늘 주민들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왜 경찰들이 불법을 받들어야 하는지’에 대해 이유를 설명했다.

37년이란 세월을 부부로 살았지만 자신을 ‘국가 재산’이라며 휴일도 없이 살았던 오 씨는 지난해 10월 피부암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처음 아내 김씨는 부처님을 원망도 많이 했지만 ‘어려움과 희망’은 늘 교차한다고 했던가. 이제야 비로소 자신을 어떻게 이끌고 갈 것인가를 바로 알게 된 것이다. 부부는 말한다. 외형적인 것에 끄달리기보다 자기 자신에게 충실하면 이 친구 역시 멀리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

건강을 잃은 것보다 용기를 잃어버리는 것은 다 잃어버리는 것처럼 40년 동안의 경찰관으로서의 열성만 갖고 있다면 앞으로도 삶의 행복은 얼마든지 언제든지 전개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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