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등풍속은 신라 ‘연등회’서 유래돼
불교 연중행사 중 가장 큰 명절인 초파일(음력 4월 8일)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초파일이면 불자들은 사찰에 가서 재(齋)를 올리고 등을 단다. 초파일의 연등 행사는 신라 때부터 농사기도와 국가발전을 기원하던 예술제 성격의 연등회 행사로부터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고려시대 때 연등회는 궁중의 팔관회와 더불어 민간의 행사로까지 확대 거행돼 국가적 차원의 성대한 불교의식 행사로 치러졌다. 연등 행사 시기는 신라 때에 정월 보름에 행해지다가 고려 때 계승돼 정월 혹은 2월 보름에 연등회 행사로 행해지거나 두 차례 모두 실시됐다고 한다. 조선시대 초기에는 왕실에서 연등회를 베풀기도 했지만 이후 국가적 차원의 행사로는 사라지고 민간에서 세시풍속으로 전승돼 왔다.
현재의 사월 초파일 연등 풍속은 고려시대 고종 대에 최충헌의 아들 최이가 초파일이 석가의 탄신일이기 때문에 연등 행사도 이 날로 변경했다는 ‘고려사’ 기록에 따른 것이다.
‘화엄경’에서는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 중 가장 으뜸이 등 공양이라고 했다. 불교에서 등은 기름을 태워 어둠을 밝히듯 무명의 어둠을 밝히는 부처님의 지혜와 가르침을 상징한다. 다시 말하면, 등불을 밝히는 연등(燃燈)은 부처님의 지혜와 가르침으로 중생의 어리석음과 어둠을 밝히는 행위인 것이다. 등의 종류는 수박·마늘·연꽃 등의 채과(菜果)모양 등과 종·북·누각 등의 기물(器物) 모양의 등, 용·봉황 등의 동물 모양의 등 등 아주 다양하고 색상도 오색찬란하다. 최근에는 종이컵이나 음료수캔, 플라스틱 통 등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해 등을 만들어 가는 추세이다. 올 초파일에는 불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직접 정성스레 등을 만들어 주변에 나누는 보시 공덕을 실천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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