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의 집<애월읍 유수암리 ‘촘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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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의 집<애월읍 유수암리 ‘촘솔’>
  • 이병철 기자
  • 승인 2005.04.1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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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먹거리에 담았어요”



   
 
   
 
어떤 음식을 먹느냐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요즘, 자연음식과 전통 차를 판매하는 ‘솔’이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포행길 같은 삼나무 숲을 따라 들어간 곳에 잘 정돈된 정원과 고풍스런 인테리어가 조화를 이룬 ‘솔’에선 맛있는 자연과의 만남을 가질 수 있다.

“텃밭에서 치커리, 상추, 곰취 등 신선한 재료를 제 손으로 직접 키웁니다. 음식에 화학조미료는 물론 사용하지 않아요. 된장, 간장, 고추장 등도 직접 담가 손맛을 아는 이들과 함께 나눈다는 자체가 행복하답니다.”

북제주군 애월읍 유수암리에서 전통 차와 자연음식을 판매하는 ‘솔’ 김태숙 대표(49·사진)는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전하는 포교사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잘 정돈된 장독대와 봄볕에 널려있는 무말랭이의 한가로운 모습이 음식 맛을 보기도 전에 이 집 주인의 손맛을 눈으로 느끼게 한다.

김씨는 작년 9월 이곳에 문을 열기 전, 제주시 노형로터리 부근에서 전통찻집을 10여 년 동안 운영했었다. 찻집을 열면서 꿈꿔왔던 전원생활을 10년 만에 이곳에 이룬 것이다. 김씨가 세운 인생의 두 가지 발원 중 첫 번째였다.

솔의 주요 메뉴는 보리쌈밥, 산채 비빔밥, 빙떡, 파전 등이다. 요즘 불고 있는 웰빙식단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 더욱이 텃밭에서 금새 따온 싱싱한 무공해 야채와 손수 담근 된장과 고추장으로 맛을 낸 산채 비빔밥은 이 집 최고의 인기 메뉴다. 기자가 찾아간 시간이 점심시간을 훨씬 넘기고 있었지만 그제도 이 먼 곳까지 손님들의 발길이 꼬리를 무는 것을 보면 김 씨의 손맛은 무언가 특별해 보였다. 또한 김씨는 차에 대한 사랑 역시 각별하다. 차실(茶室)을 따로 두었는데 좋은 황토를 밑바닥에 깔고 그 위는 멍석을 펼쳐 놓았다. 황토 향 가득 머금은 차 한 잔이라! 이곳에서만 음미할 수 있는 또 다른 차향(茶香)이다.

한편, 김 씨에게는 두 번째 발원이 있다. 이 앞 터에 노후에 외로운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을 만들고 싶다는 소망이다. 언제가 될 진 모르지만 오늘도 텃밭을 가꾸고 된장을 담그는 일들이 그 공간을 만들기 위한 일이란다. 그 마음이 꼭 이뤄지길 발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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