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적 행위에 의한 태어남 경 (MN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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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적 행위에 의한 태어남 경 (MN 120)
  • /유현 김승석 엮음
  • 승인 2014.11.20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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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는 사왓티에서 제따 숲의 아나타삔디까 원림(급고독원)에 머무셨다. 거기서 세존께서는 “비구들이여.”라고 비구들을 부르셨다. “세존이시여.”라고 비구들은 응답했다.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비구들이여, 의도적 행위들[行]에 의한 태어남에 대해서 그대들에게 설하리라. 그것을 잘 들어라. 잘 마음에 잡도리하라. 나는 설하리라.” “그러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비구들은 세존께 대답했다.

3. [세존] “비구들이여, 여기 비구는 믿음을 구족하고 계행을 구족하고 배움을 구족하고 관대함을 구족하고 통찰지를 구족한다. 그에게 이런 생각이 든다. ‘참으로 나는 몸이 무너져 죽은 뒤에 부유한 끄샤뜨리야 가문의 일원으로, 또는 바라문 가문의 일원으로, 또는 부유한 장자 가문의 일원으로 태어나리라.’라고, 그는 그것에 마음을 집중하고 그것에 마음을 확고히 하고 그것에 마음을 닦는다. 이와 같이 개발되었고 많이 지어진 의도적 행위들과 머묾은 그곳에 태어남으로 인도한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그곳에 태어남으로 인도하는 도이고 도닦음이다.”

4. [세존] “비구들이여, 그들은 이와 같이 듣는다. ‘사대왕천의 천신들, 삼십삼천의 천신들, 야마천의 천신들, 도솔천의 천신들, 화락천의 천신들, 타화자재천의 천신들은 수명이 길고 아름답고 아주 행복하다.’라고, 그에게 이런 생각이 든다. ‘참으로 나는 몸이 무너져 죽은 뒤에 사대왕천의 천신들의 일원으로, 삼십삼천의 천신들의 일원으로, 야마천의 천신들의 일원으로, 도솔천의 천신들의 일원으로, 화락천의 천신들의 일원으로, 타화자재천의 천신들의 일원으로 태어나리라.’라고, 그는 그것에 마음을 집중하고 그것에 마음을 확고히 하고 그것에 마음을 닦는다. 이와 같이 개발되었고 많이 지어진 의도적 행위들과 머묾은 그곳에 태어남으로 인도한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그곳에 태어남으로 인도하는 도이고 도닦음이다.”

5. [세존] “비구들이여, 여기 비구는 믿음을 구족하고 계행을 구족하고 배움을 구족하고 관대함을 구족하고 통찰지를 구족한다. 그에게 이런 생각이 든다. ‘참으로 나는 모든 번뇌가 다하여 아무 번뇌가 없는 마음의 해탈[心解脫]과 통찰지를 통한 해탈[慧解脫]을 바로 지금, 여기에서 스스로 최상의 지혜로 알고 실현하고 구족하여 머물리라.’라고, ‘비구들이여, 이 비구는 어떤 곳에도 다시는 태어나지 않는다.”



《해설》



• 세존께서는 업(Kamma)이란 의도적인 행위인데, 몸[身]과 말[口]과 뜻[意]으로 의도하고서 선업 또는 불선업을 짓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본경에서 말하는 의도적 행위는 주석서에 의하면 소원(所願)이 함께한 믿음, 계행, 배움, 관대함, 통찰지의 다섯 가지 덕목(=유익한 업)을 구족하였다는 뜻입니다.

• 따라서 다섯 가지 덕목을 갖추었지만 소원이 없는 사람에게는 태어날 곳이 정해지지 않고, 한편 소원은 있지만 다섯 가지 덕목을 갖추지 못한 사람에게도 태어날 곳은 정해지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즉 소원과 다섯 가지 덕목(법), 이 둘 모두 있는 사람의 경우에 그의 태어날 곳이 결정된다고 세존께서 설하셨습니다.

• 태어남의 방식은 태생(胎生), 난생(卵生), 습생(濕生), 화생(化生) 네 가지입니다. 욕계의 여섯 천상(六欲天)와 범천(梵天)에 사는 존재들은 화생의 방식을, 인간은 태생의 방식을, 축생은 위 네 가지 방식을 모두 취하고 있습니다.

• 일체 존재들의 형성조건은 윤리적이고 명상적인 경지를 얼마만큼 성취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인간으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오계(五戒)를 지켜야 하고, 육욕천의 천신의 일원으로 태어나려면 믿음과 보시와 지계와 같은 윤리적인 덕목을 갖추어야 합니다. 또 색계(色界)의 범천 세상에 태어나려면 첫 번째 선정[初禪]에서 네 번째 선정[四禪]에 이르기까지 명상의 깊이에 따라 범중천(梵衆天)에서 정거천(淨居天)에 이르기까지 16단계의 범천 세상에 태어납니다. 정거천은 불환과의 성자들이 머무는 곳입니다.

• 끝으로 아수라는 분노에 의해서, 축생은 어리석음과 탐욕에 의해서, 아귀는 인색함과 집착에 의해서, 지옥은 잔인함과 살생을 저지르는 것에 의해서 각 그 업보를 받아 태어난다고 세존께서는 가르치셨습니다.

• 본경에서 말하는 ‘의도적 행위에 의한 태어남’이라 함은 존재가 될 무더기들[五蘊]이 다시 태어나는 것일 뿐이고, 중생이나 나[我]라는 인간이 다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심오한 뜻이 있음을 유념해야 합니다. 즉 개체의 영속성을 띤 어떤 영혼이 다시 태어난다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 업이라고 하는 것은 조건입니다. 마치 씨앗을 심으면 적절한 흙과 습기를 만나 발아해서 싹이 트고 그 종자에 고유한 열매가 열리듯이 유익한 업을 지어 천상계와 범천계에 태어나기를 기원하는 것도 바람직하나, 누진통(漏盡通)을 증득하여 어떤 존재로도 다시는 태어나지 않는 것, 열반을 실현하는 것이 궁극적 행복임을 세존께서 본경에서 천명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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