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의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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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의 경험》
  • / 제주불교
  • 승인 2012.10.02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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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가게 성자로 알려진 니사르가닷따 마하라지와의 또 다른 대화록이라 할 수 있는 《공의 경험》은 존재의 실상을 밝히고자 하는 이들에게 표지판과 같은 역할을 한다.

참나를 밝히고자 내면 깊숙이 침잠해 들어가는 과정에서조차 우리는 한 번도 가지 않는 길에 대한 불안을 떨쳐버리지 못한 채 많은 문제에 봉착하고 만다. 나와 나를 둘러싼 바깥세계는 도대체 뭐란 말인가. 내 몸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내 안의 욕구들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이 같은 숱한 질문들에 봉착하게 되고 거기서 우리들은 길을 잃고 만다.

“나는 누구인가”를 끊임없이 물어보는 과정에서 어떤 해답을 얻을 것인가를 알지 못할 때의 갑갑함을 풀어주는 열쇠로서 마하라지의 대답들은 처음 접하는 이들에겐 충격적이면서 도 참나를 찾고자 헤매던 이들에겐 감로수처럼 신선하다.

마하라지는 앞에 있는 질문자를 가차 없이 몰아세우고 그의 허울을 벗겨 현존재로서 자신을 들여다보게 만든다. ‘내가 있다’라는 그것을 알지 못하는 한 어떤 것도 무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버리고 나라는 허울의 껍데기에서 벗어나려는 여태까지의 몸부림이 헛된 것임을 깨닫게 만들어 버리고 지금까지 해왔던 시도들에서 다시 시작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오로지 나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는 존재의 의미를 천착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거기서 시작된다.

마하라지는 우리의 본체가 어떤 말이나 생각보다 앞서 있으며 그 자체로서 확인될 수 없으며 이 존재에 대해서는 어떤 창조자도 어떤 말도 없음을 강조한다. 그리고 이것과 관련해선 어떤 획득도 있을 수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가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에 따르면 우리의 참된 본성은 색깔이나 어떤 디자인도 가질 수 없는 그런 것이므로 우리의 마음이나 말이 만들어낸 어떠한 목적도 그것은 오직 개념에 불과하다고 본다.

그래서 마하라지 앞에선 어떤 세속적인 삶과 연관된 질문들은 무의미하며 오로지 우리 내면과 관련된 질문만이 의미를 가진다. 그래서 그에겐 우리 존재의 참 모습을 밝히고자 애쓰는 사람만이 질문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마하라지는 절절하게 대답한다.

“그대만이 왜 그대가 존재하는지를 압니다. 그것에 대하여 다른 어떤 누구에게도 묻지 마십시오. 완전히 혼자 힘으로 탐구하십시오. 다른 사람들에 대하여 걱정하지 마십시오. 오직 그대 자신의 자아에 대해 걱정하십시오. ‘내가 존재한다’는 그 지식은 무엇의 소산입니까? 무엇 때문에 존재합니까? 어떻게 왜 그리고 왜 존재합니까? 오직 이 문제만을 탐구하십시오.”



《공의 경험》/ 니사르가닷따 마하라지 / 슈리 크리슈나다스 아쉬람 /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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