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숨날숨에 대한 알아차림 경(MN11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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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숨날숨에 대한 알아차림 경(MN116) <7>
  • /유현 김승석 엮음
  • 승인 2015.01.02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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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관찰 ; 心隨觀】



1. “비구들이여, 비구는 ⑨‘마음을 경험하면서 들이쉬리라.’며 수행하며, 마음을 경험하면서 내쉬리라.’며 수행한다. ⑩‘마음을 기쁘게 하면서 들이쉬리라.’며 수행하고, ‘마음을 기쁘게 하면서 내쉬리라.’며 수행한다. ⑪‘마음을 집중하면서 들이쉬리라.’며 수행하고, 마음을 집중하면서 내쉬리라.’며 수행한다. ⑫ ‘마음을 해탈케 하면서 들이쉬리라.’며 수행하고, ‘마음을 해탈케 하면서 내쉬리라.’며 수행한다.

2. “비구들이여, 이렇게 수행할 때 그 비구는 마음에서 마음을 관찰하면서[心隨觀] 세상에 대한 욕심과 싫어하는 마음을 버리고 근면하고 분명히 바르게 이해하고 알아차리면서 머문다. “

3. “비구들이여, 알아차림을 놓아버리고 분명히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는 자가 들숨날숨에 대한 알아차림을 닦는다고 나는 말하지 않는다. 비구들이여, 그러므로 여기 비구는 그때에 마음에서 마음을 관찰하면서 세상에 대한 욕심과 싫어하는 마음을 버리고 근면하고 분명히 바르게 이해하고 알아차리면서 머무는 것이다. “



《해설》



• 이번 호에서는 신(身)-수(受)-심(心)-법(法) 네 개씩 조 가운데, 세 번째 네 개조를 수행하는 방법[受隨觀]에 대하여 말씀드립니다. 아나빠나사띠 16단계 중 ⑨단계부터 ⑫단계까지는 ‘마음’이 명상주제가 됩니다.

• 알아차림)의 대상으로서 마음은 의식의 일반적인 상태를 뜻합니다. 의식 자체는 본질적으로 단순히 대상을 알아차리거나 인식[지각]하는 것이지만, 마음의 상태는 그것과 결합된, 또는 조합된 마음부수[心所], 이를테면 탐욕, 성냄, 어리석음이나 그것들과는 반대의 경우에 의해 정해집니다. 이를테면, 대상을 객(客)이라 하고 마음을 거울[鏡]이라고 가정한다면 밖의 형상이나 색깔이 눈[眼]의 문에 부딪쳐 시각의식[眼識]이 일어나는 것을 거울이 대상을 비추는 것과 같다고 비유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범부중생의 거울에는 대상을 비추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반드시 어리석음, 부끄러움과 들뜸이라는 해로운 마음부수들이 일어나고, 또 때때로 탐욕과 성냄, 그릇된 견해와 자만, 후회와 게으름 등의 해로운 마음부수들이 뒤따라 일어나는데, 이것을 대승불교에서는 마음의 다른 작용, 즉 티끌[塵]이라고 부르는 번뇌가 일어난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대상을 만날 때 알아차림과 함께 있으면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지만, 알아차림을 놓치고 대상을 만나면 마음은 이미 탐(貪), 진(瞋), 치(痴)로 오염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마음은 대상[六境]이 없으면 일어나지 않습니다. 마음은 한 순간에 일어나서 대상을 아는 기능을 수행하고 소멸합니다. 왕(王)이 가는 곳에 대신들이 시종하듯, 마음이 일어나면 반드시 같이 따라오는 마음부수들인, 감각접촉[觸], 느낌[受], 인식[想], 의도[行], 집중, 마음에 잡도리함[如理作意] 등이 함께 일어났다가 또 함께 소멸합니다.

• 마음은 알아차리는 행위를 떠나서, 그 자신 안에 실재적인 존재를 가지고 있는 행위자도 아니요, 도구도 아닙니다. 부처님께서는 마음(citta)은 찰나(刹那) 생(生)ㆍ찰나(刹那) 멸(滅)하므로 마음(영혼)의 불멸성을 부인하셨습니다.

• 알아차림은 탐욕, 성냄, 어리석음과는 반대되는 아름다운 마음부수[心所]입니다. 따라서 마음이 쉼 없이 찰나 생, 찰나 멸 해가는 그 과정을 알아차리지 못할 경우 마음상태는 어느새 과거나 미래로 가서 이런 저런 생각들을 일으키고 즐겁거나 싫은 느낌을 만들고 망상 속에 빠지게 됩니다.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기대와 불안은 ‘지금 여기’의 자신을 괴롭힙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우박이 초목을 때리는 듯 어리석음의 불로 자신을 태우는 것과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마음이 알아차리지 못하면 깨어있지 못한 것이고 번뇌를 일으키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여기의 마음 상태를 사실 그대로 다시 알아차리는 수행을 심(心) 수관(위빠사나)이라 말합니다.

• 알아차림은 우리의 의식을 맑게 하는 필터입니다. 알아차림으로 현재를 있는 그대로 봄으로써 생겨 난 평온한 마음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불교 수행의 일차적 목표입니다. 이런 평온한 마음은 곧 선업으로 이어집니다. 수행자가 알아차림을 하면 일단 그 순간 찰나삼매에 들어 번뇌가 없어서 행복하고 1시간 정도 알아차림을 수행하면 그 후에도 몇 시간 동안 평온한 마음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평온한 마음상태에서 수행자는 자신의 몸과 마음을 ‘있는 그대로 보는 눈이 열려’ 통찰지혜가 나옵니다. 즉, 몸과 마음이 지닌 진정한 성품은 무상하고 괴롭고 실체가 없다(공, 무아)는 것을 통찰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 ⑨단계 ‘마음을 경험하면서’라는 말은 수행자가 삼매에 들어 다섯 가지 장애[五蓋]가 사라지고 오선지(五禪支)가 현전하는 것을 몸소 체험한다는 뜻입니다. ⑩단계 ‘마음을 기쁘게 하면서(法悅)’라는 말은 희열을 포함한 초선과 2선(=두 가지 禪)의 삼매와 관련된 것으로, 마음을 반갑게 하면서, 기쁘게 하면서, 활기차게 하면서, 유쾌하게 하면서, ‘들이쉬리라, 내쉬리라.’고 수행한다는 뜻입니다.

• 희열이 있는 두 가지 선(禪)에 들어가서 마음을 기쁘게 하고 나서, 출정하여 선(禪과) 함께 한 희열이 파괴되기 마련이고 사그라지기 마련이라고 명상[觀]합니다. ⑪단계 ‘마음을 집중하면서’라는 말은 선정에 들어가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나서, 여기서 출정(出定)하여 선(禪)과 함께 한 희열이 파괴되기 마련이고 사그라지기 마련이라고 명상할 때 유위법(有爲法)의 무상하고 괴롭고 실체가 없다(공, 무아)는 성품을 알아 통찰지혜(반야)가 일어납니다.

• 대념처경(DN22)에 기록된 마음의 관찰[心隨觀] 16가지 가운데 중요한 8가지는 이렇습니다. “탐욕이 있는 마음을 탐욕이 있는 마음이라고 분명히 알고, 탐욕이 없는 마음을 탐욕이 없는 마음이라고 분명히 안다. 성냄이 있는 마음을 성냄이 있는 마음이라고 분명히 알고, 성냄이 없는 마음을 성냄이 없는 마음이라고 분명히 안다. 어리석음이 있는 마음을 어리석음이 있는 마음이라고 분명히 알고, 어리석음이 없는 마음을 어리석음이 없는 마음이라고 분명히 안다. 위축[해태와 혼침]된 마음을 위축된 마음이라고 분명히 알고, 산란한[들뜸과 함께한] 마음을 산란한 마음이라고 분명히 안다.”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수행자는 자기의 마음 안에 이와 같이 8가지 선(善) 또는 불선(不善)의 마음 작용이 있는지 여부를 쉼 없이 알아차려야 합니다.

• ⑫ 단계 ‘마음을 해탈케 하면서’라는 말은 수행자가 출정하여 선(禪)과 함께 한 마음은 파괴되기 마련이고 사그라지기 마련이라고 명상할 때, 즉 위빠사나 수행을 하는 순간에 ⑴ 무상의 관찰로 ‘영원하다는 인식’으로부터 마음을 해탈케 하고, ⑵ 괴로움에 대한 관찰로 ‘행복하다는 인식’으로부터, ⑶ 역겨움에 대한 관찰로 ‘즐김’으로부터, ⑷ 탐욕의 빛바램에 대한 관찰로 ‘탐욕’으로부터, ⑸ 탐욕의 소멸에 대한 관찰로 ‘일어남’으로부터, ⑹ 놓아버림에 대한 관찰로 ‘가짐’으로부터 차례차례로 마음을 해탈케 한다는 뜻입니다.

• 위빠사나는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출가 후 6여 년의 고행을 버리고 무상정등정각의 깨달음을 얻으실 때 사용하신 수행법입니다. 부처님께서 출현하시기 이전에 있는 모든 수행법은 마음의 일시적 안정을 얻는 사마타 수행뿐이었습니다. 부처님께서도 출가 후 선정수행을 하셔서 무색계 4선정인 비상비비상처정까지 얻으셨지만 그 경지에서도 모든 번뇌로부터 해탈할 수 없음을 아시고 그곳을 떠나 우루웰라의 강기슭에서 그 당시의 수행법인 고행(苦行)을 다 해보신 뒤에 그런 극심한 고행도 모든 번뇌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아시고, 일체 제법의 일어남과 사라짐을 직관에 의해 통찰(위빠사나)하시고 존재의 삼법인을 알고 보아 아라한, 정등각이 되셨습니다.

• 알아차림은 위빠사나 수행의 시작으로 깨달음을 향한 바른 길이며, 불사(不死)의 문인 열반에 도착하는 초고속 열차의 탑승권이자 피안을 건너는 뗏목과 같은 것이므로 우리 불자들은 지계와 무주상(無住相) 보시를 행하며 수행해야 합니다. <다음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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