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가살라 경 (AN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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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가살라 경 (AN6:44)
  • /유현 김승석 엮음
  • 승인 2016.05.2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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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



1. 미가살라 청신녀가 아난다 존자께 이렇게 여쭈었다.

“아난다 존자여, 저의 아버지 ‘뿌라나’는 성행위의 저속함을 여의고 따로 떨어져 청정범행을 닦으면서 사셨습니다. 그가 임종하자 세존께서는 그가 일래자(사다함)가 되어 도솔천의 몸을 받았다고 설명하였습니다. 하지만, 저의 삼촌 ‘이시닷따’는 청정범행을 닦지 않고 아내와 함께 행복하게 사셨습니다. 그가 임종하자 세존께서는 그도 일래자가 되어서 도솔천의 몸을 받았다고 설명하였습니다.”

“아난다 존자여, 청정범행을 닦은 자와 청정범행을 닦지 않는 자 둘 다 다음 생에 같은 곳에서 태어나게 될 것이라고 세존께서 설하신 법을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

2. 아난다 존자는 미가살라 청신녀 집에서 탁발을 마치고 승원으로 돌아와서 세존께 미가살라 청신녀로부터 들은 말을 그대로 세존께 말씀드렸다.

3. 세존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난다여, 여기 어떤 사람은 친절하며 행복하게 산다. 또한 그는 화를 잘 내고 자만하며 때때로 탐욕도 일으킨다. 그러나 그는 들어야 할 법도 듣지 않고, 정진을 가하여 해야 할 바도 하지 않고, 견해로 꿰뚫어야 할 것도 꿰뚫지 못하고, 일시적인 해탈도 얻지 못한다. 그는 몸이 무너져 죽은 뒤 쇠퇴로 향하게 되고 특별함으로 향하지 않는다. 그는 오직 쇠태로 갈 뿐 특별함으로 가는 자가 아니다.”

“아난다여, 여기 어떤 사람은 친절하며 행복하게 산다. 또한 그는 화를 잘 내고 자만하며 때때로 말을 많이 한다. 그러나 그는 들어야 할 법도 듣고, 정진을 가하여 해야 할 바도 하고, 견해로 꿰뚫어야 할 것도 꿰뚫고, 일시적인 해탈도 얻는다. 그는 몸이 무너져 죽은 뒤 특별함으로 향하게 되고 쇠퇴로 향하지 않는다. 그는 오직 특별함으로 갈 뿐 쇠퇴로 가는 자가 아니다.”

5. “아난다여, 뒤의 사람이 앞의 사람보다 더 뛰어나고 더 수승하다. 그것은 무슨 이유 때문인가? 뒤의 사람은 법의 흐름에 들었기 때문이다.”



《해설》



인간으로 태어나 불교가 성행하는 지역에서 훌륭한 스승을 만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몸소 수행하는 것은 참으로 보람되고 행복한 일입니다. 하지만 사람의 수명은 100세를 넘기기 어렵고, 예류도 이상의 성자의 반열에 들어가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처럼 힘들므로 정진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합니다.

초기경전과 주석서에 의하면, 목숨이 끊어지면 아라한과를 얻어 해탈, 열반에 들어가지 못하는 한 욕계, 색계, 무색계 삼계 중의 어느 한 곳에 재생한다고 말합니다. 사악도나 천상이나 모두 자기가 지은 업보대로 받습니다.

위빠시 부처님부터 갓싸빠 부처님까지 과거 6불과 석가모니 부처님은 모두 도솔천에서 보살로 머무시다가 사바세계인 인간계에 오셔서 성불을 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인간으로 태어나 수행해서 성불할 수 있음을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증명하시고 그 길을 안내하셨습니다.

미래 부처님인 미륵보살이 지금 거주하는 곳이 도솔천이기 때문에 미륵보살의 가르침을 받들고자 불자들은 몸이 무너져 죽은 뒤 도솔천에 태어나는 것을 간절히 바라기도 합니다.

그러나, 세존께서는 죽어서 사악도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많고 인간이나 천상에 태어나는 중생들은 매우 희소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앞 세상에 태어남은 ‘쇠퇴함’이고, 뒤 세상에 태어남은 ‘특별함’이라고 세존께서 비유 설법을 하신 것입니다.

본경에서 ‘일시적 해탈을 얻은 자’라 함은 본삼매를 체험한 자로서 본경에 등장하는 ‘뿌라나’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비록 청정범행을 닦지 않았지만 ‘법의 흐름에 든 자’라 함은 위빠사나의 지혜를 얻은 자로서 ‘이시닷따’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비록 선정 수행을 못했지만, 업을 의지하여 업으로부터 과보가 생길 뿐 신(神)도 없고 범천(梵天)도 없고 윤회를 만드는 조물주도 없으며, 오로지 원인과 조건에 따라 순수한 법들이 일어날 뿐임을 알고 보는 사람은 ‘법의 흐름에 든 자’라로 부처의 유전자를 승계한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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