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무당 나와야 정치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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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무당 나와야 정치 살아난다》
  • /제주불교
  • 승인 2012.12.15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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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법난부터 6월 항쟁

이 시대의 운동에 대한

날카로운 시각



   
 
   
 
“사실 그때 해인사로 가든가 선방에 갈 생각이었어요. 그래서 그런 말씀을 드렸더니 종정스님이 가만히 있어보라고 하더군요. 어느 날 저를 부르더니 관음사 주지로 가라는 거예요. 반발했죠. “왜 내가 거기로 갑니까? 나는 나이로도 본사 주지는 안 됩니다. 종헌 종법상 안 됩니다”라고 말씀드렸어요. 그랬더니 “네가 불갑사 주지할 때 잘했다는 말을 많이 들었으니 거기도 가서 내가 잘하면 될 것 아니냐?”그렇게 말씀하셨어요.”



10.26 법난 당시 제주 관음사 주지로 있던 지선 스님, 그 후 운동권 스님으로 거듭나면서 6월 항쟁에 선두에 섰던 스님이 지금은 백양사 선방 유나로서 수행정진에 힘쓰고 있다. 수좌로서 이 시대를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각을 드러낸 인터뷰가 책으로 엮어졌다.



“큰 절 관음사 주지를 하다보니 박정희 대통령이 연초에 지방순시할 때 제주지역의 유지자격으로 악수하고, 식사할 때 박정희 대통령 바로 옆에 앉았어요. 신문사 사장인가 옆에 앉았는데 내가 두 번째로 옆에 앉은 거예요. 바로 옆에서 보는 거죠, 이야기도 수시로 하고, 농담도 하고, 그분은 말이 별로 없었어요. 그때는 감히 아무 말도 못하고 전부 덜덜 떨고 있죠.”



스님은 제주 관음사 주지 시절에 박정희 대통령, 육영수 여사, 그리고 박근혜 씨까지 만나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10.26 법난이후 6월 항쟁에 나서면서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등 전직 대통령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던 스님은 진정한 정치인의 참 모습은 어떠해야 하는 지를 말하고자 한다.



“그렇죠. 일단 전국 사찰은 전부 착검, 착화하고 들어갔으니까. 나도 새벽에 누가 문을 두드려서 깨서 보니까 옆의 스님이에요. “새벽에 약속도 없는데 누가 날 찾아요?”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문을 쭉 열고 들어오더라고요. 네댓 명 되는데 권총 차고 옷도 똑같이 입고. 오자마자 들어오더니, 라디오부터 켜보더라고요. 무슨 방송 듣는지 확인하려고 그랬던 것 같아요. KBS방송이 나오니까 바로 끄더라고요. 그러면서 가자고 해요. 나를 양쪽에 끼고 검은 지프차에 태웠어요. 어디로 가냐고 하니까 가보면 안다고 그러더군요.”



스님은 인터뷰를 통해 이 시대에 운동이라는 의미가 어떤 것인지를 새롭게 말함으로써 아무런 희망이 없다고 좌절하는 이들의 가슴에 다시금 6월 항쟁의 불씨를 지피는 듯 오래 묵혔던 이야기들을 토로하고 있다. /김은희 기자.



《큰 무당 나와야 정치 살아난다》/ 지선․손석춘 지음 / 알마 刊 / 8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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