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적 해탈 경 (AN5: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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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적 해탈 경 (AN5:149)
  • /유현 김승석 엮음
  • 승인 2016.05.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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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



1. “비구들이여, 이 다섯 가지 법은 일시적인 해탈을 얻은 비구를 망가지게 한다. 무엇이 다섯인가?”

2. “잡다한 일하기를 좋아하는 것, 말하기를 좋아하는 것, 잠자기를 좋아하는 것, 무리 짓기를 좋아하는 것, 해탈한 대로 마음을 반조하지 않는 것이다. 비구들이여, 이러한 다섯 가지 법은 일시적인 해탈을 얻은 비구를 망가지게 한다.”



【해설】



해탈((vimutti)의 사전적 의미는 번뇌의 사슬에서 벗어났다는 뜻입니다. 즉 번뇌와 장애의 사슬에서 벗어나 자유자재를 얻었다는 뜻으로 미혹의 세계를 넘는다는 뜻에서 도탈[度脫]이라 합니다.

진정한 의미의 해탈은 탐(貪)·진(嗔)·치(痴) 삼독(三毒)으로 대표되는 모든 해로운 법들이 완전히 가라앉고 소멸된 열반의 실현을 뜻합니다. 초기경전에서 해탈은 가장 넓게는 네 가지 과, 즉 예류과, 일래과, 불환과, 아라한과의 증득이라 하나, 좁게는 아라한과의 증득만을 말합니다.

본경에서 부처님께서 이르신 ‘일시적인 해탈(samaya-vimutti)’이라 함은 오직 본삼매에 들어있는 순간에만 억압된 장애와 속박으로부터 벗어난 것이라고 후학들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 인간을 옭아매는 열 가지의 정신적 오염 가운데 첫째는 유신견(有身見)입니다. 자아(ego)에 대한 믿음, 즉 몸과 마음을 나 자신, 내 것이라고 보는 견해입니다. 인류문명의 전개는 이런 자기보호본능의 역사인 것입니다.

재가불자들은 보현행원을 노래합니다. 보현행원은 불과(佛果)의 자리로 이끌어준 인행(因行)이 되는 동시에, 불과의 자리를 범부에게 되돌려 주는 과행(果行)라는 심오한 뜻을 갖고 있습니다. 보현행원은 에고의 해체에서 시작합니다. 에고의 해체란 무아(無我)의 다른 말입니다.

부귀영화를 다 누리더라도 죽음의 순간에 내 자신이 의지할 곳이 있는가라는 근원적 물음에 해답을 주신 분이 부처님이십니다. 탐욕-성냄-어리석음으로 무장된 에고가 소멸되어야만 그 에고가 추구하던 완전한 의미의 행복이 온다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부처님께서 6년 동안 색계, 무색계 선정을 모두 끝내시고, 오온(五蘊)의 무상(無常) · 고(苦) · 무아(無我)를 통찰하는 위빠사나(통찰지)의 힘으로 무상정등각을 얻으셨습니다. 완전한 열반을 성취하시고 중생들에게 그 길을 안내하고 가르치신 것입니다.

초기불전의 여러 곳에서 부처님께서는 삼매를 마음이 한 끝에 집중됨(心一境性)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삼매에는 3가지가 있습니다. 근접삼매와 본삼매, 그리고 찰나삼매입니다.

앞의 두 가지 삼매는 사마타 수행을 통한 삼매이고, 찰나삼매는 위빠사나 수행을 통한 삼매라 할 수 있습니다. 사마타 수행과 위빠사나 수행의 차이는 알아차리는 대상과 집중의 차이로 구별합니다. 사마타 수행은 고유한 특성(실재)을 갖지 않은 관념 또는 표상을 대상으로 하여 고요함을 얻습니다. 사마타 수행을 할 때는 색계 4선정과 무색계 4선정 수행을 단계적으로 합니다.

그런데 사마타의 고요함〔定〕으로는 지혜가 개발되지 않기 때문에 해탈, 열반을 실현할 수가 없습니다. 사마타는 마음과 대상이 온전히 하나가 된 고요함에 억눌려 번뇌, 즉 탐욕, 성냄, 어리석음이 잠복되어 있을 뿐이고, 사마타에서 나오면(出定) 여섯 가지 감관(六根)을 통해 다시 번뇌, 망상이 되살아나는 것이기에 세존께서는 입정(入定)과 출정의 자유 자재함을 방해하는 오염원을 경계하라고 본경에서 비구들에게 경책하신 것입니다.

재가자들도 사마타수행을 통해 본삼매를 얻을 수 있습니다. 요즘 널리 알려진 호흡명상은 부처님께서 몸소 실천하시고 스님들께 누누이 강조하신 수행법입니다.

건강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운동을 하듯, 욕심 내려놓고 또 번개와 같은 예리한 통찰력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선정 훈련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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