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 상윳따 (SN 37: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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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 상윳따 (SN 37:5-32)
  • /유현 김승석 엮음
  • 승인 2014.10.2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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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는 사왓티에서 제따 숲의 아나타삔디까 원림(급고독원)에 머무셨다.

2. 그때 아누룻다 존자가 세존께 다가갔다. 가서는 세존께 절을 올린 뒤 한 곁에 앉았다. 한 곁에 앉은 아누룻다 존자는 세존께 이렇게 여쭈었다.

3-⑴ 세존이시여, 여기 저는 인간을 넘어선 청정한 하늘눈[天眼]으로 여인들이 몸이 무너져 죽은 뒤 처참한 곳, 불행한 곳, 파멸처, 지옥에 태어나는 것을 봅니다. 세존이시여, 어떠한 법[업]들을 가진 여인이 몸이 무너져 죽은 뒤에 처참한 곳, 불행한 곳, 파멸처, 지옥에 태어납니까?

3-⑵ “아누룻다여, 다섯 가지 법을 가진 여인은 몸이 무너져 죽은 뒤에 처참한 곳, 불행한 곳, 파멸처, 지옥에 태어난다. 무엇이 다섯인가? ‘믿음이 없다. 양심이 없다. 수치심이 없다. 분노한다. 통찰지가 없다.’는 다섯 가지 법을 가진 여인은 몸이 무너져 죽은 뒤에 처참한 곳, 불행한 곳, 파멸처, 지옥에 태어난다.”

4. “비구들이여, 공덕을 지은 여인이 쉽게 얻을 수 있는 다섯 가지 경우가 있다. 무엇이 다섯인가?

① ‘나는 적당한 가문에 태어날 것이다.’라는 것이 공덕을 지은 여인이 쉽게 얻을 수 있는 첫 번째 경우이다.

② ‘나는 적당한 가문에 태어나서 적당한 가문으로 시집갈 것이다’라는 것이 공덕을 지은 여인이 쉽게 얻을 수 있는 두 번째 경우이다.

③ ‘나는 적당한 가문에 태어나서 적당한 가문으로 시집가서 첩들이 없이 가정을 꾸릴 것이다.’ 라는 것이 공덕을 지은 여인이 쉽게 얻을 수 있는 세 번째 경우이다.

④ ‘나는 적당한 가문에 태어나서 적당한 가문으로 시집가서 첩들이 없이 가정을 꾸리고 아들들을 낳을 것이다.’ 라는 것이 공덕을 지은 여인이 쉽게 얻을 수 있는 네 번째 경우이다.

⑤ ‘나는 적당한 가문에 태어나서 적당한 가문으로 시집가서 첩들이 없이 가정을 꾸리고 아들들을 낳고 남편을 잘 통제하면서 살 것이다.’라는 것이 공덕을 지은 여인이 쉽게 얻을 수 있는 다섯 번째 경우이다.



《해설》



• 아누룻다 존자는 부처님의 사촌으로 우리에게 천안제일로 알려진 분이십니다. 초기경전에는 이 존자와 여인과 관련된 가르침이 여러 곳에 언급되고 있습니다. 절 안에서, 또는 절 밖에서 각종 법회나 행사에 참석하여 보면 여자보살들이 대다수이고, 남자거사들은 극소수인 것이 우리불교의 현주소입니다.

• 세존께서는 남자들과 달리 여인들만 겪는 다섯 가지 특별한 괴로움으로, 친정에서 떨어져 남편의 집에서 살아야 하는 것, 월경을 한다는 것, 임신을 한다는 것, 출산을 한다는 것, 남자의 시중을 드는 것을 드시고 나서, 여인이 몸이 무너져 죽은 뒤에 좋은 곳[선처], 천상에 태어나려면 믿음을 갖추고, 양심과 수치심을 잃지 않고 질투와 시기를 삼가고 청정하고 바른 행실을 구족해야 한다고 가르치셨습니다. 비록 재물이 부족하고 미모가 없는 것은 큰 허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 세존께서는 여자의 몸으로 아라한 정등각이 된다는 것, 전륜성왕, 삭까(인드라, 제석천왕), 마라(타화자재천의 마왕), 범천의 왕이 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법화경』「제바달다품」에 의하면, 이를 ‘여인오장신(女人五障身)이라고 하여 여인은 번뇌와 망념, 시기와 질투가 많기 때문에 범천왕, 제석천왕, 마왕, 전륜성왕, 부처가 될 수 없다고 합니다. 다만 사갈라 용왕의 딸인 용녀가 세존과 문수사리보살 등의 면전에서 사내대장부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서른두 가지의 아름다운 몸매와 팔십 가지 잘 생긴 모양을 갖추고 ’여인성불‘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 한편 부처님의 두 비구니 상수제자로 거명되는 지혜 으뜸인 케마 장로니, 신통 으뜸인 웁빨라완나 장로니, 설법 으뜸인 딤마딘나 장로니 등은 비록 여인성불의 경지에는 이르지 못하였으나 아라한과를 증득한 분들이고, 재가자로서 웃따라 난다마따는 다섯 가지 낮은 단계의 족쇄를 완전히 없애고[不還者] 정거천에 화생하였고, 수자따 청신녀는 세 가지 족쇄를 완전히 없애 악취[삼악도]에 떨어지지 않는 법을 가졌고 해탈이 확실하여 완전한 깨달음으로 나아간 자[預流者]가 된 사례가 있으므로 여인의 몸으로도 얼마든지 해탈, 열반으로 나아갈 수가 있습니다.

•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기나긴 생사여로에서 선업은 진정한 동반자로서 친지와 같으므로 몸이 아플 때 의사를 의지처로 삼듯 선업에 의지하여야 한다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절집에 가면 공양 간 같은 음지에서 공덕을 쌓는 여자보살들을 많이 봅니다. 비록 사내대장부의 몸을 갖추지 못했지만, 평소 이러한 공덕을 쌓고 계행을 청정히 하고 스님의 법문을 경청하고 되새기면 반드시 선처와 해탈 열반으로 가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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