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감의 비유 경 (MN7)
상태바
옷감의 비유 경 (MN7)
  • /소치 김승석 엮음
  • 승인 2013.12.06 10: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전】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 때 세존께서는 사왓티에서 제따 숲의 아나타삔디까 원림(급고독원)에 머무셨다. 거리서 세존께서는 비구들을 불러서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2-1. “비구들이여, 마치 옷감이 더럽고 때가 묻으면 염색공이 그 옷감을 파랗거나 노랗거나 빨갛거나 심홍색으로 물들이기 위해 그 각각의 염료에 담그더라도 그것은 물이 잘 들지도 않고 그 색깔도 선명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무슨 까닭인가? 비구들이여, 옷감이 깨끗하지 않기 때문이다. 비구들이여, 그와 같이 마음이 오염되면 악처(惡處)가 예상된다.”

2-2. “비구들이여, 마치 옷감이 희고 깨끗하면 염색공이 파랗거나 노랗거나 빨갛거나 심홍색으로 물들이기 위해 그 각각의 염료에 담글 때 그것은 물이 잘 들고 그 색깔도 선명하다.

그것은 무슨 까닭인가? 비구들이여, 옷감이 깨끗하기 때문이다. 비구들이여, 그와 같이 마음이 오염되지 않으면 선처(善處)가 예상된다.”

3. “비구들이여, 무엇이 마음의 오염들인가? ① 욕심과 그릇된 탐욕, ② 악의, ③ 분노, ④ 적의, ⑤ 모욕, ⑥ 얕봄, ⑦ 질투, ⑧ 인색, ⑨ 속임, ⑩ 사기, ⑪ 완고함, ⑫ 뻔뻔스러움, ⑬자만, ⑭ 거만, ⑮ 허영, ⑯ 방일, 이 16가지가 마음의 오염원이다.”

4. “비구들이 성스러운 도(道)로써 마음의 오염원을 포기하고, 토해내고, 풀어주고, 버리고, 완전히 놓아버릴 때 ‘나는 부처님과 법과 승가에 대한 움직이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지녔다.’라고 생각하면서 결과에서 영감을 얻고 원인에서 영감을 얻으며, 법과 관계된 환희를 얻는 자. 환희하는 자에게 희열이 생긴다. 희열이 있는 자는 몸이 경안하다. 몸이 경안한 자는 행복을 경험하고 행복한 자는 마음이 삼매에 든다.”

5. “비구들이여, 비구가 이런 계를 지니고, 이런 법을 지니고, 이런 통찰지를 구족하면 깨끗한 흰쌀밥과 여러 가지 국과 반찬을 먹더라도 그것은 그에게 장애가 되지 않는다. 예를 들면 더럽고 때 묻은 옷감이 맑은 물을 만나 청정해지고 깨끗해지고, 금이 용광로를 만나 청정해지고 깨끗해지는 것과 같다.”

6. “비구들은 자애가 함께한 마음으로, 연민이 함께한 마음으로, 기뻐함이 함께한 마음으로, 평온이 함께한 마음으로 동쪽 방향을 가득 채우고, 남쪽 방향을 가득 채우고, 서쪽 방향을 가득 채우고, 북쪽 방향을 가득 채우면서 머문다. 이와 같이 위로, 아래로, 옆으로, 모든 곳에서 모두를 자신처럼 여기고, 모든 세상을 풍만하고, 광대하고, 무량하고, 원한 없고, 악의 없는, 평온이 함께 한 마음으로 가득 채우면서 머문다.”

7. “이와 같이 알고 이와 같이 볼 때, 그는 감각적 욕망에 기인한 번뇌[慾漏]에서 마음이 해탈하고, 존재에 기인한 번뇌[有漏]에서 마음이 해탈하고, 무명에 기인한 번뇌[無明漏]에서 도 마음이 해탈한다. 해탈했을 때 해탈했다는 지혜가 생긴다. ‘태어남은 다했다. 청정범행은 성취되었다. 할 일을 다 해 마쳤다. 다시는 어떤 존재로도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꿰뚫어 안다. 비구들이여, 이를 일러 ‘비구가 내면의 목욕으로 목욕했다.’라고 한다.”



【해설】



마음의 오염원은 삼매 수행을 방해하는 불선(不善)의 마음입니다. 세존께서 본경에서 16가지 마음의 오염원을 설하고 계신데, ‘아비담마’에 의하면 크게 탐욕에 뿌리 한 마음, 성냄에 뿌리 한 마음, 어리석음에 뿌리 한 마음 세 가지로 분류합니다.

세존께서는 구경의 지혜는 개구리가 단 한 번에 껑충 뛰어올라서 가는 것처럼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순차적인 공부지음에 의해 확립된다고 가르치셨습니다<가나까 목갈라나 경(MN107), 끼따기리 경(MN70)>.

본경은 마음의 오염원을 제거하여 깨달음을 실현하는 다섯 단계의 가르침을 담고 있습니다. 그 첫째가 오염원을 버리는 것이고, 삼보에 대한 흔들림 없는 깨끗한 믿음을 가지는 것이 그 둘이고, 삼매를 체험하는 것이 그 셋이고, 사무량심을 체득하는 것이 그 넷이고, 번뇌를 소멸하는 지혜[漏盡通]의 실현이 그 다섯입니다.

명상수행은 물 없는 목욕에 비유됩니다. 그 물은 여덟 가지 성스러운 도(팔정도)의 물을 말합니다. 우리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외우지 못하는 바보성자, ‘쭐라빤타까’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세존께서는 ‘외우는 것을 못한다고 해서 나의 교단에 있을 자격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씀하시고, ‘쭐라빤타까’에게 신통으로 아주 깨끗한 천 조각을 만들어 주면서 비구여, 이것을 문지르면서 ‘먼지 닦기, 먼지 닦기’라고 반복해서 외워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비구가 이와 같이 하자 천은 더러워졌습니다. 그 비구는 ‘천은 깨끗하다. 여기에는 허물(때, 오염원)이 없고 이 몸에 허물이 있다.’라는 지혜를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먼지를 때라고 말하지만, 세존께서는 탐욕, 성냄, 어리석음을 마음의 때라고 설하셨습니다. 본경에서 ⑤,⑥,⑦,⑧,⑨,⑩의 여섯 가지 오염원은 예류도로써 버리고, ②,③,④,⑯의 네 가지 오염원은 불환도로써 버리고, ①,⑪,⑫,⑬,⑭,⑮의 여섯 가지 오염원은 아라한도로써 버린다고 세존께서 설하셨습니다.

본경은 불교명상에서 특히 중요한 네 가지 청정한 삶[四梵住, 四無量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자애의 삶이란 어떤 차별도 없이 중생을 사랑하는 보편적이며 무한한 사랑을 말합니다. 연민의 삶이란 근심과 번뇌로 괴로워하는 모든 중생에 대한 연민하는 마음을 뜻합니다. 더불어 기뻐함의 삶이란 다른 사람의 성공, 복지와 행복을 축하하고 그것에 공감하는 마음을 뜻하고, 평온의 삶이란 험난한 세파에서 침착과 평정을 유지하는 부동심을 뜻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