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하 스님의 법구경 강의 - 제3 마음의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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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하 스님의 법구경 강의 - 제3 마음의 장
  • 제하 스님
  • 승인 2016.04.1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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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아, 이 몸은 머지않아


땅 위에 누우리라.


의식을 잃고 쓸모없는 나무토막처럼


버려져 뒹굴 것이다.






-냄새 고약한 띳싸 장로 이야기-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머물고 계실 때의 일입니다.


띳싸 장로는 출가한 후 몸에 작은 부스럼이 생겼습니다. 종기는 온 몸으로 퍼지기 시작했고 처음에 좁쌀만 하던 종기는 칠엽수 열매만큼 커졌습니다. 그런 고통 속에서도 그는 부처님께 일러주신 명상의 주제를 놓지 않고 열심히 정진했습니다. 날이 지나고 달이 지나며 온 몸으로 번진 종기는 터지고 피고름이 흘렀습니다. 가사는 피고름으로 얼룩지고 끈적거리며 몸에서는 고약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대중스님들은 그를 ‘냄새가 고약한 띳싸’라고 불렀습니다.


어느 날 저녁, 향실에서 온 세상을 살펴보시던 부처님께서는 그 누구도 병석의 가여운 띳싸 장로를 돌보지 않음을 아셨습니다. 또한 그가 머지않아 거룩한 경지를 성취할 것도 보셨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수행 처 이곳저곳을 살펴보시다가 장로의 처소로 가셨습니다. 처소 옆 화로 방에서 물을 끓이시고 그가 누워있는 침상 곁으로 다가 가셨습니다.


그때서야 장로 곁으로 하나 둘 모여든 수행자들은 부처님을 도와 그를 모닥불 옆으로 옮겼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손수 장로의 가사를 조심스레 벗겨 빨고 가사가 마르는 동안 장로를 씻기셨습니다. 목욕을 마치고 침상에 누운 장로의 몸은 깨끗해 상쾌했고 마음은 오롯하게 집중 되었습니다.


장로의 머리맡에 서신 부처님께서는 ‘의식은 그대를 떠나고 몸은 쓸모없이 나무토막처럼 땅위에 버려질 것이다’고 하시면 게송으로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그 가르침을 듣고 장로는 분석적 통찰력과 함께 거룩한 경지, 아라한과를 성취하고 곧 열반에 들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그의 장례를 지내고 유골을 수습하여 탑에 안치하라고 하셨습니다. 수행자들은 아라한과를 성취한 장로가 어찌하여 부스럼으로 극심한 고통을 받아야만 했는지 궁금해 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어느 한 생, 과거 깟싸바 부처님 시대에 그는 새 사냥꾼이었다. 잡은 새의 대부분은 왕실에 바치고 남은 것은 시장에 내다 팔았다. 그는 팔지 못하고 남은 새를 죽여서 보관하면 가치가 떨어져 제 값을 받고 팔지 못할 것이고 살아 있는 채로 두면 도망 갈 것을 염려했다. 궁리 끝에 새의 다리를 부러뜨리거나 날개 뼈를 꺾어 두었다가 팔았다. 사냥한 새가 많을 때는 자신이 요리해서 먹기도 했다. 어느 날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먹으려는데 한 장로가 탁발을 와 문 앞에 섰다. 장로를 본 그는 생각했다. “나는 평생을 많은 생명을 죽여서 먹었다. 거룩한 스님께서는 앞에 계시고 맛있는 음식도 준비되어 있다. 이 스님께 보시를 하자.” 장로에게 오체투지의 절을 올리고 ‘스님! 스님께서 이루신 최상의 경지가 제게도 구현되어 지이다.’라고 말하자 장로는 “그렇게 이루어지이다.”라고 축원을 했다. 그때 행한 행위의 결과로 띳싸는 이렇게 된 것이다. 새들을 죽이고 뼈를 부러뜨린 결과로 사지가 썩었고, 장로에게 공양한 결과로 아라한과를 성취한 것이다.”라고 장로의 전생을 들려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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