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솥밥 먹은지 3년째 “눈빛만 봐도 손발 척척”
2002년 8월 ‘서귀포 집수리 사업단’으로 첫 구성
건물 개보수·도배·도색 등 필요한 곳 부르면 ‘출동’
어려운 이웃들이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깨끗해진 집만큼이나 그들은 흥이 절로난다. 서귀포집수리사업단 자활공동체 ‘한울건축’의 윤관숙(54) 대표가 도배공사에 열중이다. | ||
한편에서는 도배지에 정성스럽게 풀을 칠하고 이를 방 천장에 꼼꼼하게 붙이고 다른 한편에서는 낡고 더러워진 장판지를 새 것으로 교체하며 한치의 틈이 있을세라 유착제를 이용한 마무리도 깔끔하다.
이들은 제주서귀포자활후견기관(관장 이종헌) 집수리자활사업단 윤관숙, 이성만, 이영권, 이무준 씨다. 네 사람의 얼굴은 새까맣고 손은 까칠까칠하고 짓무른 상처가 장식을 하고 있지만 만면에 가득 담은 웃음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흥이 나게 한다.
왼쪽부터 이성만, 이무준씨. | ||
집수리자활사업단은 2002년 8월 서귀포집수리사업단으로 처음 구성, 같은 해 남제주집수리사업단으로도 선정돼 서귀포 81가구, 남제주군 150가구 집수리 사업과 지체장애인협회 서귀포 지회 건물 도색, 남제주군 저소득가구 집수리 공동모금회 사업 위탁 등 소정의 사업실적을 안팎으로 인정받고 있다.
윤관숙, 이영권씨. | ||
이들은 일련의 공사들을 하면서 때론 감사 인사를 받기도 하고 때론 공사 장소도 아닌 곳을 가리키며 ‘여기도 해달라 저기도 해달라’는 등 터무니없는 주문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어 곤란을 겪을때도 있다고 했다.
집수리가 끝난 뒤, 그 집에 살고 있는 아이들, 할머니, 할아버지가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는 네 사람. 자칫 지나칠 수 있는 소소한 일상의 것에서도 소중함을 발견할 줄 아는 이들 사총사. 소박하지만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그들만의 자존심과 자부심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지난 8일 남제주군 성산읍 삼달리 독거노인 주택에서 집수리가 한창이다. | ||
이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모아 엮은 가장 오랜 경전인 아함경(阿含經)에 나오는 구절이다. 윤관숙, 이성만, 이영권, 이무준 네 사람은 힘든 시기에 인연을 맺어 넉넉하지 않지만 욕심을 부리지 않고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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