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도반 우리는 선우<서귀포불교연합합창단 ‘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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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도반 우리는 선우<서귀포불교연합합창단 ‘연꽃’>
  • 강승오 기자
  • 승인 2005.04.14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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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릉빈가 목소리에 연꽃 피어나”

92년 도내 첫 불교연합합창단…불음포교·봉사 꾸준

23일 정기공연 준비 ‘한창’, 양경식 지휘자와 구슬땀



   
 
   
 
“거룩하신 부처님 저 이제 발원하오니 이원을 들으소서…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부처님께 귀의합니다.”(찬불가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中)

완연한 봄기운이 찾아온 지난 8일 저녁 7시30분 남제주축협 3층. 한무리 아줌마 부대들이 속속 도착한다.

이들은 오는 23일 저녁 7시30분 ‘제6회 찬불가의 밤’을 갖는 서귀포불교연합합창단 ‘연꽃’(단장 양안순·이하 연꽃합창단)의 단원들이다. 공연에 참가하는 40여 명 모두 동참한 이날 첫 연습곡은 ‘부처님께 귀의합니다’였다. 진심어린 마음으로 부처님께 귀의하오니 부처님의 위없는 가피력으로 진리의 말씀을 널리 전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발원을 담아내고 있었다.

연꽃합창단은 지난 92년 도내 최초의 성인 불교연합합창단으로 출발했다. 이는 곧 어둠을 물리치는 궁극적인 힘의 원천은 밝은 마음에 있고, 노래(음성공양)로써 지역 불자들의 신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출발했다. 이후 연꽃합창단은 서귀포시·남제주군 지역 사찰의 각종 행사와 지역 행사에 초청돼 음성공양을 해오고 있으며, 탐라합창제 등 도내·외 경연대회 등에도 참가해 최우수상(96년 제7회 탐라합창제) 등 다양한 수상경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번 여섯 번째 찬불가의 밤을 준비하며 지난달부터 매주 3∼4일씩 맹연습 하고 있어요. 비록 공연에 함께 하지 못하는 단원들도 있지만 최선을 다해 부처님의 말씀을 노래할 것입니다. 우리의 노래로 많은 불자들이 부처님 법에 다가가게 된다면 그것으로 만족하지요.”

이번 찬불가의 밤을 준비하는 양안순 단장의 각오다.

공연에 올려질 음악은 총 15곡. 찬불가뿐만 아니라 대중가요도 합창곡으로 편곡돼 선보이게 된다. 귀에 익은 음악지만 단원들은 음악에 담긴 뜻을 제대로 전하기 위해 발음 하나에도 신경을 쓴다.

연꽃합창단의 지휘를 13년째 맡아오고 있는 양경식 지휘자 또한 연꽃합창단에서 없어서는 안될 청일점이다. “지휘자로서 아쉬움이 있다면 단원들이 사사로운 일로 연습에 안나올 때가 가장 안타깝다”는 양씨, “일주일에 평균 두세차례 나서는 행사에 단원들 동참이 높을 때가 고되지만 가장 보람된 일”이란다.

연습에서 단원들은 때때로 빠른 리듬과 엇박자를 맞추지 못해 지휘자의 지적을 받았지만 어느 누구 찡그린 표정이 없다. 오히려 난감해하는 지휘자에게 모든 단원이 박장대소로 보답한다. 그 웃음에는 ‘틀림’의 자책보다는 ‘노력’의 다짐이 담겨져 있음은 두말 할 나위가 없었다.

올해 가입 9년차를 맞은 권소영(48·서귀포시 동흥동)씨는 연습을 하면 할수록 자신감보다는 무대에서 관중을 대하는 내모습을 상상하면 부담이 크지만 “작게는 파트 성원, 크게는 전 단원이 한마음 한뜻으로 한목소리로 공연에 나설 것”이라는 다짐의 목소리를 더욱 크게 내본다.

연꽃합창단은 그녀들의 주업(?)인 음성공양이외에도 지난해 11대 양안순 단장이 취임하며 서귀포시 자원봉사센터에 가입해 봉사활동에도 더욱 앞장설 것을 다짐하고 있다. 이들은 동흥동 노인복지회관에서 노인들을 위한 노력봉사와 함께 일일찻집의 수익금 등을 지역 불우청소년에게 전달하는 등 선행도 이어가고 있다.

“이세상 날 멀리하여 갈 곳이 없어지고 춥고 또 가난해져도 음악은 나의 인생을 행복하게 해주네. (중략) 아직도 내겐 음악이 있네. 음악이 있는 한 노래하리. 우리 앞날은 밝고 행복하여라.(후략)” 이날 연습은 ‘아직 내겐 음악이 있어’란 곡으로 마무리됐다.

불교에서 ‘극락조’라 불리며 천상의 소리를 내는 것으로 알려진 ‘가릉빈가’. 부처님께서는 가릉빈가의 소리는 극락세계의 설법이며 성도(聖道)에 이르게 하는 깨달음의 가르침이라고 사리불에게 전하셨다.

서귀포불교연합합창단 ‘연꽃’의 노래소리는 바로 이 가릉빈가의 지저귐이었다. 그들이 전하는 법음이 시방세계에 장엄될 그 날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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