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보호 경 (S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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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보호 경 (S3:5)
  • /유현 김승석 엮음
  • 승인 2014.11.05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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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는 사왓티에서 제따 숲의 아나타삔디까 원림(급고독원)에 머무셨다.

2. 그때 빠세나디 꼬살라 왕이 세존께 다가갔다. 가서는 세존께 절을 올리고 한 곁에 앉았다. 한 곁에 앉은 빠세나디 꼬살라 왕은 세존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3-1. “세존이시여, 제가 한적한 곳에 가서 홀로 앉아있는 중에 문득 이런 생각이 마음에 떠올랐습니다. ‘누가 자신을 보호하는 자이며 누가 자기 자신을 보호하지 않는 자인가?’

3-2. “세존이시여, 그런 제게 이런 생각이 일어났습니다. ‘누구든지 몸으로 나쁜 행위를 저지르고 말로 나쁜 행위를 저지르고 마음으로 나쁜 행위를 저지르는 자들은 자기 자신을 보호하지 않는 자들이다. 비록 그들이 자신을 코끼리부대로 보호하고 기병부대로 보호하고 전차병으로 보호하고 보병으로 보호하더라도 그들은 자신을 보호하지 않는 자들이다. 그것은 무슨 까닭인가? 그 보호는 밖의 것이고 안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자신을 보호하지 않는 자들이다.”

3-3. “누구든지 몸으로 좋은 행위를 하고 말로 좋은 행위를 하고 마음으로 좋은 행위를 하는 자들은 자기 자신을 보호하지 않는 자들이다. 비록 그들이 자신을 코끼리부대로 보호하지 않고 기병부대로 보호하지 않고 전차병으로 보호하지 않고 보병으로 보호하지 않더라도 그들은 자신을 보호하지 않는 자들이다. 그것은 무슨 까닭인가? 그 보호는 안의 것이고 밖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자신을 보호하는 자들이다.”라고.

4. “참으로 그렇습니다, 대왕이시여, 누구든지 몸으로 … 말로 … 마음으로 나쁜 행위를 저지른 자들은 자신을 보호하지 않는 자들입니다. 누구든지 몸으로 … 말로 … 마음으로 좋은 행위를 하는 자들은 자신을 보호하지 자들입니다.”

5. 세존께서 이렇게 말씀하신 뒤 다시 게송으로 이와 같이 설하셨다.

“몸으로 단속하는 것은 훌륭하도다.

말로 단속하는 것은 훌륭하도다.

마음으로 단속하는 것은 훌륭하도다.

모든 곳에서 단속하는 것은 훌륭하도다.

모든 곳에서 단속하고 부끄러움을 아는 자,

그를 일러 자기를 보호하는 자라 하노라.“

《해설》



여러 문헌에 의하면, 빠세나디 꼬살라 왕은 부처님과 같은 해 같은 날에 태어났다고 해서 부처님과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사이였고 죽을 때까지 변함없는 부처님의 신도였다고 합니다. 대왕의 아들 제따 왕자는 기원정사의 터를 기증한 자이고, 대왕의 여동생 수마나 공주도 출가하여 아라한이 되었다고 합니다. 부처님의 후반부 24여 년 동안 머무신 사왓티(사위성)가 바로 빠세나디 꼬살라 왕의 통치구역입니다.

이 대왕은 뇌물과 부패를 청산하는 등 선정(善政)에 힘썼으나 그의 노년은 참으로 비참했습니다. 그 대왕과 석가 족의 딸인 와사바캇띠야 사이에 출생한 위두다바 왕자가 대왕의 총사령관이었던 디가까라야나 장군의 도움으로 모반을 일으켜 왕이 되고 대왕을 쫓아내자 이 대왕은 사위인 마가다국의 아자따삿뚜(빔비사라 왕의 아들)에게 도움을 청하였으나 그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왕사성 밖에서 객사하였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빠세나디 꼬살라 왕은 그의 아들과 호위무사들로부터 보호받지 못하였습니다만 세존의 가르침을 따라 자신을 정복하였습니다. 안으로 자신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신중히 하여 자기를 다스리고 항상 절제 속에 살아가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법구경에 이런 가르침이 있습니다. “그것은 나에게 오지 않으리라.”고 가볍게 생각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그것이라 함은 나쁜 업의 과보를 뜻합니다.

사람들은 남으로부터 사랑받고 싶고, 부자가 되고 싶고, 건강하고 싶고, 높은 자리에 올라가고 싶은 갈망으로 인해 자신이 알던 모르던 몸으로, 말로, 마음으로 각 의도적 행위를 짓습니다. 이와 같은 의도적 행위로 인하여 유익한 과보를 얻거나 해로운 과보를 얻습니다.

사람의 감각적 욕망은 끝이 없습니다. 갈망, 갈애가 뿌리내리고 싹을 틔우고 온갖 열매를

맺을수록 그 자신은 오염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세존께서는 쾌락을 추구하면서 여섯 감관을 다스리지 못하면 물방울이 떨어져 물 단지가 가득 차듯이 조금씩 조금씩 쌓여져 자신을 더러움으로 가득 채우게 된다고 설하셨습니다.

마음은 다스리기 어렵고 순식간에 좋아하는 곳에는 어디에든 내려앉고, 싫어하는 곳에는 어디에든 피하고 떠나버립니다. 그래서 마음의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무문관 공안 제19칙 aaaaa평상시도(平常是道)‘의 화두에서 시비(是非)가 없고, 취사(取捨)가 없는 근원적인 인간의 청정한 본래의 마음 상태를 드러내라고 가르치고 있는 것입니다.

마음을 홀로 내버려두어서는 아니 됩니다. 마치 정원을 돌보지 않으면 잡초로 뒤덮이는 것처럼 마음을 끊임없이 지켜봐야 객진에 오염되지 않고 자기를 보호할 수 있습니다. 부처와 보살이 보호해주지 않습니다. 오로지 자신만이 수행을 통해 자기를 보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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