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스는 봉사아닌 자기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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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는 봉사아닌 자기수행”
  • 이병철 기자
  • 승인 2005.04.23 1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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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바라밀호스피스회 초대 지도법사 수상 스님  
 
지난 17일 제주바라밀호스피스회(회장 이경수)가 창립됐다. 제주바라밀호스피스회가 탄생되기까지 산파역할을 맡아왔고 초대 지도법사에 추대된 수상스님(춘강정사 주지)과 불교호스피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호스피스는 수행입니다. 생노병사를 몸소 부딪히며 깨닫는 길입니다. 이제 더 이상 혼자만 알고 닦는 불교가 아니라 저 깊숙한 곳에서 무한대의 자비심을 끄집어내어 밖으로 표출해야 합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환자를 정성으로 간병하는 동안 진정한 부처님의 가르침이 무엇인지 깨달아 갈 것입니다.”

수상스님은 불교호스피스를 단순한 봉사가 아닌 수행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불자들은 흔히 불교를 자비의 종교라 말하지만 그 무량한 자비심을 끊임없이 일구어 쓰는데는 서툰 것이 또한 불자들이라고 스님은 아쉬워했다.

또한 불교가 아직도 다른 종교에 비해 호스피스 등 다양한 분야의 사회복지에 관심이 부족하다는 스님의 지적은 단순한 지적보단 진지한 참회의 아쉬움이었다. 불교 포교라는 1차원적인 문제에 앞서 인간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깨달음의 수행이고, 부처님의 가르침인 자비실천의 방편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이제라도 호스피스활동을 제주의 불자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뿌듯하단다. 제주바라밀호스피스회의 창립으로 많은 스님과 불자들이 이 길에 함께 동참하길 기원하기도 했다.

벌써 15년 짧지 않은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필요로 하는 곳이면 마다 않고 간병과 임종기도를 묵묵히 해온 스님의 호스피스와의 인연은 이러했다.

스님이 서울 충정사에 있을 때 신도중 암환자가 있어 병문안차 우연히 병원 병실을 찾았다. 그곳에서 타종교의 성직자와 신자들이 병석의 환자에게 쏟는 정성과 간절하게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 수행자로서의 역할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었단다. 이후 호스피스 활동에 특별한 관심을 가졌고, 장애 또한 선천적인 경우 외에 예측할 수 없는 후천적 장애도 많음을 알게 되면서 장애인에 대한 문제에도 역시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 계기가 있어서인지 스님은 중앙승가대에서 불교학을 수료하고 나서 다시 한성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이어 사회복지법인 춘강 이동한 이사장과의 인연으로 2003년 제주에 내려온 스님은 제주도장애인종합복지관의 사회복지사로 임하면서 복지관 내 춘강정사 개원 등 많은 일들을 해 왔다. 또한 불교사상강연대법회와 금강경 독송법회 개최 등 수행자로서도 꾸준히 반야바라밀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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