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부처님 오신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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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부처님 오신날
  • 강승오 기자
  • 승인 2005.05.16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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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달라도 부처님 나투신 뜻 ‘하나’

스리랑카 등 남방불교國, 바이샤카 축제열어

일본은 양력, 대만…어머니날과 함께 국경일



해마다 부처님오신날이 다가오면 각 사찰 등에서는 봉축준비가 한창이다. 봉축등(燈)을 만들거나 제등행렬에서 선보일 갖가지 장엄물을 꾸미곤 한다. 이런 부처님오신날을 맞는 표정은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공통된 모습이다.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한 홍콩, 일본, 대만 등 극동지역 국가들은 음력 4월 8일을 ‘부처님오신날’로 정해 봉축하고 있다. 하지만, 불교권에서는 서로 다른 날을 정해 ‘부처님오신날’을 봉축해왔으나, 1956년 11월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열린 제4차 세계불교대회에서 양력 5월 15일을 부처님오신날로 결정해 다양한 축제를 열고 있다. 세계 여러나라의 부처님오신날 표정을 담아본다.



   
 
   
 
스리랑카

바이샤카(Vaisakha 인도력 제2월, 태양력은 5월)의 보름은 부처님의 생애 가운데 탄생과 성도(成道), 입멸(入滅)을 축하하는 날이다.

바이샤카의 보름날을 스리랑카에서는 ‘웨삭(Wesak)’이라 부르며, 국민들이 축제를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웨삭일 당일과 그 다음날을 공휴일로 제정해 다양한 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개인이 이 축제일에 참가하는 방법으로는 ‘아미사 뿌자’와 ‘빠띠빳띠 뿌자’ 등 두가지 방법이 있다. 아미사 뿌자는 음식과 필요한 물건을 바치는 것이고, ‘빠띠빳띠 뿌자’는 스스로 붓다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이다.

스리랑카에서는 웨삭일을 선행일(善行日)이자 축제일(祝祭日)로 생각한다. 보통 이틀 중 첫날은 ‘웨삭’을 위하여 대부분의 불자들이 아침 6시전에 스님이 계신 절에 가서 여덟가지 부처님의 교훈인 ‘팔관재계(八關齋戒)’를 지킨다.

불자들은 이날은 절에서 지내며 훌륭한 스님으로부터 법문을 듣고 토의하거나, 법을 배우는 스님이나 거사들의 도움을 받아 명상을 하거나, 법당에서 부처님께 예배하거나 독경을 하기도 한다.

‘웨삭’을 맞아 전국은 축제 장소가 된다. 모든 불자들의 집과 회사, 정부기관에서는 불교의 깃발들로 장식하고 밤에는 각종 등불을 밝히고 부처님의 생애 중 중요한 사건을 그림으로 그린 ‘판달(Pandals : 장엄물)’을 세운다. 한편, 도시 중심지에서는 부처님의 생애를 나타내는 무용·연극·가면극 등을 비롯한 각종 오락들이 펼쳐진다.

부처님오신날을 전후해 약 2주일동안 치아사리를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아사라 페라해라’ 축제의 열기에 휩싸인다. 화려하게 치장된 코끼리에 부처님 치아사리를 모셔 캔디시의 불치사의 사리탑까지 이운하는 이 축제에는 외교사절과 국민 등 수만명이 행렬을 이루며 장관을 연출한다.

   
 
   
 
네팔

네팔의 석가탄신일은 절 주변을 청소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라마교의 문자로 쓴 여러 색의 천을 연결해서 절에 새롭게 장식한다. 이 장식은 1년에 한번 석가탄신일에 바꾸게 된다. 그리고 구리로 만든 큰그릇에 기름을 붓고, 심지를 넣어서 불을 밝힌다. 이외에도 향이 나는 초를 곳곳에 꽂아두고, 금으로 만든 불상에 사람들이 돌아가셨을 때 두르는 상아색의 천을 목에 두른다.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은 절로 가 서 새로운 옷을 입고 스님의 말씀을 듣는다. 줄을 서서 초를 밝히면서, 집에서 직접 가지고 온 기름과 포르사드(집에서 부처님께 드리기 위해 특별히 준비한 음식)를 바치고, 이 음식을 다시 집으로 가지고 와서 나눠 먹는다. 이때 일 년 동안 자기가 했던 일들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일 년 동안 잘 되기를 비는 기도를 한다.

네팔 석가탄신일에서 특별한 풍경은 타원형의 통(마니륜)을 사람들이 돌리는 것이다. 이 통은 이 절 주변에 여러 개 설치가 되는데, 사람들은 절을 돌아가면서 365일에 해당하는 365번을 쳐서 돌리면서 절 주위를 돈다.

   
 
   
 
태국

전국민의 94%가 불자인 태국불교계는 음력 4월15일을 국경일로 지정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는 비사캬(Visakha) 축제를 연다. 이날을 전후로 3∼5일간 국기와 불교기가 곳곳에 게양하며, 왕립사원에서 열리는 푸자(Puja)라는 법요식에는 국왕과 총리 등 고위층이 참석한다. 저녁에는 연등을 강물에 띄우며 소원을 빌고 불꽃놀이 등으로 밤늦도록 부처님오신날을 축하하는 행사를 갖는다.

   
 
   
 
일본

일본의 부처님오신날은 양력 4월8일이다. 이날이 되면 ‘하나 마쓰리(Hana Matsuri)’라 해 차로 아기부처님을 관욕하는 의식이 봉행된다. 대부분의 사찰에서는 꽃과 차를 올리는 의식을 새싹불자에게 시킨다. 이때 올리는 차는 수국(水菊)을 말려 우려낸 아마차(amacha). 일본 불자들은 이 차를 대단히 신성시한다. 의식이 끝난 후 아마차로 자신의 이름을 쓰고 산문을 걸어나오면서, 악한 기운이 자신을 범하지 못하길 발원한다.

홍콩

홍콩의 부처님오신날은 국가적 축제이자 외국 관광객의 ‘문화체험장’으로 자리잡혔다. 이날 홍콩불교계는 ‘관욕제’를 기점으로 봉축 일정을 시작한다. 봉축기간 동안 홍콩불자와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란타우(Lantau) 섬에 있는 포 린(Po Lin)사와 샤 틴(Sha Tin)사, 미우 파트(Miu Fat)사 세 곳. 홍콩에서 가장 규모가 큰 철불(높이 26m)이 봉안된 포 린사와 만개의 불상이 모셔진 샤 틴사와 미우 파트사에서 대부분의 홍콩불자들은 부처님께 꽃과 향을 올리고, 가족의 복을 빌며 부처님 오신날을 보낸다.

   
 
   
 
대만

대만의 부처님 오신날은 다른 대승 불교권과 마찬가지로 음력 4월 초파일이었지만 지난 2002년부터 5월 두 번째 일요일로 바뀌었다.

이날은 대만의 어머니날이며 국경일이다. 그래서 대만의 초파일은 어머니날이자 부처님 오신날이 됐다.

대만의 부처님 오신날의 행사는 여러 가지가 있다. 부처님 관욕식과 육법공양도 성대하게 올린다. 음식과 과일을 주로 올리는데, 참석한 사람 누구나 공양올릴 때 사용하는 법복을 입고 공양을 올린다.

여러가지 장엄물은 절마다 다양하게 만들어 출품하는데, 서로의 솜씨를 겨루며 사람들이 투표를 하여, 그 해에 제일 잘 만든 장엄등을 뽑는다. 이렇게 출품된 여러 장엄물은 초파일 축제기간 동안 타이페이 시내를 차량을 이용하여 행진한다.

관욕식하는 물은 탕(香湯)이라 부르는데, 부처님 관욕을 함으로써 업장을 없애고, 약으로 모든 사람들이 공양하며 업장소멸하고 육신을 청정하게 한다고 믿는다.

티벳

티벳에서는 부처님오신날을 사까다와(Saka Dawa)라 부른다. 과거 부처님이 열반하신 날, 다시 환생하여 태어나신 날이기도 한 사까다와날 대법회를 봉행한다.

티벳은 한국과 달력이 달라 한국보다 1달 후에 사까다와가 시작된다. 이 날은 한국처럼 대규모의 연등회나 관욕 대신 기도를 많이 한다. 사까다와 기간 동안 기도를 하러 가는 사람들은 초나 기름을 공양하고, 밀가루로 연꽃봉우리 모양의 촉을 만들며 윗부분에 붉은 색을 칠하여 사람들에게 공양한다. 이렇게 촉을 나누는 것은 이웃 사람들도 함께 고인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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