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정법(類似正法) 경 (SN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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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정법(類似正法) 경 (SN16:13)
  • /소치 김승석 엮음
  • 승인 2014.03.0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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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는 사왓티에서 제따 숲의 아나타삔디까 원림에 머무셨다.

2. 그때 마하깟사빠 존자가 세존께 다가갔다. 가서는 세존께 절을 올리고 한 곁에 앉은 마하깟사빠 존자는 세존께 이렇게 여쭈었다.

3. “세존이시여, 무슨 원인과 무슨 조건 때문에 이전에는 학습계목이 더 적었지만 구경의 지혜에 안주하는 비구들은 더 많았으며, 무슨 원인과 무슨 조건 때문에 지금은 학습계목은 더 많아졌지만 구경의 지혜에 안주하는 비구들은 더 적습니까?”

4. “깟사빠여, 그것은 이와 같다. 중생들이 하열해지고 정법(saddhamma)이 사라질 때에는 학습계목이 더 많아지지만 구경의 지혜에 안주하는 비구들은 더 적다. 깟사빠여, 예를 들면

황금과 유사한 것이 세상에 생기지 않으면 황금은 사라지지 않는다. 황금과 유사한 것이 세상에 생기면 황금은 사라지게 된다. 그와 같이 유사정법이 생기지 않는 한 정법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유사정법이 세상에 생기면 정법은 사라지게 된다. 깟사빠여, 여기 쓸모 없는 인간들이 나타나서 이 정법을 사라지게 만든다. 깟사빠여, 배는 많이 실으면 침몰하지만 정법은 그와 같이 사라지지 않는다.“

5. “깟사빠여, 다섯 가지 유해한 현상이 나타나면 정법을 혼란스럽게 하고 사라지게 한다. 무엇이 다섯인가?

6. “깟사빠여, 여기 비구들과 비구니들, 청신사들과 청신녀들이 ① 스승(부처님)을 존중하지 않고 순응하지 않으며 머문다. ② 법을 존중하지 않고 순응하지 않으며 머문다. ③ 승가를 존중하지 않고 순응하지 않으며 머문다. ④ 공부지음을 존중하지 않고 순응하지 않으며 머문다. ⑤ 삼매를 존중하지 않고 순응하지 않으며 머문다. 깟사빠여, 이러한 더섯 가지 유해한 현상이 나타나면 정법을 혼란스럽게 하고 사라지게 한다.”



《해설》



마하깟사빠(마하가섭) 존자는 부처님께서 반열반에 든 뒤에 교단을 이끌었던 분으로 법과 율을 서둘러 결집하지 않으면 오래지 않아 정법이 사라질 것을 우려하여 500아라한과 함께 라자가하 웨바라 산허리에 있는 칠엽굴에서 제1차 결집을 주도하셨던 분이십니다.

부처님의 열반 후 21일이 지나서 사리를 분배하는 날 마하깟사빠 존자는 세존께서 반열반하신지 7일째에 늦깎이 수밧다(세존의 마지막 제자)가 “도반들이여, 이제 그만 하십시오. 슬퍼하지 마십시오. 탄식하지 마십시오. 도반들이여, 우리는 이제 대사문으로부터 속 시원하게 해방되었습니다.”라는 등의 망언을 한 것을 기억하고 오래지 않아 정법이 사라질 것이라 예견하고 부처님의 교법이 오랜 세월동안 오래오래 머물게 하기 위해서 법과 율을 합송하여야 하겠다고 발원하고 아난다 존자를 포함한 500명의 아라한을 모아서 40일 후에 제1차 결집(합송)을 주도하셨습니다.

그런 이유로 중국 선종에서는 세존께서 가섭 존자에게 정법 안장(眼臟)을 부촉하신 것으로 주장하고 있습니다.

주석서에 의하면 정법이라 함은 세존께서 설하신 경(經) · 율(律) · 론(論)의 삼장을 말합니다. 반면에 유사 정법이라 함은 마치 종교가 아니지만 종교를 닮은 것을 유사종교라 하듯이 정법이 아니지만 정법을 닮았다는 뜻으로, 세 번의 합송(결집)에서 세존의 교설로 인정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부처님의 열반 후 부처님의 교법을 재정리하고 해석하고 전법하기 위해서 결집은 총 여섯 차례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섯 차례의 결집은 모두 일차 결집의 경(經 : 5부 니까야)을 그대로 전승하고 여기에 율(律)과 론(論)을 덧붙였기 때문에 석가모니 부처님의 원음이 기록된 5부 초기경전 이외에 대승경전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법화경과 화엄경 등은 비불설(非佛說)로 분류되어 유사정법의 논란에 처했던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하지만 대승경전들이 여섯 차례의 결집과는 무관하게 만들어졌다고 해서 부처님의 교법에 전혀 어긋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부처님의 교법과 모순되기 때문에 비불설(非佛說)로 분류되는 위경(僞經)과 의경(疑經)이 있다는 점은 간과해서는 아니 됩니다. 전자는 말 그대로 가짜 경전이라는 뜻으로 ‘부모은중경’과 ‘우란분경’이 그 대표적인 예이고, 후자는 그 진위가 의심되는 경전이라는 뜻으로 ‘인왕경’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한편, 주석서에서는 “교학이 쇠퇴하면 수행이 쇠퇴하고 수행이 쇠퇴하면 (지혜의) 증득이 쇠퇴한다.”는 표현으로 유사정법의 발로를 경계하고 있습니다. 이 점에서 경전 공부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하더라도 지나침이 없다 할 것입니다.

본경에서 세존께서는 배에 물건을 많이 실으면 침몰한다는 비유를 통해 정법은 갑자기 그와 같이 사라지지는 않지만, 유사정법에 의해 잠식되면서 점진적으로 사라질 수 있음을 설하셨습니다. 인터넷에 유사정법이 활개치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일곱 번째 결집의 필요성이 있고 이를 주도할 청정승가의 결사가 절실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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