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 경 (AN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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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 경 (AN9:1)
  • /제주불교
  • 승인 2013.04.05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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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 때 세존께서는 사왓티에서 제따 숲의 아나타삔디까(급고독원)에 머무셨다. 거기서 세존께서는 “비구들이여.”라고 비구들을 부르셨다. “세존이시여.”라고 비구들은 세존께 응답했다.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비구들이여, 만일 외도 수행자가 묻기를 ‘도반들이여, 바른 깨달음을 도와주는 법들을 닦기 위해서는 무엇이 그 조건입니까?‘라고 한다면, 그대들은 외도 수행자에게 이렇게 설명해야 한다. ’도반이여, 여기 비구는 좋은 친구, 좋은 동료, 좋은 벗을 가졌습니다. 도반이여, 이것이 바른 깨달음을 도와주는 법들을 닦기 위한 첫 번째 조건입니다‘라고…“

3. “도반들이여, 여기 비구는 계를 잘 지킵니다. 그는 계목의 단속으로 단속하면서 머뭅니다. 바른 행실과 행동의 영역을 갖추고, 작은 허물에 대해서도 두려움을 보며, 학습계목을 받아 지녀 공부 짓습니다. 도반들이여, 이것이 바른 깨달음을 도와주는 법들을 닦기 위한 두 번째 조건입니다‘라고…”

4. “도반들이여, 여기 비구는 엄격하고 마음을 여는데 도움이 되는 이야기, 즉 소욕(所欲)에 대한 이야기, 지족(知足)에 대한 이야기, 한거(閑居)에 대한 이야기, [재가자들과] 교제하지 않는 이야기, 열심히 정진함에 대한 이야기, 계에 대한 이야기, 삼매에 대한 이야기, 통찰지에 대한 이야기, 해탈에 대한 이야기, 해탈지견에 대한 이야기 등을 원하기만 하면 얻을 수 있고, 힘들이지 않고 얻을 수 있고, 어려움이 없이 얻을 수 있습니다. 도반들이여, 이것이 바른 깨달음을 도와주는 법들을 닦기 위한 세 번째 조건입니다‘라고…”

5. “도반들이여, 여기 비구는 해로운 법[不善法]을 제거하고 유익한 법[善法]들을 두루 갖추기 위해 열심히 정진하며 머뭅니다. 그는 굳세고 분투하고 유익한 법들에 대한 임무를 내팽개치지 않습니다. 도반들이여, 이것이 바른 깨달음을 도와주는 법들을 닦기 위한 네 번째 조건입니다‘라고…”

6. “도반들이여, 여기 비구는 통찰지를 가졌습니다. 그는 일어나고 사라짐을 꿰뚫고, 성스럽고, 통찰력이 있고, 바르게 괴로움의 소멸로 인도하는 통찰지를 구족했습니다. 도반들이여, 이것이 바른 꺠달음을 도와주는 법들을 닦기 위한 다섯 번째 조건입니다‘라고…”

7. "비구들이여, 비구는 이러한 다섯 가지 법에 굳게 서서 다시 네 가지 법을 더 닦아야 한다. 탐욕을 제거하기 위해 [몸의] 부정(不淨)함을 닦아야 한다. 악의를 제거하기 위해 자애를 닦아야 한다. 일으킨 생각을 자르기 위해 들숨날숨에 대한 알아차림[sati]을 닦아야 한다. 내가 있다는 자아의식을 뿌리 뽑기 위해 무상이라고 [관찰하는 지혜에서 생긴] 인식을 닦아야 한다.“



《해설》



■불교는 깨달음의 종교라 말합니다. 엄격하게 말한다면 불교란 깨달음을 추구하는 종교가 아니라 깨달음을 실천하는 종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경은 어떤 유익한 법, 즉 선법(善法)을 닦아야 깨달음을 실천할 수 있는가에 대한 해답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본경에서 세존께서는 아홉 가지로 깨달음을 도와주는 법들을 설하고 계신데, 초기경전의 주석서에 의하면 이 아홉 가지 법들은 예류도에서 아라한도까지의 네 가지 도(道)와 과(果)의 성취를 도와준다고 의미에서 바른 깨달음을 도와주는 법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먼저 깨달음을 실천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다섯 가지 조건으로, 세존께서는 첫째는 좋은 친구, 즉 도반, 선우(善友)이고, 둘째는 계를 구족함이고, 셋째는 엄격하고 마음을 여는데 도움이 되는 법담(法談)이고, 넷째는 열심히 정진함이고, 다섯째는 통찰지[반야]를 갖추어야 한다고 설하셨습니다.

■이 다섯 가지를 압축하면, 계정혜 삼학(三學)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계(戒)는 모든 악을 짓지 않음(諸行莫作)이고, 삼매는 유익함을 받들어 행함(衆善奉行)이고, 지혜는 자기 마음을 청정하게 하는 것(自淨基意)입니다.

■계는 삼악도를 뛰어넘는 수단을 나타내고, 삼매는 욕계를 뛰어넘는 수단을, 지혜는 모든 존재를 뛰어넘는 수단으로 나타냅니다. ‘육조단경’에서 오직 견성을 논할 뿐 선정을 통한 해탈은 논의하지 않는다고 가르치신 뜻도 삼매는 교법의 끝이 아니라 중간임을 강조하신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다섯 가지 법을 구족하고 나서 다시 네 가지 법을 더 닦아야 하는데, 첫째로 사량(思量) 분별을 일으키는 산만한 생각을 자르기 위해서 아나빠나 사띠[호흡 명상]을 닦아야 합니다. 마음은 대상, 경계가 없으면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삼라만상이 다 대상이고 경계입니다. 그래서 마음은 쉴 새 없이 찰나적으로 일어나 사라지고 강물처럼 흘러갑니다. 그런 마음을 쉬려면 호흡명상이 필수적입니다. 세존께서 성도하신 후에도 매일 호흡명상을 하였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를 반조해야 할 것입니다.

■탐욕을 제거하기 위해서 육신에 대한 혐오감 명상을 해야 하는 것이 그 둘이고, 증오나 성냄을 제거하기 위해서 자애(metta)관 명상을 해야 하는 것이 그 셋이고, 끝으로 내가 있다는 자아의식을 뿌리 뽑기 위해 무상관 명상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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